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소리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그도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도 서로가 외로웠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애춘은 채성의 가슴에 안겼다. 순간 오랫동안 굳었던 온몸이 풀려지는 듯 몸은 자유와 안정감을 찾으며 평안이 넘치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계속 훌쩍이는 애춘을 채성은 침실로 부축해 눕혔다. 애춘은 똑바로 누웠다. 그 동안 쌓였던 막힌 담벽이 헐리고 넓은 평원을 보듯 자연스럽고 평온해지기 시작했다.

“저, 고호의 그림을 좀 보세요!”

애춘이 채성에게 그림을 가리키며 말했다.

“고호의 해바라기! 고호는 언제나 저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갈망하였지!”

사뭇 엄숙하게 말했다

“저 그림을 보고 있으면 희망이 솟아나는 듯해요. 민 선생의 집에도 저 그림이 거실에 걸려 있었죠!”

▲사진: 고호의 해바라기 (포털인용)

그는 가방에서 무얼 꺼냈다

“자! 이 초대장을 한번 읽어 봐요!”

애춘은 그 겉표지를 잠시 훑어보았다.

“아니, 이건 송문학 박사님? 모델하우스센터? 송 박사님은 민 선생님의 남편이에요!”

“민 선생이라니?”

“같은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어요!”

“아니 그럼 그분과 같이 근무하고 있소? 송 박사의 안 사람이 교직에 근무하면서 모델하우스를 돕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말이오!”

“네, 맞아요. 제가 이렇게 변하게 된 것도 다 그분을 만나서지요!”

“어떤…?”

“생명의 은인처럼 저의 삶을 부활시킨 여인이지요. 마치 죽었던 시체와 같은 저의 삶에 바람과 같이 영향력을 행사한 귀한 분이에요!”

“그럼 당신의 모델이 되겠군!”

“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전 예감 했거든요. 뭔가 내 인생에 영향을 미칠 그런 여인으로 말이죠! 아니, 실제로 그녀를 만나면서 바로 저의 병든 모든 것들이 서서히 치유되고 있었으니까요!”

“아! 과연 송 박사님과 걸 맞는 여인이겠군!”

“민 선생은 생각의 군대를 이끄는 여인이죠. 목마르고 지친 정신적으로 나약한 현대인을 이끈 모델하우스죠.”

“모델하우스… 모델하우스…… 모델하우스……….”

앵무새가 드디어 주인의 소리를 따라하기 시작했다. 사무실의 앵무새가 너무 지쳐 보여 집의 거실로 옮겨 놓았던 것이다. 채성은 귀를 바짝 세웠다. 그리고 앵무새 곁으로 다가갔다. 신기하게도 털이 윤이 나고 눈동자에도 생기가 돌고 있었다.

‘응, 질서 속에 모든 생물이 생동하는구나!’

채성은 자신이 애춘과 화목해지자 미물도 생기를 얻으며 한 마음이 되는 것이 경외스러웠다. 애춘의 눈동자도 생기가 돌고 자신에게도 내적인 삶의 활기가 생동하고 있었다.

‘질서는 생명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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