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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계엄령 문건, 생각으로도 끔직힌 박근혜 친위 쿠데타

기사승인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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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7 당시 발행된 경향신문 1면

[뉴스프리존=정수동 기자] 쿠데타는 프랑스어다. 해석은 "무력으로 정상적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것”. 이에 대해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세 가지로 쿠데타의 성격을 분류하고 있다.  

우선 ‘변혁적 쿠데타’는 우리가 익히 아는 군부 쿠데타를 뜻한다. 軍이 정부에 반기를 들어 무력을 동원, 기존 정부를 해산시키고 군부가 조직하는 새로운 관료집단 체계 생성을 목표로 한다. 1961년 박정희 소장 등이 일으킨 5.16 쿠데타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 친위 쿠데타가 있다. 장기집권이나 정권수호의 필요를 목표로 하며, 명분은 보통 사회악 제거, 부패 제거 등을 내걸지만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기반 공고화를 위해 군대 등 무력을 동원, 기존 헌정질서를 중단시킨다. 박정희의 1972년 유신쿠데타가 여기에 속한다.  

또 거부의사의 쿠데타라고 새뮤얼 헌팅턴이 말한 ‘反대중 쿠데타’가 있다. 부정한 권력에 반발한 대중들의 집단적 저항 움직임을 억압하려고 일으킨 쿠데타다. 다시 말해 민중저항을 군의 힘으로 제압하려고 일으킨 쿠데타로서 1980년 전두환 소장 등이 일으킨 5.17 쿠데타가 이런 범주다.

따라서 이 같은 쿠데타들은 필연적으로 유혈이 동반된다.

직접적 유혈사태가 아니라도 ‘정치적 유혈사태’는 필수다. 박정희가 일으킨 5.16과 유신 쿠데타는 정치적 억압자를 다수 배출하고 인권탄압이 심하게 자행된 쿠데타였으며, 전두환이 일으킨 12.12 군사반란에 의한 5.17 쿠데타는 ‘광주항쟁’이라는 우리 현대사에 씻기 어려운 참혹한 유혈사태를 빚었다.  

그런데 현재 이 땅에서 보수를 참칭하는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란 정치집단은 이들 쿠데타로 잡은 권력을 40년 향유한 후예들이다. 이들은 이 쿠데타들을 ‘혁명’으로 부르고 싶은 사람들임과 동시에 ‘근대화 세력, 또는 개발세력’이라고 쿠데타 주동 군인들과 그에 봉직한 복무자들을 칭송한다.  

때문에 그들에게는 쿠데타에 대한 죄의식이 없다. 인권을 억압한데 대한 죄의식은 물론 총칼로 사람을 죽이고 생매장한 전두환 군부의 광주 패악질에도 근본적 죄의식이 보이지 않는다. 이는 이번에 드러난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에서 보이는 친위 쿠데타적 모의를 대하면서도 이 엄청난 죄악상을 보기보다 문건유출의 죄를 말하고, 소요사태 제압을 위해 군을 동원해도 된다는 인식도 가볍게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정권 하 2016년과 2017년의 촛불집회를 억압하기 위해 위수령과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기무사 작성 문건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군 인권센터에 의해서다.

▲ 이철희 의원이 공개한 기무사 문건 중 일부

군 인권센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군 기무사령부는 2017년 3월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란 위수령과 계엄령에 관한 세부적 내용까지 검토한 문건을 작성했다.

즉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될 시 일어날 국민반발을 제압하기 위해 특전사와 기갑여단, 그리고 기계화사단을 동원, 광화문과 여의도에 배치하며, 기무사령관을 합동수사본부장으로 하는 국가 경찰권 검찰권을 군이 장악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엄연한 친위 쿠데타 계획이다.

