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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8회

기사승인 2018.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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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8회

그는 담배를 피워 물고 벤치에 앉았다.

‘나만 왜 이렇게 속상해하고 울분 하는 것일까. 그래 나라가 어찌되든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 노인의 말도 맞아. 당장 나처럼 함께 뜻을 가진 자들이 모인다 면 모를까! 그러나 인터넷을 보면 <독도사랑>의 애국 팬들도 많잖아!’

그는 애를 써 편안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다짐하였다. 역사학자나 나라의 주요 인사들이 어련히 알아서 할까하며 신경을 끄기로 또 다짐한다.

‘참 돈키호테같이 특별하게 살아온 것 같아!

그래 아까 그 노인의 말처럼 독도가 우리 땅이면 어떻고 일본 땅이면 어떻겠는가. 나와는 별로 관계가 없을지 모른다. 그래 편하게 먹자. 다들 편하게 사는데 왜 나 만 오매불망 하는 것일까 병이다 병!’

잠시 후 곁에 학식이 있는 노신사가 다가와 곁에 앉았다.

“아까 보니, 노인들에게 풀빵을 사주신 분이던데……”

“아, 네……”

“무슨 일 하시오?”

“예, 교사입니다. 오늘 개교기념일이라 모처럼 쉬는 날입니다”

“교사? 무슨 과목을 가르치고 있소?”

“네. 역사 선생인데… 한숨만 나옵니다!”

“역사? 이것 반갑소. 나도 교직에 몸담고 있다가 3년 전 정년퇴직하였소!

공교롭게 역사를 가르쳤던 나와 같군”

“그렇습니까?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고 싶어도 먹어주질 않는 세상입 니다”

그는 나의 표정을 보고 동감하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대의 심정 이해합니다. 나도 한 때, 자네와 같은 울분으로 지낸 적이 있고 학생들에게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을 심어주려고 노력해 왔네. 아무리 먹혀들어 가지 않는 것 같아도 그 중에는 한 명이라도 나의 가르침을 깊이 새기고 제대로 자라나는 나무가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소신껏 역사교육에 전념하였네!”

“네. 그런 확신이라도 있으시면 괜찮지요”

“독도문제로 역사왜곡이라고 일본을 규탄하는 것보다 문제는 우리 내부에 더 심 각하네”

그는 요즘 정권에 따라 역사에 대한 인식이 차이가 있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역사관을 다루는 면도 지적하였다.

“역사는 사실 그대로 배워야 하는데...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과거를 거울로 삼아 다시는 과오의 점철을 밟지 않게 되는 것이죠. 우리 나라 사람이 우리 역사를 왜곡하여 비뚤어진 역사를 가르치는 악순환이 더욱 큰 문제지죠”

“참 나라가 어떻게 될지....정말 정신을 차려야 할 판에 한술 더 뜨고 있군 요!”

그는 잠시 신경을 끄려고 하였는데 허무로 돌아가고 머리가 몽롱하고 현기증이 났다. 학교에서 잘못된 역사관으로 학생까지 물들이고 있다는 것에 그는 더욱 충격과 함께 분노가 밀려왔다. 가까스로 산란함 가운데 집에 돌아와 보니 딸 아영이가 집에 있었다. 그는 다짜고짜로,

“너희 역사 선생님을 훌륭하게 생각하냐?”

아영이는 아빠의 표정에 당황하면서,

“갑자기 왜 그런 질문을 하셔요? 저희 역사 선생님은 재미있게 역사를 잘 가르치는 분이에요”

“재미있게?”

“친일파를 비판하기도 하고요. 나라가 어려울 때 자신의 안일을 위해 국가를 등지는 맥국노들을 혐오하는 것을 보면 애국자 같아요. 친미주의도 비판했지만 미국을 배척해선 안된다고도 했어요. 국제 사회에서 나라의 이익을 위해서 미국과 국교를 맺는 것이라며… 미국을 배척하고 일본을 배척하고서 국제사회에서 나라가 제대로 살 수 있겠느냐 하는 입장이죠!”

“ 참, 너 일본 친구에게 <독도가 왜 너희 땅인지 그 역사적 근거를 들어 설명해 달라>고 하던데…… 그것 준비하고 있느냐?”

“아빠가 좀 알려주세요. 독도보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어떤 것이 올바른 역사인지 혼돈스럽고 정신이 없어요!”

"그래. 그러면 다음 주부터 하루에 30분씩 역사공부하자. 요즘 젊은이들 가까운 20년 전에서 30년 전의 우리나라의 역사도 모르는 학생이 태반이라던데 참 심각 하구나!"

민족의식과 역사의식이 없는 청년들에게 무슨 나라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한심하기 그지없었다.

잠시 후 호주머니 속의 핸드폰이 울렸다.

“아! 자넨가? 우리 독도 사랑 정기모임이잖아. 토요일 7시에 꼭 나와”

“아, 아니, 난 참석 못할 것 같네. 다음에 연락 하겠네”

“아니, 열성파가 왜 그렇게 파김치가 되었나? 목소리도 힘이 없고……”

그는 핸드폰을 닫고 힘없이 안방으로 들어섰다. 방 안은 여느 때처럼 고요하다. 그는 혼란스런 그 파도를 집어던지듯, 피곤하여 곧 침대에 몸을 던졌다.

여느 때처럼 태연한 척 하며 잠에 빠져들려고 눈을 감았다.

밤은 서서히 깊어갔다.<끝>

한애자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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