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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에 부는 극우주의 바람, 그 속에 파고드는 ‘이민자 혐오’

기사승인 2018.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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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포털인용

혹자는 미국의 트럼프 당선과 유럽의 극우주의 정치현상을 동일한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냐고 물을 수도 있다. 본지 기자 가 고심한 것 또한 같았다. 대서양을 두고 떨어진 USA와 EU라는 두 공동체에서 같은 극우주의 정치공학 원리로 설명될 수 있나 자문자답했다. 미국과 유럽은 점차 이민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극우주의 정당의 세력이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필연적인 결과가 아니다. 극우주의 정치인 혹은 정당이 자국의 경제 상황 악화 원인을 이민자로 단정하기 때문에 발 생하는 결과이다. 본지는 한 사회 속에서 극우주의 패러다임이 작동하는 상황과 원리를 조사해보았다.

왜 그들은 트럼프를 택했나?

지난달 미국에서 치러졌던 대선의 승자가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라 는 사실은 아직도 전 세계인들에게 충격으로 남아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중에 인종 차별적 발언과 성희 롱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그 에게 마이너스 요인이 되기보다는 미 국인들에게 ‘솔직함’, ‘화끈함’ 등으로 받아들여져 오히려 플러스 요인이 되 기도 했다.

미국의 언론은 각종 여론조사를 통 해 힐러리의 우세를 점쳤었다. 우리나 라에서는 시사 주간지 <시사인>은 대 선 전 힐러리 당선을 전제해 놓고, ‘클 린턴 내각 누가 누가 입성하나’라는 제 목의 기사를 내보내 트럼프 당선 후 곧바로 독자들에게 사과한 적 있었 다. 이는 여론조사가 힐러리의 압승 또 는 트럼프의 석패를 내다봤기 때문이 다. 지난 대선에 투표하지 않았던 유 권자가 이번 대선에도 참여하지 않을 거라고 단정하는 여론조사의 허점이 이러한 오판의 단초를 마련했다.

사진: 포털인용

‘Shy trump voters(소심한 트럼프 지지자)’, 즉 마음속으로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만 여론조사에는 반영되지 않았던 이 들이 이번 대선의 숨은 주역이었다. 트 럼프는 자신의 선거 전략에서 백인 노 동자 층을 주로 공략했다. 자신의 공약 에서 ‘TPP를 탈퇴하겠다’, ‘동아시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철수시켜 그 방 위비를 국내 일자리 창출에 쓰겠다’ 등 의 발언은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소외 돼왔던 백인 노동자들에게 정치적 희 망을 불러일으켰다.

곧이곧대로 말하는 트럼프의 생각 이 실제 정책에 반영될지는 아직 미지 수다. 그는 선거 운동 기간 중 멕시코 불법이민자들을 ‘강간범’이라고 부르 면서도, 이들의 표를 끌어모으기 위해 멕시코 전통 음식인 타코를 먹는 것을 SNS에 올리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주 한미군 철수에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 도 보였지만, 당선 직후 박근혜 대통령 과의 통화에서 한미 동맹은 굳건하다 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행보는 그가 ‘포퓰리스트’가 아닌가 하 는 의심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유럽에 부는 ‘극우주의’ 바람…EU 해체되나?

지난 6월에 있었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현상이 다 른 EU회원국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 로 보인다. 현재 다른 회원국에서는 프 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이탈), 이 탈리브(혹은 이탈렉시트, 이탈리아), 덱시트(덴마크) 등의 도미노 엑시트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도미노 엑 시트란 EU회원국이 연달아 유럽연합 을 탈퇴하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이 중 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 이 가장 높아보인다. 프랑스가 유럽연 합을 이탈하게 된다면, 사실상 유럽연 합은 해체 수순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러한 유럽의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각 국가 내에 있는 극우주 의 정당이다. 현재 유럽에서는 대표적 인 극우정당으로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전선(National Front)과 지난 6월 브렉시트를 이끌었던 영국 의회 내 1 당 영국독립당(UKIP)이 손꼽힌다. 국 민전선은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이변 을 보일 것이 예측된다. 이외에도 이탈 리아, 그리스, 오스트리아 등에서 활동 하고 있는 극우정당들이 국민들로부 터 점점 지지를 받고 있는 추세다.

