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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생명, 법의 이름으로 뺏을 수 없어”

기사승인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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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에게는 사형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사형이 정의(正義)일 수 있는가?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한 사형제도 폐지 기원 생명 이야기 콘서트가 ‘평화를 말하다 생명을 노래하다’를 주제로 11월 23일 오후 7시30분 인천 송림동 인천교구청 보니파시오 대강당에서 열렸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가 11월 23일 인천 송림동 인천교구청에서 마련한 생명 이야기 콘서트 중 현대일 신부(가운데)와 금태섭 국회의원(오른쪽)이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사형제도폐지소위원회(위원장 배기현 주교)가 주최한 생명 이야기 콘서트는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의 인사말, 현대일 신부(서울대교구 사회교정사목위원회 위원장)와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국회의원(51·서울 강서구갑) 대담, 가수 백자와 정훈희씨 노래 공연으로 진행했다.

정신철 주교는 사형제도 폐지의 당위성을 인간 생명의 근원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에서 찾으며 “하느님이 인간에게 준 생명을 인간이 법이라는 이름으로 빼앗을 수는 없다”며 “사형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대담에 나선 현대일 신부는 “제가 부모님은 한 달에 한 번 찾아뵈면서 사형수들은 매월 두 번씩 찾아가고 있다”고 운을 뗀 뒤 “‘사형수들도 변하냐’고 묻는 분들이 있는데 천주교 신자 사형수들 중에는 매일미사를 닳도록 읽으면서 너무나 진실되게 복음나눔을 하는 분도 있다”고 말했다. 현 신부는 “꽃 향기가 배어나도록 변화한 사형수를 만난 신학생들이 교도소를 나갈 때는 자기 삶을 반성하고 성찰한다”면서 “사형수들도 분명 변한다”고 강조했다.

검사 출신이면서 국회 안에서 사형제 폐지에 앞장서고 있는 금태섭 의원은 정치권에서 사형제 폐지를 이끌어 내기가 힘겹다는 점을 들려줬다.

금 의원은 “흉악범죄가 언론에 보도되면 판결이 나기도 전에 범인을 사형시키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검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특히 사형제 존치를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형폐지 법안에 동료 의원들의 동의를 구하려고 의원실을 찾아가면 냉정하게 외면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10월 서울 강서구 PC방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사형제도 존치 논란이 다시 일어나는 것에 대해 “우리가 이 살인사건을 접하면서 고민해야 하는 것은 과연 가해자 한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다 지울 수 있는가, 가해자가 살인범이 되기까지 방치한 사회에는 아무 책임이 없는가 하는 점”이라며 “흉악범이라고 해서 그에 대한 사형 선고가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과거와 달리 고문과 정치적 탄압을 이유로 한 사형선고가 사라졌다고 해도 사형은 모든 책임을 한 사람에게 지운다는 면에서 역시 정의롭지 못하다고 부연했다.

사형제를 폐지할 경우 대안으로 거론되는 가석방이나 감형 없는 절대적 종신형에 대해서는 현 신부와 금 의원이 다소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금 의원은 “절대적 종신형은 죽기 전에는 감옥에서 못 나오게 하는 형벌로 사형제 폐지를 향한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신부는 “사형의 대체형벌로는 절대적 종신형 외에 가석방과 감형이 가능한 상대적 종신형도 있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감옥은 삶의 끝이 아니라 새 삶을 시작하는 장소’라고 말씀하셨듯이 처벌에 미래를 바라보는 희망이 없다면 처벌이 아니라 고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생명을 앗아가지만 않으면 사형제를 폐지했다고 봐서는 안 되고 두 평 독방에 평생 갇혀 있어야 하는 사형수의 인간다운 삶도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 의원도 현 신부의 견해를 듣고 “절대적 종신형은 사형제 폐지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단계일 뿐 사형수를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가둬 둔다면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공감을 드러냈다.

현 신부와 금 의원은 생명 이야기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사형제 폐지는 정치적인 문제인 만큼 국민들의 여론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말로 천주교 신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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