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기지 필요성 부상

중국이 미국에 군사적으로 못 미치는 것이 해외 군사기지다. 통상 해외 군사기지는 자국 해외영토(oversea territory) 또는 주재국과 행정협정(SOFA)를 체결하여 얻은 토지에 설치한다. 지리적으로 항구시설과 비행장과 인접되어 있으며 이곳에는 주재국 법(法)이 아닌 주둔국 법이 배타적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중국은 19세기 말 서구 해외식민지 피해를 보았고 군사동맹을 지향하지 않아 해외 군사기지가 필요치 않았다. 이에 중국은 미국 등 서방 국가의 해외 군사기지 확보를 서구 ‘제국주의’ 행태로 비판하였으며 중국만은 패권주의를 지향하지 않는다며 주변국과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에 홍보했다.

그런 중국이 지금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해외 군사기지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작용하였을 것이다.

우선 중국꿈(中國夢) 실현이다.

한마디로 15세기 명조 정허(鄭和) 제독의 4차에 걸친 해외원정 항로와 범위를 부활시킨다는 것이다. 그 범위는 태평양 남중국해를 넘어 인도양, 아프리카 그리고 대서양이다. 중국 인민은 지난해 8월 1일에 중국 해군이 지부티에 해군보장기지를 구축한 것을 중국꿈을 제시한 시진핑 주석의 치적(治積)으로 생각하였을 것이며, 실제 중국 인민은 중국 해군 함정 출항 및 지부티 군사기지의 출범 행사를 보고 중국꿈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을 것이다.

[출처:바이두 백과]

중국군의 해외파병 증가이다.

2017년 기준으로 중국은 유엔안보리 이사국 중 가장 많은 약 8000여 명의 유엔평화유지군을 파병하고 가장 많은 기여금을 내고 있다. 일부는 주재국 요구에 의해 군사고문단을 파병하고 있으며 2013년 아프리카 말리 요청에 따른 중국군 파병이 대표적 사례였다. 이 점에서 중국이 미국과 같이 다양하게 산재된 파병부대를 관리할 해외 군사기지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중국의 해외 투자확대다.

현재 중국은 생산제품이 남아도는 형국에 직면해 투자대상을 해외로 확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의 해외자산과 거류민이 증가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기준 약 1조 9천억불 규모의 해외투자 대상 국가 대부분이 내전 또는 인접국과 국경분쟁을 치르고 있어 치안이 불안한 상황이다.

이에 중국 투자자산 및 시설과 거류민 보호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이를 위해 상시 해외부대 전개를 위한 해외 군사기지가 필요하게 되었다.

[출처;셔터스톡]

실제 2014년에 아프리카 남수단 내 중국 투자시설과 거류민 보호를 위해 중국 해병대대를 파병하였으며, 2011년 리비아 정권 붕괴와 2015년 예멘 내전사태시 인근에서 작전하던 중국 해·공군이 투입되어 자국민 대피작전(NEO)을 실시한 것은 해외 자국민 보호에 나서는 중국 지도부의 대(對)인민 결의를 보인 사례였다.
 
해군보장기지로 집중되는 이유

이러한 중국의 해외 군사기지 확보가 주로 해군보장기지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 중국 해군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해군보장기지를 남중국해를 넘어 인도양, 남태평양, 대서양 그리고 북극해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첫째, 일대일로 전략과 연계성이다.

중국 일대일로 전략은 미국의 세계전략 틈새를 파고 드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왜 중국 해군이 일대일로 전략, 물류 흐름 및 거점 부두등의 지경학적 방향성에 따라 해군보장기지 또는 전용 부두시설을 확보하려는지에 대한 답이 된다.

2007년에 창설된 미 아프리카 사령부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 미국에 군사기지를 배타적으로 제공하려는 국가가 없어 아직까지 지휘소를 개설하지 못해 여전히 독일 스튜가르트(Stuttgartt)에 주둔하고 있다. 이에 인도양 중국은 지부티 해군보장기지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전구에 대해서만은 중국의 기득권을 장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시현하고 있다.