서구에 불어닥친 ‘반(反) 이민자 정서’의 양상

 미 대선에서의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과 유럽에서의 극우정당 득세 현 상의 중심에는 ‘반 이민자 정서’가 있다. 물론 대부분의 유럽 연합 국가들은 1990년대부터 많은 난민들을 그들의 사회에 포섭했다. 하지 만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와 2008 년 세계 경제불황으로 인한 실업률 증가로 ‘반 이민자 정서’의 골은 깊어져갔다.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들의 유럽 대이 동은 많은 피난민들이 서구권 국가로 옮겨가 게 되는 현상을 낳았다. 5년 가까이 계속되는 시리아 내전으로 지금까지 적어도 25만명이 숨졌고, 440만명의 국외 난민을 포함해 모두 1100만명의 강제이주자가 생겼다. 요르단, 레 바논, 터키 등 인접국에서 포화 상태에 이른 난 민들은 유럽으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 는 유럽에 들어온 난민들의 수가 100만명을 넘 어섰다고 밝혔다.

독일의 우호적인 난민 수용 정책이다. 지난 8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는 시리아 출신 난민을 기존의 유럽연합 난민 법규와 상관없이 모두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했 다. 유럽연합은 시리아 난민 분산수용을 강력 히 추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도주의적 조처 는 시리아 출신이 아닌 난민이나 단순한 경제 적 이주자들까지 뒤섞여 유럽으로 밀려오는 부작용을 낳았다.

난민을 받아들인 국가들은 이들에 대한 복 지 및 치안 등의 사회적 비용을 감당해야했다. 유럽의 각 지방에서 난민들의 폭력사태가 발 생할 때마다 유럽인들은 EU의 인도주의 정책 에 대해 돌아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독일 쾰 른에서 새해맞이 행사 중 알제리·아프가니스 탄·시리아 남성들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 력 사태는 메르켈 총리의 무조건적인 인도주 의 정책이 보여주는 악영향이라는 견해가 적 지 않았다.

각 국의 극우정당들은 이러한 사태 가 발생할 때마다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들 은 ‘현 정권의 잘못된 정책으로 기존에 살고 있 던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혹은 ‘난민들을 모 조리 추방해야한다’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 았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극우정당들의 비인 도적인 생각을 애써 부정하려 하지만 일부 수 긍하는 태도를 보인다.

한편, 미국은 멕시코로부터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에 대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법으 로 입국한 ‘멕시칸 아메리칸(혹은 라티노)’라고 불리는 이민자들이 ‘블루칼라(생산직 일자리)’ 일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일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던 요인은 그들이 고용 주에게 저임금으로 일하는 대신 신변을 보장 받는 일종의 거래를 했기 때문이다.

북미자유 무역협정(NAFTA)으로 인해 멕시코 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자 극빈층 멕시코인들이 임금이 좋은 미국으로 넘어오면서, 미국의 생 산직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그동안 오바마 정부는 무허가 이민자들이 미국 시민 권자 혹은 영주권 자녀를 둔 경우 합법적인 체 류를 보장하는 부모추방유예 행정명령을 내리 는 등의 친(親)이민자 정책을 내세웠다. 사회적 소수의 처우를 보장하는 오바마의 행보에 백 인 중하층의 속내는 들끓었을 것이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는 이러한 백 인 노동자들의 처지를 공략했다. 자신이 당선 되면 “불법이민 범죄자에게는 ‘관용 제로’ 정책 을 펴겠다”면서 “집권하면 첫날에 그들을 미국 에서 쫓아내겠다” 혹은 “남쪽 국경지대에 장벽 을 설치하겠다. 그 비용은 멕시코가 댈 것이다” 라는 발언을 하면서 백인 노동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다시 일어서는 극우주의 정치가들

극우주의 정치 개념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의가 따로 존재하지는 않으나, 학계에서 는 ‘배타적 민족주의’, ‘강한 국가에 대한 열 망’, ‘다문화주의 반대’, ‘이민자 혐오’, ‘급진 적 포퓰리즘’ 등을 핵심요소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극단적 인 ‘포퓰리스트’로 보는 견해가 많으나, 그 의 정책을 분석하면 ‘극우주의’로 분류될 수 있다.

