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전격 지명된 정경두(58) 합참의장에 대해 조선일보는 ‘사드 신중론자’라고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그러면서 조선일보는 지난 2015년 9월 공군참모총장으로 국회 국방위의 공군본부 국정감사 당시 질의응답을 거론했다.

즉 당시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찬성하느냐’는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질의에 “사드를 운영하려면 선행돼야 할 여러 조건이 있다”며 “한반도는 종심이 짧아 실시간 탐지, 식별, 요격이 바로 이뤄질 정도의 통합체계가 구축돼야만 도입의 실효성이 있다. 사드 도입에는 군사적으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국익 등 여러 차원에서 안보 여건을 고민해야 할 것”라고 답한 바 있다고 말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리고는 “합참의장 후보자 때는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를 24시간 만에 18곳을 수정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며 새삼 문제를 거론했다. 즉 “사드 배치 국회 인준, 북한 주적(主敵)론, 김정은 정권 인정 여부, ‘김정은 참수부대’ 용어 변경 등 중요 안보 사항과 관련된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고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 보수정당에 인사청문회 쟁점을 코치하는 인상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조선일보의 시각과는 다르게 사드문제만이 아니라 국방과 통일 외교 등에 매우 균형적 시각을 가진 군인인데다 군인으로서 자부심과 고급군인의 사회적 책임에도 매우 심도 있는 인물로서 주변의 평가가 상당히 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경두 합참의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화면 유튜브 발췌 © 임두만

이런 가운데 정 후보자 지명 후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일 당시 정 후보자와 가진 사드 관련 질의응답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즉 문 대통령이 당시 야당 대표로서 박근혜 정권의 사드도입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고, 이에 정 당시 공군 참모총장도 동의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9월 공군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였던 문재인 의원과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이 만났다. 이때 문 의원은 정 총장에게 “사드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 효용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는 거죠?”라고 물었다.

이에 정 당시 총장은 “네. 세부적인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라고 답했고 다시 문 당시 의원은 “충분히 효용이 검증되지 않았는데 자꾸 도입을 얘기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묻자 “네.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라고 정 당시 총장은 답했다.

이에 당시 새누리당 소속이던 유승민 의원이 나섰다. 유 의원은 그리고 당시 보수진영 의원들 중 가장 강력히 사드배치를 주장하던 입장이었다.

이에 “총장, 소신있게 답변했습니까? 정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며 “효용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정말 믿으십니까? 군복을 입고 계신 분이, 합참 전력부장까지 하신 분이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지금까지 검토 한 번 안 하고 뭐했어요?”라고 질타했다. 조선일보는 이 부분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문재인 의원은 “자꾸 새누리당 의원들이 총장의 소신을 꺾으려는 발언을 강요하는 거 같은데, 소신있게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정 총장을 감쌌다.

이에 당시 정 총장은 “소신있게 답변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따라서 언론들은 이런 부분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이 정 후보자를 합참의장에 이어 국방장관으로 까지 지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 후보자는 사드배치에 대해 군인으로서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음이 함참의장 청문회에서 나타났다. 그는 지난 2017년 합참의장으로 지명된 뒤 청문회에서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게 피력했다.

당시 그는 “기본적으로 사드 배치의 필요성과 배치에는 적극 동의합니다. 다만 안보에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단합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반대의견을 가진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서 절차적으로 정당하게 하면 더 좋겠습니다”라고 말해 뚜렷한 소신을 보인 것이다.

경상남도 진주 출생으로 공군사관학교 항공공학과 (공사 30기)를 졸업하고,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정 후보자는 F-5가 주기종인 전투기 조종사로 2800여 시간의 비행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공군 제1전투비행단장, 계룡대 근무지원단장, 공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 남부전투사령관을 거쳐 2014년 4월 공군중장으로 진급, 공군참모차장을 지냈다.

이후 2015년 4월 합참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이동했다가, 2015년 하반기 장성인사에서 대장으로 진급해 공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됐다. 그리고 2017년 7월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합참의장으로 임명됐다.

이런 경력과 함께 F-35를 도입하는 공군 차기 전투기 사업과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등 공군 전력 증강 사업을 오랫동안 담당해온 군사력 건설 전문가인 정 후보자는 이양호(1994-1996) 전 장관 이후 공군 출신으로는 24년 만에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발탁됐다.

따라서 정 후보자가 국회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면 역대 공군 출신 장관으로는 이양호, 주영복(1979-1982), 김정열(1957-1960) 전 장관에 이어 네 번째 공군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편, 정 후보자는 그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발표되자 한 시민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 후보자가 공군사관학교 생도대장(준장) 시절 한 공사 생도가 스위스에서 익사한 사건에서도 생도들의 사기와 명예를 지켜준 적이 있다”고 적었다.

즉 당시 사고 후 사관생도가 군인도 민간인도 아닌 어정쩡한 입장으로 자칫 개인의 사고사로 처리될 뻔했으나 정 장군의 집요한 노력으로 공무상 재해 판정을 받게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시민은 또 “정 후보자는 작년 그가 합참의장 후보로 인사청문회를 할 때도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고 회고했다. 즉 “공군참모총장 때 부터 총장관사 뒷바라지하는 병사들을 모두 돌려보냈고 대게는 자가운전을 했는데 그때까지 총장이 몰던 차는 10년 넘은 1500cc급 SM5였고, 부인의 차는 10여 년 된 모닝이었다 한다”고 청문회 내용을 복기, 정 후보자의 청렴성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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