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오후 부산정보고 야구부가 경남 밀양시 사회인 야구장에서 김백만 감독의 지도로 수비연습을 하고 있다. / 사진=변옥환 기자

[뉴스프리존,부산=변옥환 기자] 겨울이 지나가고 어느덧 야구 시즌이 다가왔다. 프로야구가 지난달 24일 가장 빠른 시기에 개막한 가운데 올 시즌 초, 신인들의 활약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고졸신인선수들은 대부분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등학생 신분으로 고교야구를 거쳐 프로무대를 밟았다. 그들의 열정을 만들어낸 고교야구가 지난 7일 주말리그 전반기를 시작으로 2018년 시즌에 돌입했다.

뉴스프리존이 다섯 번째로 만난 고교야구팀은 부산지역 고교야구 ‘막내’ 부산정보고등학교다. 부산정보고 야구부는 지난 2014년 8월 29일 부산시 교육청의 허가를 받아 부산의 6번째 고교야구팀으로 정식 등록했다.

부산정보고는 올해 창단 4년째를 맞은 신생팀으로 지난 1984년 부산공고 야구부가 재창단한 이후 부산에서 무려 30년 만에 탄생한 고교야구팀이다. 또한 박정태(49, 전 롯데), 문동환(46, 전 롯데·한화·두산), 박지철(43, 전 롯데·LG)을 배출 동래고 야구부가 지난 1998년 해체된 이후 부산에 16년 만에 재등장한 6번째 고교팀이기도 하다.

부산정보고는 2015년부터 정식적으로 시즌에 참여해 지난 3년간 제5회 롯데기 부산 고교야구대회 준우승(2016년), 후반기 주말리그 상위권 진입(2017년 청룡기 전국대회 진출), 창단 이후 전국대회 첫 승(2017년 봉황대기 1회전 신흥고 상대 11-2 콜드 승)을 거두는 등 성적을 내고 있다. 이 팀은 최근 창단했지만 매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올해 주말리그 부산권에서도 만만찮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19일 오후 밀양시 사회인 야구장에서 훈련 중인 부산정보고 야구부 선수들 / 사진=변옥환 기자

19일 오후 2시 30분 부산정보고가 훈련하고 있는 경남 밀양시 사회인 야구장을 찾았다. 부산정보고 선수들은 평소 학교에서 오전 수업을 듣고 오후에 밀양으로 넘어와 훈련한다. 교내에 훈련할 야구장이 따로 없어 야구장을 빌려 써야 하는데 환경과 운영비 등을 고려하면 이곳이 가장 적합한 구장이라고 김백만 감독(36)은 말했다.

이날 더운 날씨 속에서 선수들은 코치들의 지도 아래 수비연습을 거듭하고 있었다. 김백만 감독과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조언하며 적극적으로 훈련을 지도했다.

선수들이 훈련할 때 음악을 틀어놓고 진행하는 모습이 색다르게 다가왔다. 훈련장에서 만난 김백만 감독은 선수들 분위기가 중요하다 생각해 평소 음악을 틀어놓고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에게 항상 “같이 하자”는 마음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팀 없는 선수 없듯 그와의 인터뷰에서 항상 팀워크를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음은 부산정보고 김백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 부산정보고등학교 야구부 코치진. 왼쪽부터 송혁 수석코치, 김백만 감독, 선우준원 코치, 김유빈 인스트럭터

Q. 부산정보고가 밀양까지 와서 훈련하는 사연은?

- 부산지역 타 학교와 다르게 부산정보고는 교내에 선수들이 연습할 야구장 규격을 갖춘 운동장이 없다. 아이들이 매일 연습할 야구장이 필요한데 새로 지은 기장군 야구장은 하루 대여비 부담이 너무 커 힘들었다. 발로 뛰어 여러 곳을 수소문한 끝에 밀양 사회인야구장이 비용면과 훈련하는데 괜찮아 지난 2015년 7월부터 매일 오후 이곳에서 훈련하고 있다.