왜 그들은 극우주의를 지지하나?
우리는 정치인들 혹은 정당들을 직관적 으로 진보와 보수로 구분한다. 동시에 유 권자들도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두 가지로 구분함에 따라 투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모든 정치적 목소리들 을 포괄하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그동 안 진보와 보수는 경제적 영역에서만 국한 해서 논의돼왔다. 경제 이슈의 주요 소재 인 시장에 대해 ‘국가가 개입할 것인가’ 혹 은 ‘개인의 자유에 맡길 것인가’는 오래된 사회경제적 이슈다. 여기에 사회문화적 양 상인 개인주의와 권위주의를 넣는다면 정 치적 현상에 대한 논의는 더욱 포괄적으 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 정치적 노선은 좌파개인주의, 좌파권위주의, 우파 개인주의, 우파 권위주의로 분류될 수 있 다. 허버트 키트셸트(Herbert Kitschelt) 등 의 정치학자들은 이러한 관점으로 정치현 상들을 설명해낸다.

하지만 이들이 사회문화적 양상을 바 라보는 태도는 다르다. 후보 1은 여성과 성 소수자 문제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반면, 후보 2는 학생들에게 사회적 소수자의 목 소리를 대변하고 이를 정책과 규칙을 통해 구현하고자 한다. 이때 후보1은 좌파 권위 주의, 후보2는 좌파개인주의로 분류될 수 있다. 물론 이와 반대되는 상황도 가정해볼 수 있다.

이러한 정치사회적 모델을 유럽과 미국 의 상황에 적용해봤을 때 우리는 극우주 의 세력의 득세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키 트셸트는 소련의 붕괴로 인한 냉전의 해소 와 정보·지식산업의 발전으로 후기산업사 회의 진입으로 대중들의 생각은 점차 우익 화됐다고 말한다.

이때 대중은 상대적으로 우파 개인주의적인 정치적 노선을 보다 지 지하게 된다. 정당들의 정치적 집권을 위 한 격전지는 우파 개인주의 지형이다. 후 기산업사회 진입 이전 생산직 노동자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던 사회민주주의 정당 등 의 좌파 정당들은 정치적 집권을 위해 우 파 개인주의적으로 돌아선 대중들의 수요 를 채우려한다. 이들은 대중들의 수요에 맞는 공약들을 내세움에 따라 대중의 지 지를 얻으려 노력한다. 하지만 이때 기존 에 전통적으로 이 정당을 지지하던 생산직 노동자들은 점차 소외되기 시작한다.

이어 진보적인 정당들이 점차 여성, 성소수자 등의 사회적 소수자를 대변하는 운동과 정 책적 방향을 지향하자, 전통적으로 사회주 의 정당을 지지하던 남성 생산직 노동자들 은 자신들의 입지를 대변해줄 정치노선을 찾는다. 극우주의 정당과 정치인들은 자신 들의 집권을 위해 이들을 공략했다. 이 정 치집단의 대표적인 구호는 ‘이민자 혐오’ 이다. 생산직 노동자들의 경제적 불행의 원인을 ‘이민자 혐오’에 맞춘 것이다.

‘이민자 혐오’는 서구에만 국한된 구호일까?

이번 트럼프의 당선과 유럽의 극우주의 정당의 약진으로 이민자 혐오 분위기가 노골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적지 않다. 비 록 그들의 생각이 정책으로 입안될 수 있 을 지는 미지수라고 볼 수있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지지율을 유지 혹은 높이기 위 해 이민자 혐오를 계속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떨까? 이민자들에 대한 경험이 없고 민족주의적 교육을 받 아온 우리는 극우주의적 정치 주장에 동 조하기 쉽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또한 유럽과 미국의 상황과 유사하게 외국인 노동자들이 생산직 일자리를 일부 차지하 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에 관한 범죄 기사 가 나오면 댓글은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 한 혐오로 점철된다.

우리 사회가 이민자 들의 수가 늘어나고 경제불황이 지속될 때 과연 우리는 극우주의 정치에서 자유 로울 수 있을까? 비판적 시민교육을 통해 우리 스스로를 다시 되돌아보는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참고문헌 • 박기성, 균열구조의 변화와 극우주의 정당에 관한 연구 • 오정은, 유럽의 반이민 정서 확산과 극우정당

안데레사 기자 sharp229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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