따라서 만약에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 시 나타났을 유혈사태는 80년 5월 광주에 비견할 ‘무시무시한’ 참극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 문건의 작성자와 지시자 등을 밝히라면서 이를 위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매우 당연한 조치다. 21세기 대한민국 서울 광화문에 착검한 특전사가 배치되고 정부청사와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기갑부대 전차가 배치되면서 촛불을 군화로 밟으려 했다는데 이를 구상하고 지시하고 실행에 옮기려 한 당사자와 책임자를 찾아내라는 것은 곧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지시에 대해 쿠데타 세력의 후예들인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우선 문 대통령 지시가 나오기 전, 이 문건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자 지난 6.13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던 강연재 변호사가 “소설을 씁니다. 왜곡. 억지 오바가 도를 넘습니다”라며 이를 왜곡과 억지라고 치부하고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리할 때 한 번씩 이런 거 던져주면 진짜 앞뒤 정황, 사실 체크. 각자 판단도 없이 덥썩 물고 미친 듯이 흥분하는 개돼지의 수준으로 우리 국민을 보고 있는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언론이 왜곡보도를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또 이 문건에 대해 “'촛불 집회'에 위수.계엄령 검토가 아니라 '경찰서 방화. 경찰 무기까지 탈취한 과격폭동 사태' 와 위수.계엄령‘이 정확한 워딩”이라고 해석하고 이를 “군이 마땅히 할수 있는 이런 검토안”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위와 같은 폭동 사태를 상정했을 때 어떻게 대응. 진압할 생각인지 밝혀보시기 바란다”고 종주먹을 들이대기도 했다.

그리고 문 대통령의 지시가 나오면서 자유한국당도 본색을 드러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 대변인은 “독립수사단은 기획적, 정략적으로 수사를 해서는 안 된다”면서 “적폐몰이를 하거나 국가기관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수사를 해서도 안 된다”고 제동을 걸고 나섰다.

특히 이날 윤 대변인은 “문건의 어느 부분을 보더라도 실제 위수령 또는 계엄령을 통한 쿠데타 의도가 전혀 없다”고 단정하고는 “비밀로 분류되는 국군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 등이 지난주 한꺼번에 쏟아진 것도 수사대상이다. 유출과정의 위법성에 대한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화적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유혈로 다스리겠다는 문건의 본질보다 유출이라는 지엽적 문제로 사태를 덮겠다는 의사표시다. 김진태 의원은 한 술 더 떴다. 그는 문 대통령의 독립수사단 지시에 대해 “거짓선동으로 애꿎은 기무사를 문닫게 하려는 수순”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군과 국민을 이간시키려 한다"거나 "기무사 보고서를 유출한 군사기밀 유출사범부터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이 숫법은 이들 전매특허다. 1992년 대선 때 김영삼 득표를 위해 지역감정을 극대화하자는 기관장들의 선거개입 현장인 부산 초원복국집 선거법 위반 불법공모 사건을 사건 본질보다 녹취과정의 위법을 따진다며 이를 폭로한 사람들을 건조물 침입 같은 죄목으로 다스려 불법의 본질을 덮은 바 있다.

또 2014년 정윤회씨 등의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문건이 불거졌을 때 비선실세의 국정개입이란 본질보다 문건유출 사건으로 치환, 사건의 본질을 덮기도 했다.  

더 한심한 인식은 강연재 변호사의 인식이다. 강 변호사는 ‘촛불집회 위수 계엄령 검토가 아니라 경찰서 방화. 경찰 무기까지 탈취한 과격폭동 사태' 와 위수.계엄령‘이 정확한 워딩”이라고 해석하고 이를 “군이 마땅히 할수 있는 이런 검토안”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위와 같은 폭동 사태를 상정했을 때 어떻게 대응. 진압할 생각인지 밝혀보시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 변호사의 이런 발언은 시민이 왜 봉기하는가?에 대한 고찰이 없이 시민봉기를 다스리기 위해 무력을 동원할 수 있다고 주장함과 같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도 시민이 봉기하면 그렇게라도 해야 할 것으로 예견한다. 즉 패악한 권력에 봉기한 시민을 무력으로 다스려도 된다는 인식이 그를 지배하고 있다.  

이는 결국 1980년 5월 광주의 군부 유혈진압이 옳았다는 인식이며 4.19 당시 시민을 향한 발포가 옳았다는 인식도 된다. 이런 인식이 ‘보수’라는 타이틀을 단 젊은 변호사가 가진 인식이다. 이런 사람들이 그러면서 나랏일을 하겠다고 맡겨달라고 한다. 언필칭 국회의원 후보였다.

그래서다. 박근혜의 탄핵은 역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한 것도 역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이 역사의 진전은 민중의 각성으로 이뤄졌다. 저들의 득세가 생기지 않으려면 민중은 좀 더 깨어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민중은 또 자신들이 위임한 권력자의 권력 일탈을 경계하고 감시해야 할 의무도 있다. 문재인 권력은 이를 잊으면 안 된다.

정수동 기자 3658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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