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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류지원 심판, “여성심판들은 쇼윈도에 전시된 마네킹이 아닙니다”

기사승인 2019.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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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구계의 고질적 문제점 드러나…대한당구연맹 심판위원회 개혁 시급

류지원 여자당구심판이 대한당구연맹 심판위원회의 부조리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선언했다.

[뉴스프리존=김태훈 기자] 요즘 당구계의 핫이슈로 떠오른 류지원 심판을 만나 그간 대한당구연맹 심판위원회와 외롭게 싸우고 있는 상황을 들어보며, 당구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파헤치는 시간을 가졌다.

Q. 가장 먼저 류지원 여자당구심판의 간단한 개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당구가 좋아 10년 넘게 심판 일을 해왔고, 전세계 최초로 여자로써 UMB(국제캐롬연맹)가 인정한 공인 국제심판의 자격을 취득했고, 앞으로도 심판으로써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그런 저에게 이번 대한당구연맹에서 보여준 구시대적인 불의에 대해 심판으로써 당당히 맞서 싸워나갈 것입니다. 당구인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가 되더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려고 합니다.
 

Q. 가장 충격적인 얘기가 현재 대한당구연맹 심판위원장을 맡고 계신분이 애초에 심판자격증도 없는 분이라고 하던데, 사실입니까?  
A. 2017년 1월 28일 대한당구연맹에서 심판위원장 임명 당시 K위원장은 심판자격증이 없었습니다.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K심판위원장의 자격증 취득 날짜를 알아보시면 아실수가 있을 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K심판위원장이 직접 발언했던 녹취내용 또한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그 당시 당구연맹 P수석부회장님의 추천으로 회장님의 위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대한체육회 등록단체인 대한당구연맹에서 과연 심판자격증도 없는 사람이 심판위원장이 되는 일이 가능할 수가 있었을까요? 

A. 저도 그것은 정말로 잘못된 인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약 6개월간 심판활동을 쉬었습니다. 그간의 상황을 돌이켜보면 K심판위원장이 그동안 심판 룰을 몰라서 생기는 일도 빈번했었으며, 특히 2018년 전국체전 대표자회의 때는 서울 지도자중 한분이 ‘당구선수가 심판 때문에 시합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서 다른 심판으로 바꿔달라고 하면 바꿔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당구심판 규정에는 바꿔주게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K심판위원장이 ‘그럼 당구심판이 선수 맘에 안 든다고 하면 바꿔줄 수 있냐’는 해괴망측한 답변으로 핀잔을 줬었고, 추후 그와 관련해 대한체육회에 진정서가 들어간 적이 있었으나, 본인은 농담이었고 모두가 박장대소하고 넘어갔다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당시 옆에 있던 증인으로써 그 대답은 말도 안 된다. 모두가 어이없어했고, 지도자의 질문에 명확한 답변 없이 지나갔다라고 증언했으나, 대한체육회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추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Q. K심판위원장의 자격문제는 추후 따져보기로 하고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여자 당구심판의 치마 착용 문제’에 대해 들어보고자 하는데 상황설명을 부탁드리겠습니다. 
A. 2017년 3월부터 심판위원장의 치마 입으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그 당시 대한당구연맹 고위 관계자중 한분이 개회식 준비과정에서 다른 당구선수들도 쭉 앉아있었습니다. 심판들도 쭉 앉아있는데, 그 당시 모두가 보는 앞에서 치마 입은 심판한테 일어나서 한 바퀴 돌아보라 하더니 아주 흡족해 했다고 합니다. 당시 그것을 목격한 증인들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당시에 그걸 본 사람들이 경악하며 당시 치마 착용을 강력히 거부했던 여자당구심판(심판계의 최고 고참)은 6개월 후 다른 이유로 공개적인 곳에서 비난을 당하고 스스로 더 이상 심판을 할 수 없는 모욕을 당했습니다. 같은 해 벌어진 이벤트성이 강한 LG U+대회(전 경기 녹화 및 생방)을 진행할 때도 K심판위원장이 치마를 입으라고 지시해서 결국 박 모 여성당구심판도 그 당시 치마 착용을 거부하면 배제될 것 같아서 입겠다고 했다고  증언했으며 이에 대한 증거자료도 있습니다.

여자당구심판에 사실상 치마착용을 강요한 K심판위원장의 행보는 최근 미투운동의 확대와 더불어 엄청난 논란을 낳을 전망이다.

