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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작성 ‘계엄령’ 문건 공개..군인, 국가를 통치하다

기사승인 2018.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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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시위로 한창이던 “2017년 3월 10일, 비상계엄선포”?

[뉴스프리존= 김원기 기자] 2016년 초겨울부터 시작된 촛불 정국 당시, 박근혜 정부의 국군기무사령부(당시 사령관 조현천)가 계엄령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기무사가 작성한 문서인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군사 2급 비밀로, 총 67쪽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무사가 작성한 문건이 그대로 실행됐으면 어떠했을까.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선고 당시로 돌아가, 이 문건에 따라 가정의 역사를 써본다. 군인이 국가를 통치하면 이렇게 된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정부, “공공의 안녕질서를 위해 전국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기각됐다. 태극기부대는 환호를, 촛불시민들은 분노했다. 그토록 춥고 시린 겨울, 촛불을 들고 거리에서 ‘탄핵’을 외친 시민들은 다시 거리로 나왔다.

그 시각, 국방부. 한민구 국방장관 주관으로 이순진 합참의장, 장준규 육군참모총장, 조현천 기무사령관, 조종설 특전사령관, 구홍모 수방사령관 등과 국방부 정책실장, 합참 정보.작전본부장, 군사보좌관 등이 모여 비상대책회의를 열었다.

2016년 7월 터키 계엄시 군부가 시민의 저항으로 실패했던 사례에서 최소한의 인원들이 모여 계엄 성공을 위한 보안을 지키려던 것.

이들은 “폭력집회 및 시위의 규모, 사회혼란 가중 정도 및 경찰에 의한 치안통제 능력, 정부의 사법.행정 기능 발휘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폭력시위 발생 지역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시행지역을 결정하되, 현 상황 고려 시, 전국적인 시위확산 예상으로 전국 계엄 등을 우선으로 판단한다”고 논의했다.

서울시장 등 지자체단장의 요청이 불분명해 위수령은 쉽지 않고, 계엄에 대한 국민감정 악화로 전국적 규모의 시위확산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어 경비계엄 대신, 비상계엄을 결정한다. 비상계엄은 사법부를 포함해 모든 정부 부처에 대한 강력한 통제로 사회질서 회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 기무사령부가 작성한 '대비계획 세부자료' 중 비상계엄 선포문과 담화문 내용. 2017년 계엄령을 치밀하게 준비했다는 증거이다.

이들은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추천한다. 이순진 합참의장은 전시상황에서 계엄사령관이 될 수 있다는 자체적인 판단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육사 중심의 비상대책회의에서는 3사관학교 출신 이순진 합참의장이 탐탁지 않았던 것.

“현재와 같은 정부 기능 및 치안 질서가 마비된 상황에서도 대북 억제력 발휘가 절실한 바, 군사대비태세는 반드시 확립되어야 하”며 “계엄사령관은 군사대비태세 유지 임무에서 자유로워야 하며, 현행작전 임무가 없는 각 군을 지휘하는 지휘관으로 임명해야 한다”면서 장준규를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해줄 것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황교안 대통령 직무대행 체제도 염두에 뒀다.

이와 함께, 탄핵소추안 결정 이후 집회.시위 확산 등 국가 위기상황 관련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 및 치안 질서 확립을 위한 군사작전 지원을 위해 전국 비상계엄선포를 건의, 대통령의 재가를 받았다.

계엄이 선포되기 전, 한민구 국방장관은 주한 외국무관단을 소집해 현재 국내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동요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주한 외국 대사를 대상으로 일부 언론의 편파 보도에 따른 국내 상황이 왜곡돼 보도되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했다.

심지어 국방장관은 주한 미국 대사와 중국대사를 따로 공관에 불러, 비밀리에 계엄의 불가피성에 관해 설명했다.

그리고 정부는 전국에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정부는 탄핵 결정 이후 집회.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시위대의 무장 및 폭동, 강력 범죄 확산 등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됨에 따라 공공의 안녕질서를 회복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위기를 종식시켜 헌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이 전국 비상계엄을 선포한다.

1.계엄의 종류 : 비상계엄

2.계엄지역 : 전국

3.시행일시 : 2017년 3월 10일 00:00부

4.계엄사령관 : 육군참모총장 육군대장 장준규

대통령 박근혜”

뒤이어 장준규 계엄사령관은 담화문을 발표한다.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현재 우리는 대규모 폭력 소요로 인해 치안 행정기능이 마비되는 등 국가비상사태를 맞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유언비어 확산으로 사회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대학가를 중심으로 폭력시위 확산 및 사재기가 급증하고 있어,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헌법 제77조에 의거하여 17년 3월 10일 00:00을 기하여 대한민국 전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하였으며, 본인은 계엄사령관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국민여러분!

