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충돌’에 대하여 ⑦

올해 3월 28일 KBS 추적60분 시사프로는 2010년 5월 ‘의문의 천안함, 논란은 끝났나’편 이후 ‘8년만의 공개, 천안함 보고서의 진실’이라는 타이틀로 천안함 침몰 사건을 다시 다루었습니다.

2010년 방송으로 최시중 방통위에 제소되는 등 불이익을 당하였다가 5년의 행정소송 끝에 승소하였으나 오랜 기간 ‘시사’를 떠나 있어야만 했던 KBS 강윤기 PD는 ‘명견만리’ 프로를 맡다가 올해 초 ‘시사’로 컴백한 후 천안함 사건을 재조명한 것입니다. 

강 PD는 본 방송에서 여러 해소되지 않은 의혹과 함께 ‘천안함 구조를 위해 출동한 고속정의 이상 기동’에 대해 해병대 TOD병 출신 전역자의 인터뷰 등 상당히 비중있게 이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 KBS 추적60분 보러가기 )

◇ 반파 35분후 구조 위해 출동한 No-1 고속정

검찰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아 재판부에 제출한 238초소 TOD 영상 가운데 세 번째(21:39~21:59) 영상 뒷 부분 - 21:56:00(TOD시각)에 구조를 위해 달려온 No-1 고속정이 처음으로 화면에 잡힙니다. 천안함 반파이후 35분 지난 시점에 도착한 No-1 고속정은 바로 천안함에 다가가지 않고 일정 거리를 두고 정지합니다.

No-1 고속정이 곧 바로 천안함에 접근하지 않았던 이유는 당시 파고가 2∼3m로 비교적 높았으며 함수 위로 올라온 생존대원 등 현장의 상황을 2함대 사령부에 보고하고 구조개시에 대한 지시를 받기 위해 교신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으로 저는 분석합니다.

당시 함수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대원들은 함장 포함 총 56명이고 그 정도 인원이라면 고속정 한 척으로는 다 구조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였을 것입니다. 따라서 적어도 고속정 두 척 정도는 더 와야 모든 생존자를 태울 수 있으므로 이러한 상황에 대해 고속정 정장과 2함대 상황실간에 교신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곧 이어 다가온 No-2, No-3 고속정

No-1 고속정이 천안함 부근에 도착한 후 25초 가량 지난 21:56:30분경 (TOD) 두 번째 고속정(No-2)이 영상 좌측 끝으로부터 나타나 천안함 쪽으로 빠른 속도로 달려옵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당연히 천안함 구조를 위해 달려오는 것으로 알았던 No-2 고속정이 천안함으로 다가가기는 커녕, 속도도 줄이지 않고 마치 천안함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천안함을 지나쳐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갑니다. 

No-2 고속정이 휑∼하고 지나쳐버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함선이 반토막 나 56명의 생존대원이 구조를 기다리며 침몰중인 함수 위에 모여 추위에 떨고 있는데 구조를 위해 달려온 고속정이 휑∼ 지나가 버리는 이 상황을 어느 누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잠시 후 세 번째, 고속정(No-3)이 TOD 좌측에서 나타나 달려옵니다. 

그런데 No-3 고속정 역시 속도를 줄이지도 않고 천안함을 지나쳐 TOD 영상 오른쪽으로 사라져 버립니다. No-2, No-3 고속정들이 천안함을 지나쳐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가고 난 후 No-1 고속정이 구조업무를 시작하려는 듯 천안함으로 다가갑니다. 그리고 영상은 종료됩니다.

이 상황이 이해되십니까? 반파되어 함미는 물 속으로 사라지고 옆으로 드러누운 함수에 56명의 생존자가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데 구조를 위해 달려온 고속정 3척 가운데 2척이 구조해야 할 생존대원들 곁을 지나쳐 어디론가 쏜살같이 사라져 버리는 상황,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군은 이 상황에 대해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놓은 적이 없습니다.

