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나라와 사회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치고 반 기업정서를 우려하지 않는 이가 없다. 기업을 바르게 알면 그런 부정적 인식이 말끔히 해소될 수 있을 것인데 말이다.

▲ 박종형

평생을 기업에서 눈을 떼지 않은 터에도 기업의 일을 말하려면 조심스러운데 요즈음 기업에 퍼붓는 매도가 반 기업정서에까지 이르렀다는 소릴 듣노라면 저들이 과연 간난신고를 겪으며 애면글면 달려온 기업 현대화 60여 년 사의 한 자락이라도 눈여겨본 적이 있었나 의심스럽다. 지탄 받아 마땅한 기업인을 향한 매도라면 몰라도 기업에 반감을 품는다는 것은 그러는 무슨 피맺힌 한사恨事가 짐작되는 게 없으니 기업을 잘 모르는 소치가 아닌가 싶다.

기업을 향해 반감을 드러내거나 거침없이 매도하는 축들이란 하나 같이 땀 과 눈물이 섞인 밥을 먹으며 월화수목금금금 일해 돈을 벌어보지 못한 이들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정을 저지른 기업주를 징치한다며 기업한테 예사로 불명예를 안기는 던적스러운 집권층이며, 기업주를 징치 한다 설치는 자칭 정의구현의 경망한 사도들이며, 균형감각을 잃은 분배우선 이론으로 시장원리를 비틀어 기업을 힘들게 만드는 공허한 이론가들이며, 기업에 무지한 탓으로 선동적인 기업 때리기에 쉽게 동조하는 지성인들이며, 부패한 재벌기업주에 대한경멸과 기업에 대한 턱없는 반감을 곧잘 혼동하여 감정적으로 성토대열에 부화뇌동하는 철딱서니 청년들이 그 장본인들이다.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우린 연명할 식량이며 하다못해 나라를 지키는데 필요한 무기까지를 구걸해야 하는 갈 데 없는 극빈국가 거지신세였다. 지금 석복하지 못하는 배부른 타령에 천더기 신세가 된 ‘쌀밥과 쇠고기’는 일 년에 한두 번 명절 때나 먹을 뿐 강피밥조차 배불리 먹지 못한 채 된비알 진 춘궁春窮 고개를 겨우겨우 넘는 50년대를 살았다. 실로 군핍하고 가긍한 가난의 질곡을 건너는 삶이었다.

그렇게 살았던 우리가 지금은 상다리가 휘어지게 산해진미로 밥상 차려 먹으며 수입 쇠고기는 맛없다 비싼 한우 쇠고기 골라먹을 정도로 유족하게 산다. 해서 누구나 이구동성으로 우리가 경제부흥의 기적을 성취해 이제는 부자로 산다고 자랑스러워한다. 진정 그렇다면 과연 그게 누구의 피땀으로 일군 기적인가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주역은 말할 것도 없이 기업이었다. -

부강한 나라는 기업 없이 이룰 수 없다. 인류역사를 통해 모든 통치자들은 하나 같이 부국강병을 추구했다. 그게 나라의 경제력을 넉넉하게 만드는 경제적 부유이고 군사력을 튼튼하게 만드는 군사적 강대함이라면 그 두 가지가 다 좋은 기업이 없고서는 실현도 유지도 불가능하다. 기업과 무관한 경제란 생각할 수 없다. 이젠 국가의 보위도 경제력이 수반되어야 가능하다. 위력에 있어 기업이 가히 국가에 버금갈 정도인 것이다.

기업이 가계와 사회와 국가경제에 영향을 끼치는 역할과 비중을 보면 기업의 존재가치가 얼마나 막중한 가를 알 수 있다. 경제성장이나 경제의 활성화 같은 국가적 역사役事란 게 기업이 주역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면 그 달성이 불가능하다.

일자리창출은 기업만이 가장 잘 할 수 있다. 고용은 삶의 활로이고 발전의 동력으로 개인의 삶의 희망이고 가계의 젖줄이며 사회평화 유지의 필수요건이다.
자본주의의 미덕이라 할 수 있는 고용창출은 기업의 성장과 창업에 의해 거의 이뤄진다. 때문에 기업의 영업이 저조하고 수익이 떨어지면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고 덩달아 일자리 창출의 맥이 끊긴다.

가정이나 사회, 국가의 평화는 건실한 기업들이 없으면 유지가 곤란하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기업하기가 날로 어려워지면서 ‘사오정’이니 ‘오륙도’니 직업을 잃는 가장들이 나날이 늘고 있는데, 거건 전제주의 적 통치 권력으로도 막거나 해결할 수 없는 신종 재앙의 불씨다. 그것을 방지하고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사는 기업뿐이다. 실로 가정의 안녕과 사회의 평화와 국가의 안정이 기업의 튼실한 평생직장 유지에 달려 있는 것이다.

기업이 흑자를 내지 않고서는 나라 살림을 지탱할 수가 없다. 기업과 그 종사원들이 부담하는 세금이 나라 살림에 차지하는 비중이란 실로 막중하다. 3대 세목인 소득세, 법인세, 부가세가 국세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이나 된다. 기업이 망해 문을 닫으면 그 길로 나라 살림은 파탄 나는 것이다. 해서 정부나 관리들이 기업을 아끼고 도와야지 군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기업이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기업문화를 생각하지 않는 사회문화란 존재할 수 없다. 예컨대, 기업의 마케팅은 시장문화를, 광고는 영상문화를, 노사문제는 노동문화를, 지식경영은 정보문화를 만들고 바꾸며 리드한다. 기업의 벌이가 시원찮다는 건 기업만의 불행이 아닌 것이니 공연히 기업에다 대고 함부로 눈을 흘길 게 아니다.

돈 잘 버는 기업들이 없으면 좀 미안한 표현이지만 정부는 허우대만 멀쩡한 ‘힘센 거지 sturdy beggar’에 불과하다. 기업이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이나 부실경영을 죄라 하듯이 정부가 경영을 잘못해 국비를 낭비함도 죄다. 그 죄질이 판이하다. 기업은 적자가 나도 다음 해에 이익을 벌어 보충을 하면 되지만 정부는 쓰기만 하는 데니 손실을 벌어 보충한다는 게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정부는 기업보다 훨씬 더 도덕적이어야 한다.

바른 정치란 국민으로 하여금 잘 먹고 자유로우며 평안하게 살게 하는 것일 진데 정부는 기업을 향해 주먹을 쥐어서는 안 되며, 기업의 앞이 아닌 뒤에 서야 한다.

이쯤에서 끝맺어도 기업이 우리 삶에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 가를 이해하기에 충분하리라 믿는다.

그렇다면 기업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여부는 그것이 무슨 난해한 지식이나 정보가 아닌 이상 기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문제일 것이다. 기업에 대해 깊이 이해함은 기업은 물론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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