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스영상캡처

[뉴스프리존=안데레사기자]세월호 선체가 4년 만에 바로 세워진다. 세월호는 아직 참사 당시 모습 그대로, 옆으로 누워 있다. 10일 목포신항에서 배를 바로 세우는 작업을 시작한다. 9일 그동안 땅에 닿아 볼 수 없었던 배 왼쪽 면을 잠깐이나마 볼 수 있었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최종 점검과 회의를 거쳐 오전 9시부터 본격적인 직립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세월호가 바로 서면 미수습자 수색을 최우선적으로 하게 된다. 세월호 뒤편 부두에 자리 잡은 1만t급 해상크레인에 와이어(쇠줄)를 걸어 선체를 뒤편에서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침몰 원인 조사도 속도를 낼 수 있다.

선체 뿐 아니라 실려있는 화물과 유류품들이 중요한 단서들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앞쪽과 해상크레인이 있는 뒤쪽에 각각 64개씩 설치됐으며 하중을 분산하는 장치인 블록 로더 8개를 와이어에 부착했다. 문제는 지금도 침몰 해역 바닷속에 잠겨 있는 유실물들이다. 무게중심이 뒤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앞쪽 블록 로더 4개에만 힘을 실으며 이후에는 뒤쪽 4개에도 힘을 실어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선조위와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날 선체를 40도가량 들어 올리는 예행연습에 성공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직립 작업은 35도, 40도, 50도, 55도, 90도 등 6단계에 걸쳐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수평 빔과 수직 빔을 연결하는 중심점이자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부위인 힌지(hinge)가 무게중심 이동에 따른 하중을 견뎌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선체와 연결된 와이어의 무게를 합하면 약 1만430t에 달하기 때문이다. 크레인에 오래 선체를 매달아 둘수록 위험해지므로 4시간 안에 진행할 예정이다. 김창준 선조위원장은 "균열이나 파손 등 선체 손상 없이 안전하게 선체를 바로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직립 후 준비작업을 거쳐 원래 목적인 미수습자 수습활동 재개와 기관구역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침몰 주변 바닷속을 조사한 선체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살펴보면, 침몰 지점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화물들이 발견됐다. KBS보도 내용을 보면, 확인된 화물만 25개.

22개는 컨테이너, 3개는 철근과 철제 H빔이었다. 화물 발견 지점들을 연결해보니, 세월호 이동 경로와 거의 일치한다. 주로 갑판에 있었던 화물들로 추정된다. 그런데 침몰 지점에서 꽤 떨어진 곳에도 화물 8개가 발견되었다. 지난해 인양과정에서 반잠수식 선박까지 3km를 이동했는데, 5개가 바로 이 경로에 들어 있다. 선조위는 이 화물들이 세월호의 화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내렸다. 만약 세월호 화물이 유실됐다면 미수습자의 유해나 유류품도 유실됐을 가능성도 커진다.

2014년 검찰 수사결과 침몰 원인으로 지목된 건 과적과 화물쏠림이었다. 정확한 화물적재량을 알 수 없어 논란이 이어졌고 아직도 진행형이다. 선조위는 이 때문에 바닷속 화물들의 수색과 인양을 해양수산부에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해수부는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고, 미수습자 유실 가능성은 없다며 화물 인양에 회의적이다. 세월호는 뭍에 올라왔지만, 4년 동안 바닷속에 방치된 증거들, 더 늦어지기 전에 최소한의 수색작업이라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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