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논설위원장 / 문화커뮤니케이터

인공지능(AI)의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 벌써 다양한 일상 생활용품에도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2016년 알파고로 인공지능의 위상을 알게 된 이래 빠르게 실생활에 인공지능이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 되면 인공지능이 인간의 삶을 통할하는 세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인류에게 유익하게 활용되어야 할 인공지능이 악의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문제다.

지난 2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인공지능 기술의 윤리적 활용에 대한 국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는 ‘인공지능 길들이기’였다. 이는 바로 인공지능 활용이 사회 전 분야로 확산되면서 고도의 학습된 알고리즘이 반윤리적으로 쓰여 인간사회의 위험이나 위협의 요소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토미 왈시 교수는 인공지능이 살상무기화 될 수 있는 군사적 활용 사례를 지목하며 선제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만약 인공지능이 인류사회에 역기능을 하게 된다면 이는 기술과 함께 인간 존엄의 보편적 가치라 할 수 있는 ‘문화’를 생각하지 않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번 세미나가 인공지능 윤리문제를 다뤘다면 이는 다른 말로 인공지능의 문화적 가치를 인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고도의 디지털 문명을 향해 질주하는 것에는 인간의 근본 정서인 아날로그적 문화감성의 제어 기능을 통해 균형속도를 유지하게끔 되어야 한다. 인공지능이 사회를 지배해 버린다면 인간사회는 또 다른 정글이 될 수도 있는 우려가 기우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잖아도 현대사회는 치열한 물질사회와 고도의 기술사회가 되면서 더욱 치열해지며 감성이 메말라가는 정글이 되어가고 있는 추세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화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노벨문학상 작가인 알베르 카뮈는 이렇게 말했다. “문화와, 그 문화가 풍겨주는 자유스러움이 없이는 사회란 설사 완벽하다 하더라도 단지 정글일 뿐이다.” 여기에서 그가 말하는 문화는 정신의 자유를 의미할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인간이 기계에 얽매이는 속박의 상태가 될 것이 분명하다.

문화는 곧 인간의 여유이자 품격이다. 문화의 정도에 따라 ‘격(格)’이 달라지는 것이며, 그래서 문화는 인간사회에서만 성립되는 개념이다. 영국의 유명한 래글런 백작은 ‘문화는 인간이 누리는 것이지 원숭이가 갖는 게 아니다’라고도 했다.

요즘의 사회문화체계는 ‘발전(evolutionary)'의 차원을 넘어 ’혁명(revolutionary)'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런 급진적 변화는 더욱 아날로그의 문화적 감성을 필요로 하게 한다. 그래서일까? 미래학자들은 한결같이 기계문명이 발달하다보면 더욱 아날로그 감성이 절실해지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번에 열린 인공지능 국제세미나가 인공지능 개발의 윤리적 사용을 다뤘다는 것은 인공지능의 문화적 가치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나 다름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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