[출처:바이두 백과]

이에 군사전문가들은 인도양 지부티 해군보장기지가 해군함정만이 아닌, 아프리카에 군사고문단, 기술지원단 및 중국 국영기업공사 현장으로 안전보장을 위해 파견된 중국 육군과 해병대를 위한 인도양 거점(hub) 기지로 활용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남태평양이다. 최근 중국은 미 인도-태평양 사령부의 작전책임구역(AOR)에서 다소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남태평양까지 진출하고 있다. 최근 바누아투(Vanuatu)에 중국 CMPH(中國招商局港口有限公司)가 대규모 항만공사를 제안하면서 중국 해군용 상시 해군보장기지를 제공해 줄 것을 제안하였으나, 호주가 이에 반발하자 바누아투 정부는 공식적으로 취소를 공포한 사례가 있었다.

둘째, 중국 해군 작전범위 확장 및 참가전력의 대형화 대응이다.

2005년에 후진타오(胡錦禱) 주석이 제시한 해양강국(maritime power) 비전에 따라 중국 해군의 해외작전 범위가 남중국해에서인도양, 남태평양, 지중해, 흑해, 대서양, 발틱해 그리고 북태평양 오츠크해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2009년 이래 인도양에 해적퇴치작전을 위한 중국 해군 기동부대가 배치되고 있는 바, 이를 위한 중국 해군기동부대는 전개되는 해역 별로 거점 역할을 하는 해군보장기지를 건설하고자 한다. 이에 중국 해군은 주로 인도양 지부티(Djubuti), 남태평양 바누아투(Vanuatu), 지중해 피리우스(Piraeus), 대서양 파나마 그리고 한반도 동해 원산(元山)에 해군보장기지를 설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셋째, 중국 해군의 해외훈련 전력 변화이다.

현재 중국 해군의 기동부대 형태가 단독함정이 아닌, 기함, 호위함 그리고 군수지원함이 동반되는 기동전투단(naval task force) 형태로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엔 랴오닝(遙寧) 항모를 기함으로 한 항모전투단(aircraft carrier task force) 형태로 발전하고 있어 이들에 대한 항구적 군수지원 시설이 필요하다.

넷째, 중국 해군 기동부대에 대한 군수지원 보장이다.

중국 해군 해외작전 참가 전력들이 점차 대형화되자, 중국 해군은 제한된 해상 군수지원만으로는 해상작전 지속이 어렵게 되어 해외에 해군보장기지를 마련해 항모전투단과 해상 군수지원함을 재보급하고자 한다. 하지만 해상 군수지원함에 의한 보급은 기상과 지원여건 그리고 보안에 제한을 받아 제한 되고 있다. 만일 중국 해군이 해군보장기지를 확보하면, 이러한 제한성이 해결될 수 있다. 중국 해군 기동전투단이 해외에서 작전하는 경우 1∼2주일 내에 해상에서 유류를 지원받아야 순항속력이 아닌, 작전속력이 가능하다. 중국 해군은 해외 해군보장기지 확보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 통상 순항속력은 1개 엔진만으로 15노트 이하의 기동이며, 작전속력은 탑재한 엔진 모두를 운용해 20노트 이상의 속력으로 기동하는 개념으로 이를 지원하는 해상 군수지원함은 해군보장기지에 입항하여 재보급을 받아 다시 해상군수지원을 해야만 항모전투단의 작전속력 유지가 가능하다. 

2개 형태의 해군보장기지 확보 계획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중국의 해외 군사기지 확보가 첫째, 기동전투단이 전개되는 해양과 인접된 연안국에 배타적 해군보장기지, 둘째, 일대일로 전략에 의해 투자한 해당국 신설 항구에 마련된 장기 임대의 전용부두 확보의 2개 형태로 구축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선 배타적 해군보장기지 구축이다.

