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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 김덕권 칼럼] 보수의 가치

기사승인 20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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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6·13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참패를 했습니다. ‘보수의 몰락’이라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평소 진정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보수 정당이 있었는지 의문이 큽니다. 지난 주 7월 23일에는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약자의 이익을 대변했던 대중적 진보 정치인이어서 충격이 컸지요.

자유한국당은 우여곡절 끝에 김병준 교수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했습니다. 비대위는 ‘책임과 혁신’을 표방했습니다. 그런데 ‘혁신’이란 표현이 보수에 어울리는지 생각해보게 하네요. 보수의 혁신은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면이 있습니다. 그 변화를 반영하면서 보수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재정립하는 것이 보수의 재건일 것입니다.

그러나 김병준 비대위가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 의문입니다. 막말을 일삼던 홍준표 전 대표가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떠나간 지 얼마 안 되어 그를 대신이라도 하는 듯 김성태 원내대표가 또 막말을 쏟아내는 것을 보고 보수의 가치를 재정립하기는커녕 아직 정신을 못 차린 집단인 것 같아 마음이 여간 씁쓸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보수(保守)라는 한자를 보면 보호하고 지킨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사회에서 없으면 안 되는 가치를 꼭 지킨다는 의미일 것이지요. 그러니까 과거부터 현재까지 변하지 않을 사회가치를 지키는 것이 보수 아닌가요? 그래야 사회가 안정적으로 발전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국의 보수는 이데올로기 안보장사를 하면서 사회기득권으로 너무나 쉽게 특권을 보장 받으면서 책임과 의무는 다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이 발전하려면 한국보수의 가치철학이 정립되지 않는 한 한국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세력이 아무리 진일보한 생각을 가졌다고 해도 사회전체 그릇이 안정되지 않으면 진보적 물을 담을 수도 없습니다. 자유한국당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언론과 유권자들 상당수가 여전히 자유한국당의 이념적 정체성과 여당에 대한 전투성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로지 여당의 실수만 기다리는 듯한 태도로는 보수의 가치를 정립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정치란 결국 민의를 대변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수 정당이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 좀 더 광범위한 보수를 대변할 수 있는 정당으로 재건되었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노회찬 의원의 사망 소식은 충격이었습니다. 왜 그 분이 그런 극단적인 행위를 했을까요? 그동안 그 자신이 말한 정치에 더 이상 신뢰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절망적 판단에 따른 행위가 아니었을까요?

노 의원의 빈소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가 긴 줄을 기다려 조문했습니다. 그가 현실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외쳤던 정의를 지킬 수 없었던 현실과 엄수하지 못한 책임을 죽음으로 졌다는 사실에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를 좋아했던 많은 사람은 ‘무전무치(無錢無治)’를 떠올리며, 그가 진보 정치인으로 안정적으로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고 떠난 데 대해 상실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노회찬 의원이 대중 정치인으로서 주목받고 서민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은 무엇보다 그의 위트 있는 서민적 언어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홍준표 전 대표가 자신의 막말을 서민적 표현이라 변명했을 때, 노회찬 의원은 “그것은 서민에 대한 모욕이다, 서민들은 그런 막말을 하지 않는다.”고 일갈했습니다. 서민의 삶에 발을 딛고 서민의 정서를 반영하며, 어려운 가운데도 유머를 잃지 않았던 정치인이 노회찬 이었습니다.

지난 6,13 지방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이 클 것입니다. 그의 높은 지지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가 ‘말의 정치’가 한 몫 했을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감과 포용의 언어를 구사했습니다. 국가폭력에 당한 억울한 시민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소외감을 해소해 주었습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막말과 편 가르기에 식상했습니다. 그런데 정치가 문재인 대통령과 노회찬의 말은, 정치가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으며, 정치가의 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민생이 문제입니다. 경제는 뜨거운 가슴으로 풀어갈 수 없습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섣부른 경제정책은 자칫 갈등만 키울 수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의 안목과 함께 정치가의 조정 능력도 중요합니다. 소신으로 단번에 밀어붙일 정책도 있겠지만, 단계적으로 시행하면서 점검 · 보완하면서 추진할 성격의 정책이 많습니다. 변화된 보수와 안정된 진보가 함께 우리의 정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보수의 가치를 제시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니까 나라의 발전은 보수와 진보의 두 날개로 날아야 합니다. 이제 보수의 가치는 새로운 비대위원장인 김병준님과 비대위원들의 손에 달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보수를 걱정하는 한 시민의 입장에서 제시하는 몇 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째, 막말을 삼가는 것입니다.

둘째, 정부정책을 무조건 반대만 하지 말고 적극 협력하는 것입니다.

셋째, 협치(協治)를 위하여 내각의 진출을 적극 모색해야 합니다.

넷째, 과거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과거의 관행과 단절을 해야 합니다.

다섯째, 있는 자의 편에만 서지 말고 약자의 이익도 대변하면 좋겠습니다.

여섯째, 과거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인사는 과감히 퇴출시키는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정치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으로서 보수의 가치를 정립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제가 제시하는 이 여섯 가지 사항을 자유한국당의 비상대책 위원회에서 보수의 가치를 정립할 때에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할 뿐입니다.

정치는 어느 한 편에 권리의 편중이 없어야 합니다. 각 당의 권리를 정당히 잘 운영하여야 합니다. 모든 정치는 간이하고 신속히 처리하되, 중요한 일은 법률과 공론을 아울러 들어서 해결하면 됩니다. 법은 상하가 엄정히 지키며, 보수의 가치를 세운 후에는 당원의 훈련을 실시하여 도덕을 지키게 하는 것입니다. 지도자의 양성과 경제정책을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게 실행하면 우리나라의 보수도 다시 살아나지 않을 런지요!

단기 4351년, 불기 2562년, 서기 2018년, 원기 103년 8월 6일

덕 산 김 덕 권(길호) 합장

김덕권 (원불교문인회장) duksan403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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