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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97회

기사승인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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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장편소설 〖모델하우스〗제97회

앵무새 소리

결혼 전날 애춘이 반쪽씩 나누어 채성의 입에 넣어 주었다.

‘오빠, 달콤하고 맛있게 먹어요. 그래야 부부생활이 달콤하고 행복하게 된대요!’

기대와 행복에 가득차서 철없는 어린아이처럼 반으로 잘라서 애춘이 채성의 입에 넣어 주던 그 초콜릿이었다.

“결혼 때 당신이 나에게 가나초콜릿을 권했듯이 이제는 내가 당신에게 권하고 싶소!”

채성은 초콜릿의 겉봉투를 꺼내고 은박지로 쌓여 있는 가나 초콜릿을 꺼내어 반으로 ‘뚝’ 소리를 내어 잘랐다. 그것은 천진스런 어린아이 같았다.

“자….”

“……….”

“이 가나 초콜릿을 사느라고 한참 헤매었소. 요즘은 화려하고 다양한 모습의 초콜릿만 보이더군. 그래 그 옛날 네모진 가나초콜릿이 어디에 있느냐고 점원에게 물었지. 그랬더니 아이, 요즘 누가 촌스럽게 구식 초콜릿을 먹나요? 자, 이걸로 가져가세요! 하고 현란한 꽃무늬와 금박으로 장식된 초콜릿을 권하지 않겠소? 이것이 아니오, 네모진 가나초콜릿 말이오. 난 꼭 가나초콜릿을 사야 하겠소! 했더니 그것은 구멍가게나 대형마트에서나 판매하지 여기에선 안 팔아요. 하지 않겠소. 참 구닥다리 아저씨네… 하고 나를 비웃더군. 난 다시 나와 대형 마트로 갔지. 거기서도 좀 한참 헤매다가 드디어 발견했지. 마치 감추어진 보물을 찾듯 그렇게 기쁘고 반갑더군!

“호호호…, 허허 호호호….”

애춘은 깡그라질 정도로 배를 잡고 웃었다.

“돈키… 돈키호테! 가나를 정복하자! 하하하. 하하하… 하하하…”

채성은 그 분위기를 잡아타고 코믹하게 분위기를 띄웠다.

“돈키호테가 추억의 가나 초콜릿을 향하는 모험이 시작되었도다!”

“호호호… 하하하… 천하의 바람둥이가 웬 가나초콜릿의 모험…?”

“…하하하… 아이고 배야! 호호호….”

애춘은 모처럼 시원하게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다. 너무 우스워 눈물이 났다. 카타르시스처럼 막혔던 모든 것이 뚫리는 듯 시원했다.

“그래요. 난 가나를 향한 용감한 돈키호테가 되었소! 지금도 역시 엉뚱한 돈키호테요. 그러나 돈키호테는 진실과 정의의 기사였도다!”

“하하하하하….”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두 사람은 서로 배를 움켜잡고 웃어젖혔다. 그 시절이 그리웠다. 이렇게 마음껏 웃고 떠들었던 철없이 사랑하던 그때가 좋았다.

애춘은 채성이 내민 반 조각의 가나초콜릿을 받아들었다. 무척 좋아하던 달콤한 초콜릿의 맛을 잃은 지도 오래 되었다. 그땐 정말 철딱서니 없이 가나초콜릿을 반으로 나눠먹으면 정말 달콤한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었었다. 이제 그가 잘라준 가나초콜릿은 함께 나눠먹는 다정한 연인사이였다. 그 당시에는 자신이 적극적으로 초콜릿을 반으로 잘라서 채성에게 권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채성이 초콜릿을 자신에게 권하고 있다. 그렇다면 채성이 그 옛날의 자신처럼 애춘 자신을 사랑하고 갈망하고 있단 말인가!

“여봐, 애춘! 그 동안 우리는 오랫동안 초콜릿 맛을 잃고 살았어!”

“……….”

애춘은 말없이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리 이제 초콜릿을 나눠먹듯 그렇게 하나가 되어 살면 어떨까!”

채성은 애춘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애춘도 그의 눈동자를 더듬었다. 처음 진심으로 마주친 눈동자였다.

“장애춘은 누가 뭐래도 나의 아내야!”

애춘은 울음이 복받쳐 올라왔다.

“으흥… 왜, 왜….”

애춘의 어깨가 심하게 파도치기 시작했다. 채성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다.

“다 내 잘못이오. 마음껏 울어요!”

한애자 haj2010@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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