첫째, 중국 해군 기동전투단 및 해외 파병부대에 대한 군수지원 규모를 만족시킨다. 중국 해군 함정 대부분은 가스터빈과 디젤엔진 간 혼용 추진방식이고 랴오닝 항모의 경우 스팀추진체계로서 기동전투단으로 형성될 시는 군수지원 규모가 크다. 하지만 이를 해상군수지원함이 해결할 수 없는 상황으로 항모전투단의 보급 소요가 커 이를 지원하는 해상 군수지원함은 주변에 위치된 해군보장기지에 입항하여 재급유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출처:바이두 백과]

그러나 민용 부두에 입항하는 것은 보안상 문제가 있다. 이에 인도양 또는 흑해 인접국에 해외보장기지 및 전용 부두를 확보하여 항만경비, 인원보안, 저장고 안전 및 장병 휴식공간 안전을 보장해야 하며 전용 도선사와 예인선를 배치하여 기동전투단이 입항하는데 안전도를 지원해야 하다.

둘째, 중국의 해외파병부대 관리가 가능하다. 중국 해군은 지부티 해군보장기지를 2009년 1월 6일에 파병된 중국 해군의 소말리아 해적퇴치 기동부대(Escort Task Group)의 군수지원과 장병 휴식을 위한 이유에 추가하여 아프리카 전역에 산재된 중국 해외파병 부대에 대한 종합군수지원과 교육훈련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지난해 9월 22일에 지부티 해군보장기지에서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하여 인근 미국, 영국, 프랑스와 일본 기지를 당황시켰다.

[출처:바이두 백과]

통상 해외 군사기지에서는 실탄 사격훈련을 자제한다. 더욱이 중국은 지부티 정부와 계약하에 도라레하(Doraleh) 다목적 항구에 약 300미터의 부두 이외 인근에 비행기 활주로 2개, 약 35억불을 투자해 자유무역지대를 조성하여 거점 군사기지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는 지부티 정부의 채무로 남아 부담이 된다. 예를 들면 지부티 정부의 대(對)중국 국가채무가 거의 국내총생산액 20억불에 이르는 수준이어서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및 일본을 긴장시키고 있다.
 
다음으로 일대일로 전략이 적용되는 국가에서의 중국 전용 장기 임대 항구시설 확보이다. 
주된 이유는 중국이 해외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있으나, 미국과 같이 군사동맹국이 없어 상시 해외 군사기지를 정식으로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대일로 전략을 활용해 임시적 전용 부두를 장기간 임대하여 해군보장기지 대용으로 활용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중국 해군은 일대일로 전략에 해당되는 후진국에 대규모 차관을 제공해 건설된 항만, 부두, 배후시설 및 인접 구역을 임대받아 임시적 해군보장기지로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러한 계획 실행 주체는 CMPH사와 COSCO(中運海運裝箱運輪有限公司)사이며, 이들은 중앙정부 또는 중국개발은행(CDB)으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아 정부 차원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파키스탄, 스리랑카, 셰이블, 바누아투, 미얀마, 방글라데시, 파나마 그리고 그리스 등에 항만, 철도 및 기반시설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더욱이 CMPH사는 COSCO사가 확장을 필요로 하는 세계 주요 항구에 전용 터미널 및 배후부지 구축 계획에 맞추어 해당국가에 대대적인 저금리 차관을 제공하여 대형 항만공사, 배후시설 그리고 인근에 자유무역지대(Free Trade Zone)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 COSCO는 15개국에 19개 항구와 13개국에 47개 COSCO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는 세계 수위 급 선박공사로서 최근 일대일로 전략에 의해 중국 해군용 전용 부두 추가 확보를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약 261억불을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예산은 모두 전용 부두의 추가 확보에 투자된다.

