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없는 교육은 자본의 노예를 만들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다. 민주주의란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며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 또는 ‘그러한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이다. 우리는 이런 정치체제 아래 ‘재화의 사적 소유권을 사회 구성원의 양도 불가능한 기본권으로 인정하는 사회 구성체’인 자본주의에서 살고 있다.

민주주의에서 살고 있으면서 자신이 나라의 주인임을 모르고 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에서 살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 없이 산다는 것도 그렇다. 시장경제체제,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자본의 노예, 수탈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겨울 박근혜대통령의 국정유린을 보다 못해 1,700만 국민들이 나서서 나라의 주인임을 확인한 바 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들이 당연히 누리며 살아야 할 소비자 주권은 얼마나 실현되고 있는가?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성평등이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의 발언권이 높아지거나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가 차지하는 수가 늘어나는 것을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본주의에서 소비자 주권도 마찬가지다. 상품시장에서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가 좋아 지는 것을 소비자주권이 신장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소비자 주권이란 ‘소비자들이 공정한 거래를 하기 위해 선택권, 안전권, 심의권, 사후 봉사권, 고충 처리 등과 같은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자본의 본질은 무엇인가? 자본은 윤리적이지도 도덕적이지도 못하다. 자본은 만지면 황금으로 변하는 마이다스 임금님의 손처럼 그 손이 닿기만 하면 부패하고 타락한다. 자본의 속성이 이익이 선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욕망이 자본 앞에 고고하기 어렵다는 게 자본주의사회가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이 된 자본은 이렇게 정경유착으로 문화라는 이름으로 우리사회를 타락시키고 부패하게 만든다.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에는 자본가의 논리 자본의 이데올로기에 초연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본의 본질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자본과 권력은 하나다. 아니 한통속이다. 언론의 경우를 보자 자본에 잠식당한 언론을 일컬어 자본에 예속되어 있다고 한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광고 외에도 언론은 자본의 시각 자본의 논리에 충실히 복무하고 있다. 자본의 논리는 상품만 지배하는 게 아니다. 미녀가 필요한 이유도 인기스타가 필요한 이유도 자본의 광고와 무관하지 않다.

자본이 만드는 세상은 살만한가? 자본은 인간의 양심을 인격을 파탄시키고 정치와 사회를 썪힐 뿐만 아니라 종교까지 타락시킨다.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인간의 생명조차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게 자본이다. 가습기 살균제나 라돈 침대가 그렇고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핵발전소까지도 예외가 아니다. 마시는 물 숨 쉬는 공기까지 오염시키는 자본은 살상무기장사로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학자들이 어떤 기준에서 정치와 경제학을 따로 분류했는지는 몰라도 정치란 다른 표현의 경제다. 데이비드 이스턴이 말하지 않았는가? “정치란 가치의 권위적 배분(authoritative allocation of values)”이라고… 자본이 만드는 가치는 인간의 행복을 지향하는가? 주권자의 권리는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자본의 하수인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당화시켜 주는 것… 자본주의가 만든 교육으로 인간중심의 정의란 가능할 일인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황제노역이라는 말이 뜻 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미지 출처 : 경남도민일보>

철학 없는 교육은 자본의 노예를 만들고 있다. 연관과 변화의 관점에서 탐구하지 못하는 학문이란 인간을 지식을 암기시키는 기계로 만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철학 없는 지식, 양심 없는 학문에 예속된 권력이 만들어 가는 세상은 인간중심의 세상이 아니다. 삼성장학생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분야에서 기득권을 지켜주고 있지 않은가? 자본은 신상품으로만 승부를 가리지 않는다. 끊임없이 유행을 만들고 스타를 길러 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들은 샌드위치맨을 길러내 세상을 휘젓고 다니며 자본의 이익에 복무하고 있다. 내가 먹고 입고 잠자는 모는 상품이 아니 정치경제 사회문화 심지어 종교까지 자본은 자본의 논리를 정당화시키는 세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본에 예속된 민주주의는 과연 주권을 정당하게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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