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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슈브리핑 36회 -‘땅콩회항’으로 국제적 망신당하더니 ‘슈퍼 갑질’로 국민도 망신시켜

기사승인 201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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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방송내용정리 이규진]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일이 유감스럽게도 대한민국에서 일어나 한 달이 넘도록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행태가 하루가 다르게 전해지면서 국민들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박탈감과 분노는 표현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보여진다.

이른바 '물컵 갑질'로 시작된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 조사로 이어지고 결국 차례 차례 소환조사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1일, 경찰 소환조사를 마친 조 전무를 비롯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 전무의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등 조 씨 일가에 대한 소환조사가 예고되고 한진그룹내 직원들의 계속되는 폭로와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 등으로 총수 일가는 그야말로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이게 됐다.

24일,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조현아 전 부사장을 출입국관리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3년 5개월전 ‘땅콩회항’으로 포토라인에 서서 고개를 떨구던 그 모습을 다시 재현했다. 조 전 부사장은 모친인 이명희 이사장과 함께 필리핀인들을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가장해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민특수조사대는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고용 불법 여부를 알고 있었는지, 국내 입국에 얼마나 관여했는지를 조사했고, 9시간동안의 조사에서 조 전 부사장도 대부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외국인은 재외동포(F-4 비자)나 결혼이민(F-6) 등 내국인에 준하는 신분을 가진 이들로 제한된다. 출입국관리법은 취업활동 자격이 없는 외국인을 고용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허위사실을 들어 외국인을 초청했다가 적발된 경우도 같은 형량의 처벌을 받는다. 지난 11일, 이민특수조사대는 대한항공 본사 인사전략실 등지를 압수수색했고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마닐라지점이 필리핀 현지에서 가사도우미를 모집한 뒤 연수생 비자(D-4)를 받아 한진그룹 일가의 집에 들여보내는 데 관여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대는 대한항공 마닐라지점과 인사전략실 등이 한진그룹 일가의 지시를 받아 조직적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조달한 것으로 보고 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고, 현재까지 불법고용에 관여한 대한항공 직원 6∼7명이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이날 조사대는 조 전 부사장 소환에 앞서 불법 고용된 가사도우미 중 국내에 머무는 이들을 일부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대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대로 모친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차녀에 이어 장녀, 그리고 모친까지 줄줄이 소환 조사를 받게 됐는데 이들 일가의 수난은 검찰로 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부사장은 이민특수조사대의 소환 조사에 이어 밀수 혐의로 관세청에 소환되어 또 조사를 받게 됐다. 지난 21일, 관세청은 한진그룹 협력업체 창고에서 압수한 외국 가구 등이 신고 없이 밀반입된 것으로 판단하고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밀수 등에 대한 경위를 캐물을 계획인데, 동생 조 전무와 어머니 이명희 이사장도 혐의가 확인되는 대로 각각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28일, 모친인 이명희 이사장도 경찰 포토라인에 섰다. 이날 오전 경찰에 출두한 이 이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합니다’만 이야기했다.

이 이사장은 상습폭행 및 상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28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데 이어 30일 이틀 만에 다시 경찰에 재소환 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앞선 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내가 그럴 사람이 니다’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 측은 재소환 조사에서 이명희 이사장의 진술과 피해자 진술을 대조하며 미진한 내용을 보강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측은 이명희 이사장인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지만 전 현직 관계자들은 옷 차림과 큰 키의 체격으로 봤을 때 이 이사장이 맞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2014년 인천 하얏트호텔 신축 조경 공사장 현장에서 직원에게 손찌검하는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내사에 착수했다.

2013년 집 리모델링 공사에서 이 이사장이 작업자에게 폭언을 하는 음성 파일도 공개됐다.

경찰 조사 결과 해당 여성은 이 이사장으로 확인됐다. 이 이사장 관련 갑질 제보가 이후로도 계속되면서 피해자 진술 확보에 나선 경찰은 지난 6일 정식 수사로 전환한 뒤 10명이 넘는 피해자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 이사장 측이 피해자들을 회유할 것에 대비해 피해자 신원 노출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금까지 경찰 조사에 응한 피해자들은 이 이사장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으며 이 이사장 측은 언론에 공개된 일부 피해자들을 찾아가 합의를 시도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의 추가 진술을 받은 뒤 이 이사장에 대한 상습폭행 혐의 적용 여부 등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상습폭행은 폭행죄와 달리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못하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 피해자 의사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다.

여기에 가위 등 물건을 던졌다는 피해자의 폭로가 이어지면서 경찰은 이 이사장에 대해 상습폭행과 특수폭행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녀 조 전 전무에 이어 조 전 부사장, 이 이사장까지 경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이후 조사대상으로 거론되는 조양호 회장도 소환조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은 해외밀수 의혹과 함께 선친인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의 재산 증여 과정에서 해외재산을 신고하지 않아 수 백 억원대에 달하는 상속세를 탈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재 조 회장 일가와 주변 계좌에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포착, 비자금 조성 여부에 대해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조현민.조현아.이명희에 이어 조양호 회장, 그리고 장남 조원태 사장에 대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게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기내 상위 클래스 좌석에서 경고 방송을 금지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항공 직원이 조 사장의 지시에 따라 난기류가 발생했을 때 승객에서 경고방송을 실시하는 대신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는 개별 안내를 실시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대한항공 측은 해명자료를 내고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으나 조 회장 일가에 대한 폭로가 터질 때마다 변명으로 일관했던 터라 신빙성은 떨어지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은 승객의 안전을 위해 순항 고도 진입 및 터뷸런스 발생 시 모든 승객에게 안전벨트 착용 고지 방송을 하고 있다. 하지만 2017년 11월 이후 난기류 발생할 경우 직원들의 대처 방안을 담은 직원용 안내문을 새롭게 만들었다.

새로운 만든 안내문에는 영화나 음악감상, 수면을 취하는 승객들의 불편 의견을 반영해 방송 간소화를 실시하라는 것이다.

이번에 폭로한 대한항공 직원들은 갑자기 방침 바뀐 것이 조 사장이 게임을 하다가 난기류 방송으로 인해 화면이 바뀌자 짜증을 내며 난기류가 발생할 경우 개별 안내를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측은 “조 사장이 게임 방해 받는다고 규정 변경을 지시했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가벼운 터뷸런스 발생 시 상위 클래스 승객 대상으로는 안내방송 대신 승무원이 1 대 1 구두 안내 및 육안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는 단순 안전벨트 착용 안내 방송보다 한층 강화된 안전기준이다”고 강조했다. 이런 총수 일가의 행태에 대한항공 직원들은 매주 광화문 등 서울 도심에서 자유와 저항의 상징인 ‘벤데타’ 가면을 쓰고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총수 일가로 인해 주가손실도 수천억원이나 발생하는 상황에서 계속 총수 일가가 경영에 관여한다는 것은 대한항공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행위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망신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으며 여론은 대한항공 직원들의 뜻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나타나고 있다.

한 두 명이 ‘갑질’을 해도 문제가 되는 세상에서 총수 일가들이 갑질과 불법을 버젓이 저질렀다는 사실은 한 마디로 ‘해외 토픽’감이 아닐 수 없다. 촛불집회 현장에서 한 시민은 “외국에 나갔는데, 현지 친구가 무슨 비행기 타고 왔냐고 해서 대한항공으로 왔다고 했더니 ‘아, 땅콩?’이라고 말하며 웃어 창피함을 느꼈다”고 허탈해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규진 기자 juwon5@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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