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반란수괴’ 전두환·노태우 처단 안한 ‘뼈아픈 대가’

5.18 광주 민중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지만원과 그 주장을 싣고 있는 매체 < 뉴스타운 >, 학살자 전두환과 그들은 역시 일심동체였을까. 새해 벽두부터 황당한 인터뷰가 실려 사람들을 실소케 했다. 바로 전두환의 아내 이순자의 망언이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해요“

이순자는 전두환의 단임제 도입을 그 근거로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단임을 이뤄서 지금 대통령들은 5년만 되면 더 있으려고 생각을 못 한다”고 했다.

군사반란으로 무단으로 권력을 탈취하고, 또 자국 군대를 동원해 무고한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한 독재자를 감히.. ‘반란수괴’ 들인 전두환, 노태우를 제대로 처단하지 않고 사면해줬으니, 민주주의를 가장 말살한 자들이 민주주의에 공헌을 했다는 어이없는 망언도 쏟아낸다.

피땀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라는 혜택을 지금 가장 제대로 누리고 있는 자들이, 바로 저런 반란수괴들과 그 부역자들이 아닌가 싶어 정말 씁쓸하다.

애초 전두환은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대통령 직선제’를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대통령 직선제가 포함된 시민들의 개헌 요구를 무시했던 거다. 자신의 후계자를 노태우로 정하고, 그에게 그대로 권력을 이양하려고 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거센 항쟁에, 또 해외의 따가운 시선에 결국 꼬리를 내렸다.

‘전두환의 후예’들이 계속 발목 잡는 ‘5.18 진상규명’

광주서 재판받아야 하는데, 난데없는 반란수괴의 ‘치매타령’

5월 단체들까지 비난… 자한당 친박에 SOS 치는 이순자?

지난해 9월 ‘5.18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그에 따른 진상조사위원회가 출범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앞으로 2년간 활동하게 된다. 5.18 진상조사위는 여당 추천 4인, 야당 추천 4인(자한당 3인, 바른미래당 1인), 국회의장 추천 1인으로 구성된다.

다른 정당들은 일찌감치 진상조사위원들을 추천했다. 그러나 전두환의 후예들인 자한당만은 아직까지 한 명도 추천하지 않고 있다. 그래놓고 시간만 넉 달째 끌고 있다. 자한당 일부에선 지만원을 진상조사요원으로 추천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있었을 정도로, 시민들을 향해 대놓고 모독을 일삼았다.

▲ 80년 광주민중항쟁 당시 광주시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한 것은 전두환의 신군부다. 그 신군부가 만든 정당은 민주정의당이며 그 후신은 자유한국당이다. ⓒSBS

5.18 당시 계엄군에 의해 성폭행이 자행됐다는 정부 공식 발표가 나오면서, 조속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외에도 전두환 신군부가 공군기 출격을 지시했다는 정황과 함께, 계엄군 헬기가 시민들을 향해 사격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자한당은 ‘추천할 사람이 없다’며 시간만 차일피일 끌고 있다.

전두환은 오는 7일 광주지방법원에 출석해 재판을 받아야 한다. 전두환은 광주민중항쟁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故 조비오 신부에 대해 사자명예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두환이 지난해 낸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폄하해서다.

그럼에도 전두환은 불출석과 재판 기일연기 등을 핑계로 재판장을 피해왔다. 전두환은 치매에 걸렸다며 관할 이전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치매라면서 회고록은 어떻게 냈을까?

▲ 전두환은 회고록에서 지만원의 궤변을 그대로 인용한 듯, 5.18 북한 개입설을 읊었다. ⓒYTN

법원의 재판과 관련, 이순자는 < 뉴스타운 > 에 “조금 전의 일을 기억 못하는 사람한테 광주에 내려와서 80년대 일어난 얘기를 증언해달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코미디”라며 사실상 재판을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으로는 자한당 내 친박 세력들에게 ‘SOS’ 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또 “광주 5·18단체도 이미 얻을 거 다 얻었는데 그렇게 해서 얻을게 뭐가 있겠느냐”며 소송을 제기한 광주 5월단체들까지 비난했다. 수많은 가족을 가슴에 묻었을 유족들에게 정말 몹쓸 소릴 아무렇지 않게 한다.