저는 계엄사령관으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사회질서를 회복하고 원활한 작전을 위하여 부여된 책임과 임무완수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우리 군을 믿으시고 계엄사령부의 통제에 적극 따라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국민총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계엄사령부는 공공의 안녕과 사회질서를 유지하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거듭 다짐합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립니다.

2017.3.10.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장준규”

전국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자 계엄사령관은 다음의 포고문을 내건다.

‘포고문’

“계엄법 9조(계엄사령관의 특별조치권), 대통령 공고문 제1호(비상계엄선포문)에 따라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고 계엄임무수행군의 임무수행을 지원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대한민국 전역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포고합니다.

1. 계엄이 선포된 전 지역은 2017년 3월 10일부터 야간 통행금지를 실시하니 준수해야 함.

 가. 통행금지 시간 : 23:00~익일 04:00

 나. 지구 및 지역 계엄사령관의 통행증을 소지한 자는 가능함.
1) 통행증 발급 대상자
 가) 계엄시 관련 필수요원 : 공무원, 동원된 민방위대원, 생활필수품 공급요원, 보도요원 등
 나) 야간통행이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 : 긴급환자, 의료종사자 등

다. 지구/지역계엄사령관 판단하 사회질서가 확립되고 계엄임무수행군 임무수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 지역은 야간 통행금지 해제가 가능함.
 (단, 통행금지 해제 및 시간 변경사항은 계엄사 보고후 시행)

2. 계엄임무수행군의 원활한 임무수행을 위해 지구 및 지역계엄사령관이 지정한 도로는 차량운행을 금지하되 허가된 도로만 사용해야 함.

3. 언론, 인터넷, 통신, 출판, 보도는 검열을 받아야 함.

가. 검열시간
1) 신문 : 조간(매일 12:00~22:00), 석간(매일 05:00~12:00)
 2) 방송 및 통신, 인터넷 : 수시
3) 주.월간지 및 기타 : 매일 13:00~15:00

나. 검열요령
1) 검열자료는 신문(간판 인쇄본 2부), 방송 및 통신(원고 1부), 기타 출판 간행물 및 전시물(견본 2부), 영상매체 및 공연물(제작품 원본 1부)를 제출
2) 인터넷신문은 각 신문사가 포털사이트로 전송 전 온라인으로 제출
3) 보도검열은 사전검열을 원칙으로 하며, 필요시 사후검열 가능

4. 보도매체 및 인터넷, SNS를 통해서 집회 및 단체행동을 선동하거나 유언비어 날조 및 유포행위를 금지함.

5. 자유민주주의 체제 부정과 전복을 기도하거나 이를 내용으로 한 불법 유인물, CD, 음반, 컴퓨터 보조기억매체 등을 제작.소지.배포하는 행위를 금지함.

6. 계엄사령관이 정하는 군수물자에 대한 조사.등록시 이에 응하여야 하며 임의 반출을 금지함.

7. 계엄임무수행군 임무수행에 저해되고 사실을 왜곡하는 사이버 공간을 포함한 유언비어의 날조 및 유포를 금지함.

8. 계엄선포지역에서의 의례적인 종교행사, 관혼상제 등을 제외한 사회혼란 및 계엄임무수행군 임무수행 방해를 목적으로 하는 일체의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함.

9. 사회혼란 조성 및 계엄임무수행군 임무수행을 저해하는 직장이탈, 조업거부, 태업 및 파업행위를 일체 금지함.

10. 각종 흉기, 폭발물, 화염병 등을 제조.소지.투척하는 등 일체의 폭력행위를 금지함.

11. 전국의 대학 이상의 학원은 휴교 또는 휴업지정 후 24시간 이내에 휴교 또는 휴업을 하여야 함.

이상의 포고를 위반한 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계엄법 제9조(계엄사령관의 특별조치권)에 의하여 영장없이 체포.구금.압수.수색할 수 있으며 계엄법 제14조(법칙)에 의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017.3.10.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장준규

군, 전국에 배치되다..포고문 위반자는 계엄군사법정으로

비상계엄선포와 포고문이 발표되자 전국에 군대가 투입됐다. 시위대의 저항이 가장 적은 야간을 틈타 장갑차를 이용해 6개 기계화사단, 2개 기갑여단, 6개 이상의 특전사 소속 군인들이 총을 휴대한 채 거리에 나왔다. 75만 명의 촛불시민들을 1만 5천 명의 군인이 진압할 수 있는 규모이다.

