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인권 뉴스프리존 논설위원장

중국 잠언집 『채근담』에 이런 말이 있다.

天地之氣 暖則生 寒則殺 故性氣淸冷者, 受享亦凉薄 唯氣和心暖之人 其福亦厚 其澤亦長

'모든 생명은 천지의 기후가 따뜻하면 살고 차가우면 죽는다. 그러므로 성품이 맑고 심기가 차가우면 받아 누리는 복도 얇고 차가우며, 오직 심기가 온화하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만이 복이 두텁고 은혜와 혜택 또한 오래간다.'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 인생이 행복해진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바쁘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 세태이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여유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면 세상은 아름다운 향기가 넘칠 것이다.

삶이 힘들거나 외로울 때, 가슴에서 우러나는 인정어린 따뜻한 말 한 마디처럼 값지고 귀한 것은 없다. 그게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일 수도 있다. 곧 메마른 대지에 내리는 한 줄금 단비가 될 수도 있다.

요즘처럼 정서가 무디어 가는 세상에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이러한 따뜻한 마음씨를 주위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보라. 그러면 나 자신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서적 기조를 바꾸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과 같다.

지금 우리는 ‘호모 심파티쿠스(Homo Symphathicus)’ 시대에 살고 있다. 미래학자이자 사회사상가인 제레미 리프킨의 말대로 ‘공감하는 인간’이 되었다. 공감하는 능력은 이성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감성에서 비롯된다. 감정, 느낌, 생각, 철학, 정서, 마음을 함께 하는 자세, 그것이 감성이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계산이 철저하고, 수리에 밝고, 논리가 명확해야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처절한 생존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어버린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정치판을 보자. 선거에서는 명철한 논리와 명징한 이성을 갖춘 사람이 유리해 보인다. 똑똑하니까. 그러나 분석에 따르면 오히려 감성에 녹여드는 유세를 펼치는 사람이 더 승산이 있다.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기에 그렇다. 각 후보자들이 다양한 공약을 발표할 때 그 내용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 감동을 주는 것은 그것이 전달되는 분위기나 어법이나 태도다.

한마디로 누구에게나 ‘하이터치(high touch)’ 감각은 매력 포인트가 된다. 이런 사람들은 우뇌형 사고에 뛰어난 능력이 있어 다른 사람에게서 감성적인 공감을 끌어낼 수 있다. 지금 세상은 과거 좌뇌형 제조 생산 시대에서 우뇌형 창조 문화 시대로 발전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네트워크의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유아독존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환경이 되어버렸다. 사회 공동체적 연결고리 안에서 서로 공존하며 상호 나눔 안에서 살도록 되어 있다. ‘감성적 관계’가 중요한 이유다.

이성이 하이테크의 영역이라면 감성은 하이터치의 영역이다. 다니엘 골만은 “감성능력이 잘 발달된 사람은 인생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능력을 발휘하며 마음의 습관을 지배한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석학인 다니엘 핑크는 저서 『새로운 미래가 온다』에서 하이터치의 능력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 마음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능력

-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

- 어떤 사람의 개성에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요소를 도출해 내는 능력

- 평범한 일상에서 목표와 의미를 이끌어내는 능력

전에 《뉴스위크》가 미국의 대선을 보도하면서 머리기사로 뽑아낸 제목이 떠오른다.

‘When It's Head versus Heart, the Heart Wins’(이성 대 감성이 겨루면 감성이 이긴다.)

말하자면 ‘머리가 냉철한 사람’보다 ‘가슴이 따뜻한 사람’이 이긴다는 취지의 보도였다. 머리를 이성으로, 가슴을 감성으로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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