정계나 사회단체가 무슨 유행처럼 기업 때리기에 생야단이다. 이른바 재벌기업치고 매를 맞지 않는 데가 없다. 재벌가 자식들이 철딱서니 없는 ‘갑 질’이나 부리고, 동네 빵 가게나 넘보며 커피나 외식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한심한 행태를 보고 말 매라도 치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긴 하다.

▲ 네이버 이미지

기업 때리기(bashing)는 말 매를 치고 각종 규제를 가하며 변화를 강권하는 것이다. 말 매는 대기업의 부도덕성을 매도하는 것인데 그게 무서운 것은 반 기업정서라는 후유증을 낳기 때문이다. 규제와 정책적 강권은 부의 편중이나 불공한 거래나 부의 편법적 상속이나 문어발 식 기업 확장 같은 행태를 정책이나 법으로 규제하고 개선시키려는 것인데 그것이 문제인 것은 도가 지나쳐 자칫 시장경제의 순리를 혼란시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여 기업 때리기의 타당성이나 적절함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어느 정도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단행해야 한다는 쪽은 주로 반 기업정서가 짙은 진보성향의 개혁론자들이고 부정적이거나 신중을 기하자는 쪽은 보수성향의 자본주의 지지자들이다.
양쪽 주장에 일리가 있는가하면 또한 무리한 점도 적지 않다. 수긍할만한 일리란 대부분이 자본주의의 그늘에 자란 독버섯 같은 모순으로 그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사회계층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대로 무리함이란 때리는 대상이 기업이고 그로 인해 자본주의의 근간인 시장원리가 흔들려 기업 활동이 위축된다는 사실이다.

어느 쪽도 기업이 국가경제의 중추요 사회 안정의 관건이며 건강한 가계의 파수꾼이라는 너무나도 중요하고 엄연한 사실을 모르거나 부정하지는 못한다. 그만큼 기업이 잘사는 나라로 성장 발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진리, 예컨대 경제 강국이 되지 않고서는 국가보위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영원히 변치 않을 것이다.

한데 요즈음 들어 기업을 향해 심한 말 매를 쳐대고 기업을 마치 죄인처럼 다루며 이런저런 족쇄를 채워 규제를 해야 된다고 핏대를 세워 주장하는 기업 때리기가 유독 자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좁은 지면에서 그 부당성이나 부적절함을 논란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흐름이 다분히 기업에 대한 무지에서 본말이 전도되었음을 지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 마디로 저들은 기업과 천박한 재벌 또는 나쁜 기업인을 혼동하여 때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은 결코 저런 식의 때리기의 대상이 아니며 대상이어서는 안 되는 데 말이다.

기실 매를 맞고 제재를 당해 싼 대상은 기업이 아니라 진정한 기업가답지 못한 재벌총수나 대기업주이고 그들의 독단적인 경영지배로 인한 자본주의 올바르지 못한 치부인 것이다. 대기업의 불합리하기 짝이 없는 통치구조나 지배관행의 개혁이 시급한 것이고 독단경영을 예사로 일삼고 있는 재벌총수나 기업주를 규제할 조치가 긴요한 것이다. 기업을 병들게 만들고 거덜 내는 독단경영을 해도 자기 잇속만 챙길 뿐 맹종하는 경영진의 비루한 머슴행태를 혁신하고 제재할 방도가 절실한 것이다. 돈이 벌리는 사업이라면 기업주 혈족이 온갖 혜택을 받아 꿰차고 동종업계의 영세 상인들이야 망하건 말건 그 막강한 자금력과 마케팅 실력으로 사업영역을 사정없이 침탈해 원성을 사는 재벌가 혈족들의 비천한 사업행태를 제재해야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업 때리기의 대상이나 그 내용을 올바르게 겨냥하고 선택해야 한다. 지나치리만큼 베푸는 복지를 주장하면서 그것에 마땅히 선행돼야 하는 성장을 책임질 기업을 그저 동네북 두들기듯 때리려 들다니 잘못된 것이다.

아무리 숙고해 봐도 지금 자본주의경제체제만한 게 없으니 체제를 부정해 바꾸려 때릴 게 아니라 먼저 그 체제를 남용하고 악용해 폐해를 입히는 나쁜 기업인들을 규제해 고쳐야 할 것이다. 기업을 망친 장본인이 부도덕하고 부정한 기업주였음은 세상이 오래 전부터 다 아는 사실이다.
제발 함부로 기업을 때려 휘청거리게 하지 말 것이며 무책임하게 반 기업정서를 선동하지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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