Q. 류지원 심판이 직접 관련된 계기 및 상황에 대해서 한 말씀?
A. 저는 K심판위원장이 임명되었을 당시에 그 사람이 전혀 심판과 관련 없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잘 할지, 어떤 사람일지 파악하고 생각하느라 6개월가량 심판 일을 잠시 쉬었으며 다시 심판 일을 시작하고 나서 저와 다른 심판 한분이 문제성을 느끼는 분들의 직접진술 및 피해내용들을 종합정리해서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2017년 9월 제가 K심판위원장을 독대하면서 90%이상 고쳐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겠다는 약속과 더불어 다음날 그 문건을 가지고 당구연맹 회장님과 부회장님을 만날거라고 미리 얘기하고 회장과 부회장을 만났습니다. 만난 자리에서 이런 문제가 있고, K심판위원장과 먼저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면담요청을 했고 문서를 전달해서 어떤 문제들이 있었는지 회장, 부회장이 인지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미루어봤을 때 바뀐 것은 거의 없다고 판단됩니다. 게다가 11월 초 양구에서 치러진 대한체육회장배를 끝으로 저에 대한 업무배제가 시작됐습니다. 평상시 이의제기도 많이 하고 지시내용에 문제제기를 많이 하는데다 치마도 입지 않으려는 것이 눈엣가시였던 것 같고, 이 모든 일은 치마 착용 강요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를 심판위원회라는 단체의 위력을 이용해 전국대회 15회 참가제한조치라는 거의 3년에 가까운  출전정지 시키는 부당한 제재통보 및 협박을 한 것입니다.

Q. 대한당구연맹측에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A. 그래서 대한당구연맹측에 문의하니 심판위원회는 그럴 권한이 없는데 그랬다며 철회권고를 통해 심판위원회가 저에 대한 징계를 철회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업무복귀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겁니다. 단체의 위력을 이용한 직권남용 및 징계협박을 당했고, 현재도 그 협박내용을 이행당하고 있다는 사유로 검찰에 고소장을 접수했죠. 대한당구연맹측에도 항의했더니, 얼마 후 갑자기 업무복귀시키는 척을 하는겁니다. 그것이 ‘척’이었다는 이유는 위원회의를 할테니 오라면서 그 안건중 하나가 ‘심판위원장의 갑질 논란 체육회 진정서 관련 스포츠공정위원회 진상조사요청’이라는 겁니다. 진정서는 다른 분들도 넣었지만, 저도 접수한바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걸 논의하자고 오라고 하면, 그게 저더러 오라는 얘기였을까요? 아니면 저를 기만하는 것이었을까요? 또한 심판위원장 개인에 대해 접수된 진정서를 왜 위원회에서 안건으로 다뤄야 하는걸까요? 징계철회를 한다면서도 저에게 사과 한마디 하지 않고 업무를 논의하자는 것이 진정한 업무복귀일까요? 해서 저의 입장을 당시 심판부위원장 직무대행께 알리고 불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Q. 위에 이야기해도 아무 소용없었다는 이야기군요.
A. 그 후 대한체육회에도 민원을 접수해서 2018년 12월 18일 대한당구연맹측으로부터 치마착용 관련 선택권을 부여해서 진행하라는 권고내용과 류지원 심판에 대한 징계는 직권남용이며 심판위원회 4명 전원 징계하라는 권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월 18일 대한당구연맹의 스포츠공정위원회는 해당징계를 ‘견책’으로 결정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A. 이게 지금 저한테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누구나 당할 수 있고, 직권남용이 견책으로 끝났으면 또 다른 누군가도 직권남용해도 견책일거고, 또 다른 누군가가 또다시 직권남용해도 견책일겁니다. 심판위원회의 전체적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 중 일부분을 인용하여 제 얘기를 마무리 하고 싶습니다. 여성 심판들은 단지 경기를 진행하는 심판일 뿐이지 당구 경기를 보는 남성들을 위해 쇼윈도에 전시된 마네킹이 아닙니다. 청와대와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당구연맹심판위원회의 이러한 시대착오적 결정에 대한 철회 및 관련자에 대한 사과 및 보상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심판위원회에서도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고위 관계자분들의 직무유기 및 지금도 이루어지고 있는 직권남용에 관해 대한당구연맹의 철저한 사실조사와 상식적으로 합당한 조치, 징계, 피해자에 대한 사과 및 보상, 책임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해주시기 바랍니다.


김태훈 기자 ifreet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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