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충돌’에 대하여 ⑧

사고 다음날(3/27) 백령도 초소를 찾은 김태영 국방장관

지난 글에서 천안함 함수 위의 생존자를 구조하기 위해 달려온 고속정 3척 가운데 2척이 천안함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모습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어디로 갔을까요? 간 곳에는 무엇이 있었을까요? 두 척의 고속정은 그곳에서 무슨 일을 하였을까요?

1. 모든 TOD 초소의 영상은 반드시 제출되어야 한다

결국 238초소의 TOD 영상에서 사라진 코닝타워(잠수함)는 그로부터 사흘이 지난 3월 29일 한주호 준위가 용트림 바위 앞에서 어군탐지기를 사용해 발견한 것으로 보아, 사고 당일 고속정 두 척이 달려갔음에도 결국 손도 쓰지 못하고 물 속으로 들어가버려 고속정 조차도 그 물체가 어디로 흘러가 어디에 최종적으로 가라앉았는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모든 과정, 코닝타워가 흘러 흘러 내려가는 장면, 고속정이 달려가는 장면 등등은 백령도 서안과 남안의 초소에 있는 TOD병들은 분명히 촬영하였을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이미 비상령이 발령되었을 것이고 고속정들이 쌩쌩 달렸으니 모두 비상상태에 돌입하였을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따라서 군은 그 내용을 소상히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국방부는 238초소 영상을 제외한 백령도 모든 초소의 TOD 영상들을 ‘군사기밀’이라는 명목으로 공개를 거부하였습니다. 하지만 군은 모두 들여다보았을 것이기에 그들은‘사고현장의 진실’을 소상히 알고 있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듯, 46명이 사망한 사고 현장의 진실이 담긴 핵심 증거물들을 은폐하고 그들만이 독점할 권리는 누가 부여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실이 담겨 있다는 이유로 창고 속에 가두어져 있어야 할 TOD 영상 일체를 제출하도록 국가와 법이 강제해야 할 이유입니다. 

상황판에 마킹된 백령도 TOD 초소

2. TOD 방위각에 대한 이해

(1) 자기편차 (Magnetic Declination)

TOD 방위각은 자북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진북으로 환산할 때 자기편차(Magnetic Declination)를 보정해야 합니다.

한국의 자기편차 - 2001년 현재 (-6도 30분)

2010년 백령도는 7도 53분(약 7.9도) 서쪽으로 편차가 있으므로 자북 TOD 방위각을 진북 일반 각도로 환산할 때 7.9도를 빼야 합니다.

2010년 백령도의 자기편차 - 7도 53분 WEST

(2) 238초소의 TOD 방위각

360도는 6400mil입니다. 예를 들어 TOD 방위 4030을 진북 360도 기준으로 환산하면 ; 4030 mil = 4030×360/6400-(7+53/60) = 218.8도로 계산됩니다.

그러나 TOD 영상의 방위각을 있는 그대로 표기하는 것이 보기에 편하므로  자북 6400mil을 왼쪽으로 7.9도 기울여 표기하였습니다.

이 중에 분홍색 점으로 마킹된 B1, B2, B3는 ;

B1 : 방위각 3575 - 천안함 최초 기동 모습의 방위각
B2 : 방위각 4070 - 천안함 문제발생 직후의 방위각
B3 : 방위각 4040 - 천안함 반파직후의 방위각을 나타냅니다.

좌초순간이나 충돌(폭발)순간의 영상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국방부가 제공하지 않았으므로) 달랑 이 영상들만으로 진실을 규명하는 것이 마치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처럼 황망하기는 하지만 앞서 함수 함미 사이에 나타난 까만점(코닝타워)의 실체를 분석했듯이 과정이 좀 복잡하긴 해도 상당히 유의미한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국방부 주장 천안함 ‘피격지점’도 거짓

(1) 천안함의 항적

위 그래픽은 해도상에 천안함의 항적을 추정한 것입니다. 동남방향(청색화살표)으로 내려오던 천안함이 A1 지점에서 21:05분에 대각도 변침을 시작하여 21:09분에 A2지점을 통과, 북서방향(적색화살표)으로 기동한 것은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KNTDS로 확인 후 언론에 발표한 ‘팩트’입니다. 

국방부 백서에는 위 그래픽상 C1지점에서 피격당하여 C2지점에 침몰했다고 기록하고 있으므로 그것을 함께 표기하였습니다. 그런데 C2지점은 침몰지점이므로 좌표가 확정적이지만 피격당했다는 C1 즉 ‘피격지점’은 국방부의 주장만 있을 뿐 실제 그 위치가 정확한지 여부는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국방부는 분명히 모든 초소들의 TOD영상을 보고 확인하였을 것이므로 만약 ‘폭발’이 존재했다면 그 위치를 확정하지 못할 수가 없는데, 피격지점(C1)의 위치가 사실과 다르다면 그것은 ‘폭발’의 존재여부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얘깁니다.