이것은 함수 뒤쪽으로 사라진 ‘까만 점’의 존재가 없었다면 논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결국 고속정 3척 중 2척은 함수 뒤쪽으로 사라진 물체를 향해 달려갔다고 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며 충분히 근거에 합당한 분석일 것입니다.

◇ KBS 추적60분팀의 취재 및 인터뷰

금년 3월 28일 KBS 추적60분에서 이 문제를 다루며 TOD병 출신 전역자와의 인터뷰 내용을 방영하였습니다.

함수 뒤로 빠져나온 검은 점의 존재, 과연 TOD병은 저 물체에 대해 상부에 보고를 하였을까, 하였다면 어떻게 하였을까.. PD가 TOD병 출신 전역자(문○○)에게 묻자 그 대답은 명쾌했습니다.

당연히 올려야 하고 올렸을 것이라는 대답입니다. 이번에는 천안함 곁을 스쳐 사라져버린 No-2, No-3 고속정에 대해 또 다른 TOD병 출신 전역자(신○○)에게 물었습니다.

그는 “천안함이 가장 중요한 구조대상일 것으로 보인다”며 “천안함에는 한 대가 남고 다른 쪽으로 두 대가 갔다면 확실히 이상한 부유물 정도가 아니라 다른 쪽에 중요한 무언가가 있지 않았을까..”라고 답변합니다.

고속정이 천안함에는 1척, ‘까만점’쪽으로는 2척이 달려갔으니, 단순하고 유치한 계산법이지만 우리 국방부는 그 물체를 천안함보다 2배는 중요하게 판단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입니다. 

◇ 군 당국의 행태 분석

군 당국이 왜 이런 이상한 행태를 보였는지 분석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군 당국은 천안함과 잠수함의 긴급상황이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1) 천안함 상황 : 반파 후 함미 즉시 침몰(전원 사망했을 것으로 판단) 함장의 보고에 의하면 생존대원 전원이 함수 갑판 위에 모여 구조를 기다리고 있음(구조선만 보내면 될 것으로 판단) - 천안함 상황 파악 끝.

(2) 잠수함 상황 : 코닝타워가 깨져 심각한 침수 발생. 침몰이 계속 진행중으로 SOS 날아오고 있음. 침수 심각하나 엔진이 완전히 정지되지는 않았고 어느 정도 기동력 있음. 대부분 승조원 생존해 있을 것으로 판단.

따라서 고속정 3척 중 2척이 천안함을 지나쳐 잠수함 쪽으로 달려간 것은 군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그러한 군 당국의 결정과 행태는 함수 뒤로 사라진 ‘까만 점’의 실체를 밝히고 그와 관련된 모든 진실을 국민들에게 사실대로 말했을 때 비로소 이해를 구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46명의 대원과 함께 가라앉은 함미에 대해 구조를 위한 어떤 초기 대응 조치가 없었던 것, 그리고 함수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갇혀 있는 생존자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과실의 책임은 결코 가벼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 2010년 4월 24일 함수를 인양하였을 때 안전당직자 박성균 하사의 시신이 발견됨으로써 생존대원들이 구조를 기다리던 당시(함수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동안) 잠수부를 투입하여 함내 수색을 하였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박성균 하사의 시신은 밀폐공간인 자이로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현측 출입구에서 불과 10m 정도 밖에 안되는 곳입니다. 선체가 바로 섰을 때는 제일 아래 있는 구획이지만 선체가 뒤집어지면 가장 상부에 위치하는 구획이 되므로 박 하사가 공기를 찾아 그곳에 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군 당국은 고속정 3척 가운데 2척을 다른 곳으로 보내고 침몰한 함미의 위치를 확보하지도 않았으며 침몰 중인 함수에 부표를 설치하지도 않았습니다.

이후 이틀 동안 함수와 함미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거짓 발표만 하면서 엉뚱한 곳에서 美7함대와 함께 모종의 작업에 올인하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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