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가이자 작가, 타샤 튜더(Tasha Tudor)는 버몬트 주의 산골 마을 농가에서 정원을 가꾸며 자급자족한 것으로 유명하다. 살얼음이 잡히고 땅이 얼기 시작한다는 절후, 소설(小雪)이 가까운 날. 아내와 함께 영화의 전당에서 <타샤 튜더(Tasha Tudor)>를 보았다.

▲욕심없이 살고 싶다. 타샤가 말했듯이 물처럼... 물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말하는 타샤튜더 작가

영화는 일본 마츠타니 미츠에 감독이 10년간 취재한 타샤튜더(1915~ 2008)의 공간과 라이프 스토리를 담은 다큐멘터리였다. 타샤튜더가 태어난 지 100주년을 맞아 제작한 이 영화는 타샤만의 동화 같은 공간, 사계절 꽃이 지지 않는 환상의 정원, 그녀가 직접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까지, 꿈꾸는 대로 살았던 행복한 사람의 삶을 있는 그대로 담았다.

타샤는 쉰여섯 살에 그림책의 인세로 사들인 버몬트 주의 30여만 평의 넓은 땅에 40여 년간 정원을 가꾼 삶의 공간과 라이프 스토리를 낱낱이 소개했다. 영화의 시작은 꽃이 만발한 정원이 아니라 눈부신 은빛세계로 뒤덮인 겨울로부터 시작했다. 어떤 의도였을까? 감독은 말한다. “처음부터 영화의 시작을 '겨울'로 결정했습니다.

타샤는 혼자만의 시간을 중요시했고 그 시간은 '고독'이 아니라 '자립'이었습니다. 홀로 산 타샤의 강인함이 그녀의 삶을 이루는 근간이라는 의미에서 '한 사람'으로의 타샤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서 겨울로부터 시작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평생 자신이 쓴 동화처럼 살았던 작가 타샤튜더는 미국 버몬트주 말버러의 산속에 정원을 가꾼 예술가다. 그녀의 이름은 그녀의 아버지가 톨스토이의『전쟁과 평화』의 여주인공 나타샤의 이름을 따왔고 어머니는 타샤를 데리고 친구들을 만날 때면 “여기 튜더 왕조의 딸이 왔노라”라고 한 우스갯소리에서 연유했다고 한다. 밤새 동화책에 들어갈 삽화를 그리면서 모은 돈으로 56살이 되던 해에 버려진 농장 부지 30만 평을 사들인 게 그 시작이었다. 곧 60살이 되는 나이였지만 그녀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 이후 10년 넘게 직접 땀 흘려 정원을 가꾸었고, 마침내 그 정원을 사람들에게 공개했을 때는 그녀의 나이 70살이었다.

온종일 직접 가꿔 만든 타샤의 정원, 또는 비밀의 정원으로 불리는 그곳을 그녀는 전 세계인과 나눌 수 있었다. 92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정원을 가꾸고 그림을 그린 타샤 튜더는 노년의 삶에 대해 아주 간명한 조언을 남겼다.영화는 한 예술가의 일상을 통해 그녀의 작품이 작가의 일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타샤튜더의 <타샤의 특별한 날>에 마리오네트 인형극이 나온다. 아이들이 직접 인형과 무대를 꾸며 어른들에게 선보이며 그녀의 어린 시절을 재현했다.

스물세 살에 '호박 달빛'을 처음 출간한 타샤 튜더는 '1은 하나', '엄마 거위' 등을 펴내며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칼데콧 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최고의 동화작가로 자리 잡는다.

“스스로 삶을 즐기고,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모두 인생의 남은 날들을 향해 가고 있다. 40살에는 뛰고, 50살에는 활기차게 걷고, 60살에는 조심스럽게 살피고, 70살에는 숨이 차 한없이 느려지면서. 그러나 시간은 그와 반대로 살수록 점점 매우 빠르게 흐릅이다. 10월 마지막 날에는 핼러윈 호박 등(燈)을 만들어 파티를 열었다. 여기서 출발한 작품이 바로 <호박달빛>이다.

타샤튜더의 작품은 모두 곁에 있는 인물과 동물 그리고 현실의 모습이었다. 영화에서 타샤튜더는 그림을 그리고 차를 마시며 정원을 가꾼다. 특별할 것 없는 그녀의 생활이 매일 반복된다. 계절이 바뀌며 달라지는 건 오직 풍경뿐이다. 그녀는 명문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사교계에 관심이 없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딸의 생활에 실망했지만 타샤튜더는 인형놀이를 하며 시골에서 농사짓기를 좋았다. 인형놀이는 그녀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 80년간 인형을 만들어 인형의 이야기를 발전시킨 작가는 같은 일을 새롭게 하는 생활 속에서 변화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빵을 구웠다. 또한 남 앞에 나서지 않아도 되는 그림을 그리며 생계를 유지했다. 생전 <비밀의 화원>, <소공녀> 등 100여 권의 그림책을 그렸다. 그녀는 중년이 됐을 때 자연이 좋아 사계절이 뚜렷한 버몬트주로 이사했다. 아들에게 1830년대의 고색창연한 집을 지어달라고 하고는 그 집에서 평생을 살았다. 은퇴 후 20년 이상을 살게 된 지금, 최소 10만 시간 이상이 주어졌고 이 시간은 무언가를 시작하고 이루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당당하고 멋지게 노년의 시간을 채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을 책으로 만들었다. 나이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한 적 있으신가요? 100세 시대에 나이는 장애물이 아니다. 포기가 아니라 기회의 시간으로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100년을 살아가는 시대, 나에게 주어진 ‘100세의 시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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