주요 시설이 집중된 서울은 엄혹했다. 2개 사단, 2개 특전여단으로 구성된 계엄군은 청와대, 헌법재판소, 정부청사, 국방부를 장악했다. 대규모 집회가 예상되는 광화문광장은 경찰 1만5천 명, 30사단 2개 여단, 9공수여단이, 여의도에는 20사단 1개 여단이 배치됐다.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707대대가 대기했다.

서울 외에 경기 2, 5기갑사단과 9특전여단, 강원 11사단과 3특전여단, 충청 8사단과 13특전여단, 전라 26사단과 11특전여단, 경상 수기사와 7특전여단이 각각 맡았다.    

▲ 계엄군은 '시위대 저항이 가장 적은 야간에 진입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계엄법에 따라, 조현천 기무사령관이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다. 합동수사본부장은 계엄사령관의 명을 받아 소관업무를 처리하고, 계엄사령관이 지정한 사건의 수사와 정보기관 및 수사기관의 조정.통제 업무를 관장한다.

합동수사본부장은 국정원 안보수사국장, 경찰 보안국장, 헌병 조사본부장을 조정하는 위치로, 계엄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체포.구금.조사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지녔다.

그리고 계엄군사법원이 설치됐다. 계엄선포 시 계엄관할 지역 내 사법, 검찰 및 법무행정사무를 관장해 신속하고 엄정한 사법 및 법무행정 시행으로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와 계엄작전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내란 및 외환의 죄, △국교에 관한 죄, △공안을 해치는 죄, △폭발물에 관한 죄, △공무방해에 관한 죄, △총포.도검.화학류 등 단속법에 규정된 죄, △군사상 필요에 의하여 제정된 법령에 규정된 죄, △통화에 관한 죄, △살인의 죄, △강도의 죄, △방화의 죄, △국가보안법에 규정된 죄 등을 다룬다.

위에 해당되는 13개 죄를 계엄령하에서 피할 수 있는 촛불시민이 얼마나 될까. 계엄군은 촛불시민들을 하나둘씩 잡아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지역에서 계엄사령관은 군사상 필요시 체포, 구금, 압수, 수색, 거주, 이전, 언론, 출판, 집회, 결사 또는 단체행동에 대해서 특별한 조치가 가능하다’는 계엄법 9조에 따른 것.

시민들은 이사할 수도 없었다. 한 장소에 여러 명이 모이면 끌려갔다. 길을 걷다 수상하다고 의심받으면 아무 때나 영장없이 수색을 받았다. 책도 낼 수 없었고, 신문과 TV도 맘대로 볼 수 없었다.   

▲ 계엄사령부는 합동수사본부를 편성하도록 했으며, 본부장은 기무사령관이 맡도록 했다.

 

▲ 비상계엄 선포시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내용.

 계엄군이 끌고 간 시민 중 주요 사범은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에서 직접 처리됐다. 기타사범은 헌병, 경찰, 국정원 등에서 수사했다.

수사 1국은 기무사 중심으로, 포고령 및 계엄법 9조 특별조치권 중 수사관할 범죄, 형법상 내란.외환죄 및 국가보안법 위반죄, 군형법상 반란, 이적의 죄, 군사기밀누설, 암호부정사용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등을 다뤘다.

수사 2국은 헌병이 다루며, 내란.외환.국가보안법 외 사회지서를 유지를 해하는 범죄 등을 맡았다.

수사 3국은 경찰로, 경찰청 홍제동 수사분실에서 수사 1국과 2국 관할이 아닌 범죄를 처리했고, 국정원 중심의 수사 4국은 형법상 내란.외환의 죄, 군형법상 반란의 죄, 국교에 관한 죄, 국가보안법 위반 죄, 사이버 범죄수사 등을 맡았다.

여기서 조사받은 시민들은 각 지역에 설치된 계엄군사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단, 계엄군사법원이 재판권을 갖는 범죄 중 중요범죄를 제외한 범죄는 계엄군사법원의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해 계엄법 제10조 단서의 규정에 따라 일반법원에 재판권을 위임한다고 계엄사령부가 알렸다.

그렇다고 일반법원에서 처리되는 경우가 얼마나 됐을까. 계엄사령관이 특별히 지시한 사건 또는 계엄군사법원 관할 사건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엄군사법원에서 재판한다는 단서가 붙었다.

계엄군, 국회와 정부를 장악하다..대외 유화책도

계엄사령부는 국회의 계엄령 해제를 저지했다. 국회는 임시회의를 소집해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해제를 시도했다.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해제를 요구하면, 대통령은 해제해야 한다는 헌법 77조에 따른 것이다.

그런데, 계엄사령부는 당.정협의를 통해, 국회의원 설득 작전에 들어갔다. 이들은 여당인 새누리당을 통해 계엄의 필요성과 최단 기간 내에 해제하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계엄해제 의결에 참여하지 말라고 유도했다.