앞으론 ‘반공’ 타령으로 간첩조작, 추잡한 ‘평화의 댐’ 사기극으로 '코 묻은 돈'까지 갈취

뒤로는 김일성에 “평생을 조국과 민족을 위해 애써 오신 충정”, 대놓고 국보법 위반

이순자는 남북관계에 많은 공헌을 한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원색 비난했다. 이씨는 “김정은이도 서울에서 환영한다고 지하철에 환영 벽보를 붙이고 난리면서, 40년 전 일을 가지고 우리나라 발전을 이렇게 한 대통령을 아직까지도 그렇게 하면서, 그런 편협한 사람들이 무슨 이북과 화해한다고 난리냐”고 목소릴 높였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전두환은 북한 김일성에게 뒤로는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 실제 1985년 10월경 자신의 최측근인 장세동 당시 안기부장, 그리고 훗날 노태우 정권 실세 노릇을 했던 박철언 당시 안기부장 특별보좌관은 평양을 비밀리에 방문해 김일성을 만난다.

박철언 전 의원의 회고록인 '바른 역사를 위한 증언‘에 따르면, 전두환이 쓴 친서 내용들은 이러했다.

▲ 전두환은 앞에선 그렇게 반공타령을 하고, 간첩조작을 일삼더니만 뒤로는 ‘적국 수괴’인 김일성에게 찬양 내용이 듬뿍 담긴 친서를 전달했다. ⓒ TV조선

“(김일성) 주석님께서 광복 후 오늘날까지 40년에 걸쳐 조국과 민족의 통일을 위하여 모든 충정을 바쳐 이 땅의 평화 정착을 위해 애쓰신 데 대해, 이념과 체제를 떠나 한민족의 동지적 차원에서 경의를 표해 마지 않는다"

“주석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경청해보니 내용 하나하나가 내 생각과 거의 동일합니다. 김 주석께서는 공개적으로 말씀이 계셨지만, 40년 전에는 민족해방운동으로 그리고 평생을 조국과 민족을 위해 애써 오신 충정이 넘치는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렇게 ‘적국의 수괴’라고 지칭한 김일성을 찬양한 게 전두환이다. 뒤에선 ‘국가보안법’으로 당장 쇠고랑을 찬 뒤, 안기부에 끌려가 ‘코렁탕’을 쉴 새 없이 먹을 만한 발언들을 수도 없이 해놓고는, 앞에선 그렇게 ‘반공’을 외치며 ‘평화의 댐’ 같은 사기극이나 대국민 상태로 치고 다녔다.

북한이 건설 중인 금강산댐에서 물을 방류하면, 서울과 수도권이 온통 물바다가 될 것이라는 내용으로 시민들에게 공포감을 주었다. 서울이 수십 50m이상 물에 잠긴다는 황당한 얘기를 '전문가'라는 사람이 방송에서 대놓고 할 정도였다.

▲ 평화의 댐 사기극 당시엔 전국민이 ‘강제 모금 운동’에 참여했어야만 했다. 어린 아이들의 ‘코묻은 돈’까지 갈취했다. ⓒKTV

그러면서 북한의 수공을 방어하기 위해 댐 건설이 필요하다며 ‘국민 성금’이라는 명목으로 어린 학생들부터 성인들로부터 강제로 돈을 갈취했다. 그렇게 수백억의 ‘성금’을 갈취했다. 얼마나 어이없는 일이였냐면, 지금 자한당 내부에서도 평화의 댐 사기극을 꾸짖고 있을 정도다.

그런 어이없는 사기극의 뒤편에는, 당시 군부독재에 반발해 거세게 일어나던 민주화운동의 열기를 식히고 국민들 관심을 ‘북한’으로 돌리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이다. 동시에 건설사들 배도 불려주면서.

‘모진 고문, 옥살이’ 당했던 설훈 분개 “감히 민주주의를 운운.. 실성한 이순자”

“용서하려고 했는데, 잘못된 것이었다. 그 때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순자의 이런 망언과 관련,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강하게 분개했다. 그는 지난 1980년 전두환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혹독한 고초를 겪었다. 당시 심한 고문을 당했으며 5년간 옥살이를 한 바 있다. 그러니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두환 신군부가 조작한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혹독한 고초를 겪은 바 있다. 그는 이순자의 망언에 분개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순자에 대해 “실성에 가까운 망언을 했다”고 꾸짖으며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대한민국이지만 해괴망측한 이런 발언들이 여과 없이 매체를 통해 보도되는 것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5.18 희생자 유가족들이 지금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언급하며 “역사의 단죄를 받아도 시원치 않을 당사자가 감히 민주주의를 운운하며 실성에 가까운 발언을 내뱉은 사실에 광주항쟁의 원혼들을 대신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자신이 전두환 신군부로부터 겪었던 고초를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80년 소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죽음의 고통을 당하는 고문을 당했다. 그리고 감옥에 있으면서 숱한 저주의 나날을 보냈다. 그것이 결국 나 자신에게 해롭다는 것을 알고 용서하고자 했다. 용서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하니 그 용서가 지극히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때 용서하지 말았어야 했다. 많은 국민들이 용서했던 그 사실에 대해서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 본다. 용서하지 말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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