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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시론] 아파트 값 폭등과 ‘멋지게 사는 것’

기사승인 201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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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성장 속 ‘부유한 것’과 ‘행복한 것’이 다르다는 것 깨달아

▲ 이인권 뉴스프리존 논설위원장

어느덧 가을이다. 지난 여름 111년 만에 찾아온 폭염으로 모두가 지쳐 있었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대로 결실의 계절이 왔다.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제법 시원하고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기까지 한 느낌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사회는 기다려왔던 청량한 가을이 가져다주는 상쾌함과는 거리가 먼 것 같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이 올 여름 폭염 못지않게 하루가 다르게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과 일부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세, 아니 상상을 초월해 고공행진 중이다.

일반인들이 평생을 모아도 쉽지 않을 돈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몇 개월 만에 거머쥐니 말이다. 그래서 모두가 부동산에 뛰어드는 '레밍효과(Lemming effect)'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서 촉발되는 ‘하우스 다바이드’ 현상이 한쪽에게는 호가호위를, 여건이 안 되는 계층에게는 공허감과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그렇잖아도 물질만능주의가 우리사회를 휩쓸고 있는 터에 이번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의 비정상적인 폭등은 국민정서의 계층화와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개인의 정체성이 철저하게 집값으로 규정되는 세태가 되어가는 게 아닌가 싶다. 서울에 집을 소유하고 있느냐 아니냐로 국민정서가 이원 양극화로 가는 것은 아닌가할 정도다. 문제는 이것이 우리사회의 물질적 가치관을 고착시키게 되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럽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제는 초등학생의 꿈도 건물주인이라고 한다. 우리사회의 가치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안타까운 대목이다. 그동안 사회적으로 만연된 이런 일반심리가 미래의 주인공으로 성장해야할 동심에도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물질주의적 인식이 모든 분야에서 우리 사회의 가치체계를 변혁시키는 범 사회적 개량운동을 통해 대각성이 있지 않는한 하루아침에 바뀌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적으로 복잡다단하다 하더라도 모두가 외형적으로보다 각자의 존재감을 갖는 사회문화로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인간이 ‘멋지게 사는 것’이 물질로만 이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멋지게 살아간다는 것은 창의적으로 생활함을 의미한다. 어쩜 우리는 현대의 복잡한 생활 속에서 톱니바퀴처럼 주어진 틀 속에서 기계적으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경제성장을 통해 상대적으로 물질의 여유는 나아졌지만 항상 채워지지 않는 욕구를 위해 허덕이는 삶을 영위하고 있는 세태다. 

그것이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불공정의 경제질서를 촉발하며 갈등과 대립과 서열의 역문화를 만들고 있다. 요즘의 서울 집값 급등세는 이런 추세를 더욱 가속화 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러나 진정한 사회적, 개인적 행복의 요소는 분명 이런 것이 아니다. 문화적이고, 그래서 품격의 멋으로 덧입혀진 행복의 가치는 여유와 배려와 융합에 있다. 어떻게 보면 성경의 말씀대로 ‘심령이 가난한자가 복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미 선진국에서는 행복이라는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해피니스(happiness)의 ‘쾌감의 충족’에서 플로우(flow)의 ‘만족의 느낌’으로 의미를 새롭게 찾아가고 있다.

그것은 현대사회가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누리게 한다할지라도 사람들은 삶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자주 회의를 느낀다. 물질만능주의는 오히려 정신의 공허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래서 사회는 더욱 퇴폐적으로 되고 거칠어졌으며 인간적인 감성이 메말라진 자리에는 기계적인 관성만이 가득 차게 되었다.

사람들은 경제적인 여유를 누리게 되면서 ‘부유한 것’과 ‘행복한 것’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첨단기술의 발전은 오히려 정서 소통을 단절시키고 사회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희석시켰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환경이나 외부에서 얻어지는 충족보다도 내면에서 솟는 정신적인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게 되었다.

플로우는 일종의 창의적 에너지가 몸속에 ‘흐르는’ 것이다. 플로우는 자신이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에 심취해 있을 때 만족과 기쁨이 온몸을 흐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반적인 행복이 쉽게 변질될 수 있는 고여 있는 물이라면, 플로우는 언제나 신선하게 찰랑대며 흐르는 물과 같은 것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멋지게 창의적인 삶으로 성공한 민족은 유대인들이다. 그것은 그들이 탈무드적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탈무드적 인간이 갖춘 요소들은 배움의 정신, 삶의 여유, 무 권위의 자유평등 원칙, 개인성의 존중, 연상능력의 훈련, 당당한 자세, 극단성의 배제, 건전한 성과 가정의 가치다.

그 어느 요소 하나라도 지금 우리사회가 절실히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이 없다. 요즘처럼 물질에만 몰입되어 있는 삶보다도 인간의 다면적인 요소를 존중하는 탈무드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문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인권 논설위원장 leeingw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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