이래도 안될 경우, 계엄사령부는 국회의원 299명 중 진보성향 160여 명, 보수성향 130여 명으로 각각 분류, 집회.시위금지 및 반정부 정치활동 금지 포고령을 선포해 위반한 국회의원을 집중 검거해 사법처리했다.

결국, 정족수에 미달한 국회는 국회의장 직권으로도 계엄해제가 상정되지 못했다. 계엄을 그대로 유지됐다.

▲ 국회를 장악하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계엄군은 정부도 장악했다. 각 군 본부에서 중.대령급 장교 48명을 소집, 각 부처에 2명씩 파견했다. 정부 부처별 5급 이상 공무원 2명은 정부연락관으로 계엄사에 소집됐다.

계엄군의 원활한 정부 부처 업무 통제를 위해, 계엄위원회가 설치됐다. 계엄사령관의 자문기구로, 계엄부사령관이 위원장을 맡고 군, 정부 차관급 인사, 대한 부총장 및 교육감 등 학계, 언론사 국장급 인사 등 20여 명으로 구성됐다.

계엄군은 자신들의 통제를 거부하는 정부 부처에 대해서는 대통령 및 국무총리를 통해 경고 및 제재조치를 하고, 공무원은 계엄법 제8조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처벌을 내렸다. 이러한 모든 행위는 ‘치안질서 유지’라는 이유로 자행됐다.

계엄군은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위한 외교활동도 강화했다. 계엄사령관은 주한 무관단을 소집해 계엄의 불가피성과 신속한 사회질서 확립 등 계엄 시행의 지지를 당부했다.

국방장관은 주한 미 대사를 초청해, 미국 정부가 한국의 계엄 상황을 인정해달라는 부탁했다. 외교장관은 기자, 기업인 등 주요 국가 주한 사절단을 초청해 계엄 시행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

장정규 계엄사령관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공고문을 발표했다. 외국인 유화책이었다. “공항만 출입 통제 간 외국인 등록증 및 여권 소지자는 출국을 허용한다. 국내 주둔 외국 기업 및 법인의 영업활동을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계엄군, 보도통제에 나서다..SNS 계정은 강제로 폐지

계엄군은 재빠르게 언론 장악에도 나섰다. 계엄사령부에는 기무사 1명, 현역 13명, 동원 34명으로 구성된 보도검열단이 구성됐다. 합동수사본부에는 합수본부 7명, 계엄사.문체부 파견관 각 1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언론대책반이 설치됐다.

이들은 ‘보도검열 요령 및 지침’을 하달했다. 계엄에 유해되고 공공질서를 위협하며 군의 사기를 저하하고 군사기밀에 저촉되는 내용은 보도금지됐고, 정부와 군의 발표, 반정부 의식을 불식시키며 시위대의 사기를 저하하는 내용은 확대보도 대상이었다.

조간신문은 매일 05:00~12:00, 석간신문은 매일 15:00~22:00, 방송.통신.인터넷 매체는 수시, 주.월간지는 매일 13:00~15:00 한국언론회관에서 검열을 받아야 했다.    

▲ 보도지침.

만약, 보도지침을 위반할 경우, 1차 경고에 이어 2차 기자실 출입금지, 보도증 회수, 현장취재 금지, 외신매체 출국조치 처분을 받아야 했다. 세 번째 위반하면 3년 이하 징역의 형사처벌을 받았다.

그래도 지침을 어길 경우, 매체 등록을 취소하고 보도정지 조치를 내렸으며, 전국적으로 <KBS-1TV>와 라디오를 단일방송으로 전환했다.

보도가 단일화되자, 문체부 장관이 정부발표를 국방부와 계엄사가 상황을 브리핑하는 것을 기자들은 문체부가 운영하는 프레스센터에서 받아써야 했다.

그리고 언론 통폐합도 진행됐다. 계엄군은 방송 22개, 신문 26개, 통신 8개로 중앙 언론사를 통폐합했고, 지역 언론은 방송 32개, 신문 14개로 묶었다.

인터넷 포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통제됐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민.관.군 합동으로 ‘인터넷유언비어대응반’이 설치, 모니터링을 강화해 불온내용이 식별되면 신속하게 차단했다. 유언비어 등을 유포하는 인터넷 포털과 SNS 계정은 계엄법 제9조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직권으로 폐지됐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됐다. 계엄령은 선포되지 않았다. 군인이 국가를 통치하는 세상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통일뉴스>는 자유로이 기사를 쓸 수 있다. 촛불시민의 힘이 더욱 고마운 하루를 우리는 보내고 있다.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관련 ‘대비계획 세부자료’는 다행히 실행되지 않았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원기 기자 coolkim20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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