현재까지 CMPH사와 COSCO사는 상호협력하여 파키스탄 과다르, 스리랑카 함바타토, 셰이블 빅토리아, 미얀마 시브티, 방글라데쉬 치타공, 미얀마 시위트, 중동 아부다비, 파나마, 그리스 파우티스 그리고 남태평양 바나타우에 대형 선박입항이 가능토록 수심이 깊고 컨테이너 선박 부두와 장차 상륙함이 접안 가능한 Ro-Ro부두를 추가로 건설하고 항만 준설에 따른 매립지를 배후 부지로 조성하고 있다.

문제는 이 와중에 해당국가가 중국으로부터 받은 차관을 갚지 못해 자금이 회수되지 못하는 상황이 되면 CMPH사는 COSCO사의 자문을 받아 부채 대신에 신설된 부두와 배후 시설을 장기적으로 임대해 중국 해군의 해군보장기지로 활용하도록 조치한다는 것이다. 만일 이들 전용부두 및 시설에 CMPH사와 COSCO사가 담장과 울타리를 둘려 배타적 전용 부두로 설정할 것이다. 이름만 민용시설이지, 실제는 군용 시설과 다름이 없다.

특히 이를 우려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CMPH사는 해당국가에게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유도하며 미국 등 서방의 영향력을 배제시켜 중국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스리랑카 함바토타 항구 임대사례에서 증명되었다. 최근 중국 CMPH사가 투자한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구가 재정난을 겪자, 99년간 장기 임대 계획을 체결해 부채를 대신하면서 이를 중국 전용부두로 전환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에 대해 미국과 인도가 스리랑카 정부에 우려를 표명하는 등의 논란이 있었다. 특히 인근 콜롬보 항구에 민용 컨터이너 선박이 주로 입항하여 함반토타 항구는 한적하여 중국 해군 함정과 잠수함이 입항하면 보안이 더 잘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중국의 자신감

중국의 해외 군사기지 구축은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2050년 세계 일류 군대 건설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 동안 중국은 해외 군사기지 건설과 해외 주둔군 파견에는 부정적이었으나, 2013년 9월과 10월에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지경학적 논리인 실크로드 개념에 이어 중국군의 해외 파병 증가, 해외투자 및 거류민 보호 필요성 등의 요인이 발생하자 해외 군사기지 확보는 중국꿈과 강군꿈 구현을 위한 절지 절명(切至絶命)의 군사현안이 되었다.

이러한 중국 해외 군사기지는 주로 해군보장기지로 집중되어 확보되고 있다. 특히 인도양과 남태평양에서의 거점 군사기지를 구축하는 것 이외 일대일로 전략이 적용되는 국가에 장기 임대 전용 부두를 확보하여 해군보장기지를 대체하려고 한다. 이에 대한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를 신제국주의 형태라고 비난을 하나, 여전히 중국의 입장은 자신이 있으며, 이는 과거 19세기 말 중국이 서구 열강에 잃어 버린 항구와 도시와 같이 지금 되갚음을 해 주고 있다는 논리로 이해되곤 한다.

[출처:셔터스톡]

예를 들면, 중국 지부티 해군보장기지 확보를 보는 미국과 서방국가의 우려에 대해 중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그리고 사우디 아라비아들도 중국과 같은 이유로 지부티에 기지를 갖고 있는 가운데, 왜 유독 중국만이 우려가 되는가”하고 반문하는 자신감이다. 희망하건데 중국의 해외 군사기지 확보가 과거 15세기 중국 정화 제독의 해외 원정이 재현되는 모습으로만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글=윤석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정리=차이나랩 정용환

윤석준은
한국군사문제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이자, 예비역 해군대령이다. 2011년 12월31일 제대 이전까지 수상함 전투장교로 30년 이상 한국해군에 복무했으며, 252 편대장, 해본 정책분석과장, 원산함장, 해군본부 정책처장, 해본 교리발전처장 및 해군대학 해양전략연구부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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