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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팽목분향소 정리.. 기다림과 아픔 나눈 움막 역사속으로

기사승인 2018.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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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운 바람은 다시 가을, 겨울,. 아직 5명이 돌아 오지도 못해

'사랑하는 아들아! 너희들이 있던 이곳도 이제는 정리를 한다고 한다. 아직도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는데 너희들이 잊혀질까봐 두렵단다. 아들아! 보고싶다.' -2018.8.31 엄마가-

2일 전남 진도 팽목분향소 방명록 마지막 페이지엔 '팽목분향소' 정리를 앞둔 엄마의 절절한 심정이 담겨있다.

지난달 31일 동거차도 인양감시 초소를 철거하기 위해 팽목항에 도착한 단원고 희생학생 어머니가 아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다.

팽목분향소. 바다에서 올라온 아이가 맨 먼저 부모와 만났던 곳, 차디찬 아이를 껴안으며 부모의 눈물이 넘쳤던 곳, 산자와 죽은자가 만났던 자리에 세워진 팽목분향소가 마지막 정리를 한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3일 오후 팽목분향소를 정리한다.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사진과 유품을 안고 떠날 예정이다.

세월호 가족들은 선체 인양과 해저면 수색이 끝나면 팽목항 분향소를 정리하겠다고 진도군민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철거를 결정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4년5개월, 분향소 설치 3년7개월, 세월호가 인양된 지 1년5개월 만이다.

팽목분향소는 세월호 참사 발생 9개월 만인 2015년 1월14일 오후 4시16분 팽목항 인근 부지에 컨테이너 2동을 이어 붙여 마련했다.

당시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9명의 시신을 찾을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팽목분향소가 설치된 공간은 전남도가 추진하는 진도항 2단계 개발사업 구간으로 여객선터미널 등 항만시설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참사로 공사는 중단됐고 4·16가족협의회와 진도군은 세월호 인양 때까지 분향소를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인양이 끝나고 4월16일 합동영결식까지 마무리된 만큼 협의를 통해 철거를 결정했다.

팽목분향소는 사라지지만 팽목항 '기다림의 등대'와 추모조형물은 그대로 보존된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농성장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상징성을 고려해 그대로 유지한다.

세월호의 상징적인 공간이었던 팽목분향소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는 소식에 시민들도 착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광주에서 온 김현민씨(41)는 "팽목항 분향소가 없어진다는 기사를 보고 찾아왔다"며 "진도군의 발전을 위해서는 개발이 필요하겠지만 아직 5명이 돌아오지 못했고, 아픈 기억이 있는 장소였던 만큼 사라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팽목항 한 주민도 "가슴 아픈 일이지만 가족들의 결단으로 팽목항의 개발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며 "팽목항 분향소가 없어지겠지만 다른 한 곳에 비석을 세우거나 인근에 추모할 곳을 만드는 등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게 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팽목분향소가 정리된 자리에 추모공간이 들어설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진도군은 정부와 세월호 가족 등과 협의를 거쳐 추모조형물이나 안내표지판 마련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동진 진도군수가 군수 후보시절 팽목항 세월호 공원 조성을 공약으로 내걸고도 외면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일 오전 10시 전남 진도군 팽목항 세월호 분향소. 이날은 4ㆍ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3일 분향소를 철거키로 함에 따라 마지막 분향이 이뤄졌다.

‘사랑하는 아들아! 너희들이 있던 이곳도 이제는 정리를 한다고 한다. 아직도 아무것도 해놓은 것이 없는데 너희들이 잊혀질까 봐 두렵단다.’

분향소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한 유가족 엄마의 우려가 현실이 된 듯, 철거를 하루 앞둔 분향소는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

분향소 한켠에는 ‘평생 잊지 않겠다’.‘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등의 내용이 담긴 방명록 132개가 박스에 보관됐지만 현장 방명록을 보면 확연히 추모객이 줄었다.

다만 추모곡이 흐르는 분향소내에 내걸린 304명(사망자 299명, 미수습자 5명)의 영정은 그대로였다. 단원고 학생들이 좋아하는 신발과 초코파이, 새우깡, 맛동산, 토끼인형, 꽃 등은 가지런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벽면에 걸린 TV모니터에 나온 희생자 모습도 변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온 이재혁(27)씨는 “4년 전 안산 분향소에서 꼭 간다고 했는데 이제서야 팽목항 분향소를 찾았다”며 “희생자들에게 미안하고 철거소식에 뒤늦게 찾았지만 바다를 보면서 느낌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이 씨는 “앞으로 분향소가 없더라도 4ㆍ16을 기억할 것이며, 아직 찾지 못한 5명의 희생자들도 꼭 돌아오길 기대한다”며 울먹였다.

4ㆍ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3일 오후 팽목분향소를 정리하고 단원고 희생 학생들의 사진과 유품을 안고 떠날 예정이다. 선체 인양과 해저면 수색이 끝나면 팽목항 분향소를 정리하겠다는 진도군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4년5개월, 분향소 설치 3년7개월만이다.

이날 전주에서 대학생 딸과 함께 팽목항을 찾은 정모씨(55ㆍ여)는 “팽목항 분향소가 없어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 인근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릴 수 있는 새로운 분향소나 이들의 흔적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9개월 만인 2015년 1월 14일 세워진 팽목항 분향소는 추모의 상징이었다. 바다에서 올라온 단원고 학생들과 부모가 맨 처음 만났던 장소로 전국민에게 눈물바다로 안긴 곳이다. 차디찬 겨울바다 속에서 부모품으로 돌아온 아이를 맨 처음 끌어안고 오열했던 곳이자, 오랫동안 찾지 못한 희생자를 눈물을 적시며 기다렸던 곳이기도 하다.

마음을 조이고, 눈물로 지새는 등 참사와 아픔, 그리고 추모의 상징이 되는 팽목항 분향소와 동거차도 초소 철거도 세월호 가족협의회가 동의했다.

앞선 1일 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등 30여명은 진도팽목항에서 뱃길로 2시간 30분 거리인 동거차도를 방문, 이틀에 걸쳐 초소와 돔 등을 철거하고 지역주민들에게 그 동안 감사한 마음을 음식을 통해 전했다. 동거차도 감시초소는 논란이 많았던 세월호 인양과정을 직접보기 위해 만든 것으로, 천막으로 설치된 초기 움막과 후원 시민단체 등의 도움으로 조성한 돔까지 총 3곳이 철거했다.

희생자 김도언 학생의 엄마 이지성씨는 “멀리서 우리 애들 바라보는 공간이었는데 이제는 마음에 안고 안산으로 가야 할 것 같다”며 “그동안 불편을 감수하고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을 도와준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팽목분향소는 사라지지만 팽목항 ‘기다림의 등대’와 추모조형물은 보존된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천막농성장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상징성을 고려해 당분간 유지한다.

진도군 관계자는 “3일 오후 희생자 가족들이 동거차도를 나와 팽목항 분향소에 들려 가족 소지품과 영정을 가져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항만시설이 조성되면 이 곳에 희생자들을 영원히 기억할 수 있도록 표지석과 조형물 등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팽목항 분향소 공간은 당초 전남도에서 추진하는 진도항 2단계 개발사업구간으로 여객선 터미널 등 항만시설 공사가 진행중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공사가 중단됐다. 도는 2020년 9월까지 282억원을 들여 여객화물부두를 조성할 계획이다. 진도군은 이 근처에 국민해양안전체험관도 조성할 예정이다.

뉴스이슈팀 newsfreezon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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