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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3회

기사승인 20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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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3회

그는 약간 늦은 9시쯤에 집에 들어섰다. 중학생인 아영이의 방에 불이 켜져 있었다. 중간고사 기간이라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듯 하였다. 언제나 서로가 바빠서 마주볼 기회가 없어 모처럼 관심을 가지고 딸의 문을 살짝 열어 보았다. 아영이는 부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컴퓨터 소리가 나지 않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인기 연예인 사진을 모으고 가요를 듣고 있었지만 혹시 음란 싸이트를 접속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섬뜩하였다. 유해싸이트 차단은 하였지만……

소리 없이 살짝 연 문을 닫고 그는 거실의 소파에 앉았다. 내일은 근무하는 학교의 개교기념일이니 딸이 학교에 가면 컴퓨터 접속내용을 점검해 보아야겠다고 다짐하며 가까스로 혼내려는 것을 미루었다. 컴퓨터는 백해무익이라고 하며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필요치 않다하여 컴퓨터를 사주지 않았었다. 그런데 학습강좌를 다운받아 듣고 싶어해서 설치를 해준지가 일 년 쯤 되었는데 딸도 별 수 없었다. 컴퓨터는 이제 아이들의 점유물, 필수품이 되듯 하였다. 문득 일본 학생과 싸이월드에서 교제하고 있다는 아영이의 말이 떠올랐다. 그는 그 일본학생과 무슨 내용을 주고 받는지 궁금해졌다.

언젠가 딸이 던졌던 말이 떠올랐다.

“아빠 이또우히로부미를 안중근 의사가 왜 죽였나요?”

“넌 아직도 그런 기초 역사지식을 모르니? 참 한심하구나!”

“학교에서 배운지가 오래되어서요. 요즘 국사는 필수과목이 아니라 선택과목이고 1년만 배우고 있잖아요”

“상하이에서 안중근 의사가 죽였나?...확실히 잘 모르겠어요”

“하얼삔에서 저격한 애국자야”

“의사인데 왜 사람을 죽여요?”

그는 너무 어이가 없었다.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의사가 아니라 나라를 위해 의로운 일을 한 사람을 <의사> 라고 칭하여 부른다 ”

말로 가르치다가는 열이 받쳐 딸에게 폭언할 것 같아 참고, 안중근의 전기를 딸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일축해버렸다. 잔소리 많은 아버지, 화를 잘 내서 대화하기 싫은 아버지로 낙인찍히고 싶지는 않았던 것이다.

그는 피곤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시절이 수상하여 요즘은 꿈자리도 사나웠다. 일제시대에 강제노동에 끌려가서 참살을 당하였다는 조상님의 얼굴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조상님들의 그 넋마저 이 시대와 후손들이 한심스럽게 여기는 듯하였다.

“정신 차려라. 이 놈들아! 잃었던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 나의 형은 총살을 당하였고 어머니마저 모진 고문 끝에 돌아가셨다. 나라가 잘되지 못하면 우리 모두가 이렇게 불행하게 되는 거야. 지금 너희 세대를 돌아보니 식민지 당하기 딱 좋은 십상이구나. 조상들의 전래를 또 밟고 있으니… 일본 놈들이 얼마나 우습게 보였으면 눈뜨고도 새빨간 거짓말을 공연히 하고 있단 말이냐. 젊은이들은 흥청망청. 방탕하고 있고 정치인들은 국사를 하찮게 여겨 배워도 되고 안 배워도 되게 하여 그나마 희미한 민족의식과 역사의식마저 차단하고 있으니 참으로 나라의 꼴이 어떻게 되려는지……

백발의 근엄한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며 노인은 사라졌다.

한애자 단편소설 〖독도 아리랑〗4회 계속,.

한애자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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