즉, 천안함에 폭발이 존재했든 충돌이 존재했든 그 위치를 확정하지 못한다는 것은 국방부 주장의 신뢰성에 치명적인 타격인 셈입니다. 제가 어떤 근거로 국방부가 주장하는 ‘피격지점(C1)의 위치가 거짓’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지 입증토록 하겠습니다.

(2) 사고 직전 천안함 항적과 238초소의 TOD 방위각 합성

앞서 소개한 두 개의 그래픽 - 238초소의 방위각과 천안함의 항적을 합성하여 좌표를 비교하면 저의 주장과 국방부 주장의 논리적 타당성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아래 그림은 두 자료를 합성한 그래픽입니다.

위 그래픽에서 B2 방위각은 2차 사고가 발생하여 선체가 기울어진 영상의 방위각이며 B3 방위각은 이미 반파되고 난 직후의 방위각입니다.

그런데 국방부 백서에 의하면 기동하던 천안함이 C1 지점에서 어뢰를 맞았고 C2 지점에서 침몰하였다는 것인데, C1지점에서 피격된 천안함이 TOD 상에 B2, B3 위치에서 잡히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폭발이든 충돌이든 사고지점(C1)은 B2, B3 보다 아래쪽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당시 조류가 동남 방향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TOD 영상을 보면 함수와 함미가 반파된 직후 방위각 ‘4070’ 이후 계속 방위각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함수와 함미는 반파이후 조류를 거슬러 올라간 사실이 없습니다.

따라서 C1은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지점인 것입니다. 국방부가 이미 확정되어 있는 침몰지점(C2) 조금 위쪽에 가상의 점을 찍고 그곳을 ‘피격지점’이라 확정하였다고 밖에 해석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국방부가 침몰지점인 C2 위에 피격지점 C1을 찍어놓았을까 유추해 보면, 국방부는 “폭발과 동시에 반파되어 배가 기울었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침몰지점과 폭발지점이 인접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 속에 국방부 스스로 갇혀버린 것이 아닌가 저는 분석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와 달랐으며, 238초소 TOD 영상을 통해 우리가 눈으로 방위각을 확인할 수 있었듯이, 천안함이 사고 후 반파직전의 모습과 반파되어 함수.함미로 나뉘어진 영상 및 방위각을 있었던 사실 그대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그 이상 확고한 증거는 없다 할 것입니다.  

실제 TOD 상으로 학인되는 바, 사고 후 침몰까지 적지 않은 거리와 시간이 소요되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충돌의 특성’을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상대선이 선체를 파고 들고 그로 인해 선체가 물리적으로 떨어져 나갈 때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만큼 표류하는 시간과 거리도 길어집니다. 238초소의 TOD 방위각은 바로 그 점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 국방부가 주장했던 바, 지자연(지질자원연구소)의 지진파 관측에 의해 폭발원점을 확정하였다는 주장 역시 결과적으로 근거가 희박해지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으며 지자연 데이터의 존재여부와 신뢰성 또한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TOD 영상은 과학입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이 존재한다는 것. 그 이상 과학적으로 입증가능하고 해석 가능한 확고한 데이터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 법의학자 마르크 베네케의 말입니다.

국방부가 여섯 군데의 초소에서 촬영한 TOD 영상가운데 사고순간(폭발이든 충돌이든) 영상이 존재하지 않는 238초소의 영상만을 공개하였음에도 그 최소한의 영상만으로 사건의 실체에 근접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증거의 흔적들이 모든 상황 곳곳에 묻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3) 다시 보는 김태영 장관의 백령도 초소 방문 사진

이 부분이 중요하므로 다시 짚어 보려고 합니다. 위 사진은 천안함 사고가 발생한 다음 날인 3월27일 김태영 국방장관이 백령도 해병부대를 방문하여 침몰현장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장면입니다.

연합뉴스에서 보도한 저 사진은 <국방부 제공>이라는 설명까지 달려 있습니다.

저 사진 속 현황판을 잘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로, 백령도 TOD 초소 여섯군데가 까만점으로 마킹되어 있습니다. 둘째로, 반파된 함수의 이동 경로가 마킹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저 상황보고의 내용은 <백령도 6곳의 TOD 영상으로 확인한 결과 저러한 루트로 함수가 이동했다>는 보고입니다.

그러나 김태영 국방장관이 백령도에서 보고를 받고 있는 3/27일 그리고 그 다음날인 3/28일 오후 늦게까지도 국방부는 <침몰한 함수와 함미를 찾지 못하고 있으며 계속 수색 중이다>고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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