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스프리존DB자료

[뉴스프리존= 김현태 기자] MBC 시사 프로그램 'PD수첩'이 명성교회의 세습 논란과 비자금 의혹을 다룬 방송이 가능해졌다. 명성교회와 김삼환·김하나 목사가 MBC PD수첩을 상대로 제기한 방송금지가처분이 기각되었기 때문이다.

2일 서울서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김정운 재판장)는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시급하게 가처분으로 채무자에게 별지 목록 기재 내용의 방송을 금지할 피보전권리와 필요성이 소명되지 않는다"며명성교회 등이 신청한 방송금지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PD수첩 한학수 앵커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결정문에 따르면 법원은 "김 목사 부자의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할 때 언론의 문제 제기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터뷰 요청 등 반론 기회가 충분했고, 반론 내용도 방송에 포함될 예정"이라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PD수첩'은 9일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김 목사 부자의 세습 논란과 비자금 조성 의혹을 다룬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아울러 법원은 "세습과 관련한 문제는 교단 내부에서도 계속 검토되고 있으며, 목사 청빙이 정당한지에 대한 수많은 의견과 비판이 개진되고 있다"면서 “명성교회 측이 9월 12일경부터 MBC로부터 질문지를 수령하고 인터뷰를 요청받는 등 반론 기회가 있었고, 반론 내용도 일정 부분 방영할 예정이라는 사실도 기각 이유 중 하나”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 같은 가처분 결과에 따라 MBC PD수첩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 편은 원래의 방송 예정 시각인 10월 9일 오후 11시 10분부터 방영될 수 있게 되었다.

앞서 명성교회와 감삼환 김하나 목사 등은 MBC PD수첩이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비자금 의혹을 다룬 방송이 예고되자 이의 취소를 요구하는 가처분신청을 했다.

명성교회와 김삼환 김하나 등을 원고로 지난 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MBC를 상대로 9일 방영 예정인 PD수첩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 편에 대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이는 PD수첩이 김 목사를 둘러싼 ‘800억 원대 비자금’ 및 교회 세습 의혹을 취재 방송할 것을 예고하자 교회 측이 적극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그리고 특히 교회가 이 방송을 막으려 한 것은 지난 2014년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명성교회 박아무개 수석 장로가 김 목사의 비자금 의혹을 고발했기 때문이다.

PD수첩은 미리 공개한 예고편에을 통해 이 같은 사실들을 언급했다. 즉 “설날, 추석, 그 양반(목사) 생일 그때 보통 두세 장을 줘요”라든지 “헌금을 비자금화했다는 이야기거든요” 등 비자금 의혹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이는 인터뷰를 담았다. 그리고 또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으면 안 될 만한 뭔가를 숨겨놨는데 그것이 들통나는 것을 두려워 한다”는 세습 의혹 관련 인터뷰들이다.
이에 명성교회 측은 “PD수첩이 무리한 취재와 거짓 근거에 기초한 의혹을 방송하려 한다"며 해당 편 방영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신청에서 “허위사실에 기초한 추측성 보도내용이 그대로 방송된다면 채권자들은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사회적 지탄 대상이 될 것이 분명하며, 이로 인해 교회의 수만 명에 이르는 교인들의 명예가 훼손됨은 물론이고 신앙생활에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8일 이 같은 명성교회측 주장을 기각하고 PD수첩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명성교회는 PD수첩 방영을 앞두고 "교회를 위해 기도할 때"라며 '교회를 위한 특별 기도회'를 소집했다. 명성교회는 PD수첩 방송가처분이 기각되자 '교회를 위한 특별 기도회'를 소집했다며 카톡 등을 통한 파발마를 뛰웠다. 즉 전 교인이 9일 밤 9시부터 자정까지 교회 본당에서 기도회를 진행한다고 알린 것이다.

▲ 명성교회 각 기관에서 교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한학수 앵커 페이스북 갈무리

교인들이 받은 문자에는 "지금은 합심해서 주님의 교회를 위해 기도할 때"라며 선교회별로 10명 이상 참석자 명단을 제출하라는 공지도 내렸다. 또 "궁금한 마음에 TV를 보거나 인터넷으로 잠시 시청만해도 시청률이 올라간다"면서 “시청률을 올려 교회에 해가되지 않도록 절대 시청을 하지 말라”는 문구도 있다.

이런 가운데 MBC PD수첩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은혜롭고 좋은 교회를 이상한 종교 집단처럼 보이게 한다"거나 "항간의 떠도는 소문만 앞세워 인민재판하듯 마녀사냥한다"며 명성교회를 옹호하고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편을 방영하지 말라"는 항의와 함께. 제작진을 비난하는 내용이 게시되고 있다. 반면 포털사이트의 관련기사 댓글에는 명성교회를 비난하는 댓글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한학수 PD수첩 앵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판결문 전문을 올려 정상방송을 알린 뒤 곧바로 명성교회의 카톡 공지문을 입수 공개하면서 “뭐 이렇게까지 하실까하는 생각이 든다. 눈과 귀를 막아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공정하게 보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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