밀양시야구연합회에서 도움을 많이 줬다. 야구장 라이트도 바꿔주고 구장 관리가 잘되고 있다. 또 평일 오후와 토요일 오전에 사용하는 팀이 우리밖에 없어 훈련하는 데 큰 어려움도 없다.

창단 초창기에는 사상구 삼락야구장에서 훈련했었는데 그라운드 상태부터 아이들 훈련할 환경이 안 됐다.

Q. 지난해 봉황대기에서 부산정보고가 전국대회 첫 승을 거뒀다. 당시 심정은 어땠나?

- 애들이 이제는 자기도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됐다고 본다. 부산정보고에 온 선수들은 중학교 때 빛을 못 본 애들이 많다. 그러나 하면 ‘나도 바뀔 수 있구나’라는 그런 자신감을 받는 계기였던 것 같다.

 

Q. 전반기 주말리그 개막전을 시작으로 시즌에 돌입했다. 임하는 각오?

- 시합에 나서면 어떤 감독이든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한 경기를 지더라도 상대팀에게 ‘쉽게 지지 않는 팀이구나’라는 걸 심어주고 싶다. 또 우리 선수들도 매 경기를 통해 ‘아 내가 절대 나약하지 않구나’라는 걸 깨닫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Q. 지난해 시즌이 끝나고 선수들은 겨울 동안 얼마나 준비했나? 코치진이 제일 신경 쓴 부분은?

- 선수들의 기술향상도 있겠지만 그 전에 팀워크가 우선이라 생각한다. 우리 코치진은 팀 분위기를 항상 강조하고 있다. 그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될 것이고 그러다 보면 기술적인 부분도 늘 거라 생각한다.

지난해 12월에는 체력운동 위주로 진행했고 1월에는 중국 하이난에서 전지훈련을 치르며 타격이나 수비에서 전술적인 부분을 많이 맞췄다. 결국 돌아보면 그 기간에 팀워크를 만드는 데 제일 노력했다고 본다.

Q.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다고 보는지?

- 그렇다. 주말리그 첫 게임에서 부산고에 0-5로 졌지만 강팀을 상대로 6회까지 0의 균형으로 팽팽히 맞섰다. 선수들이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져 실점했지만 그것만 조심하면 우리가 훈련한 대로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Q. 부산정보고가 어느덧 네 번째 해를 맞이했다. 올해 꼭 거두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다른 팀은 우리를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전국대회 8강을 목표로 두고 있다. 부족하더라도 그것을 위해 우리는 더 전진할 것이다.

대학이나 프로 진학할 때 팀 성적도 도움이 된다. 제일 중요한 건 선수 개인 성적이지만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감독으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 내고 싶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코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Q. 김백만 감독이 팀의 전력을 평가하자면, 어떤 강점과 보완점이 있는지?

- 우리는 투수력을 제일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팀 에이스 전진우(19)가 있고 3학년 투수 여성민(18)이 있다. 또 2학년의 남지민(17)도 볼이 최고 144㎞까지 나오고 구위가 괜찮다. 마운드 자체는 부산 내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직 수비가 미흡하다. 저학년 때 시합을 못 뛴 선수가 많아 경험이 좀 부족하다 보니 세밀한 플레이에서 실책이 많이 나오는 게 보완해야 할 사항이라 본다. 수비에서 실책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면 올해 잘 될 것 같다.

 

Q. 팀의 공·수 핵심 선수들을 소개하자면, 그들의 장·단점은 어떻게 되나?

- 전진우 투수의 경우 속구가 150㎞ 가까이 나와 위력 있는 볼을 던질 수 있다. 또 슬라이더가 괜찮은 편이다. 여성민은 투타에서 활약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주로 3, 4번을 칠만큼 타격에 재능이 있다. 투수도 뒤늦게 시작했지만 속구 최고 142㎞까지 나온다. 신장이 작아 로케이션(타점)이 좀 낮은 것 외엔 괜찮은 투수다.

또 여성민과 함께 타선에 3, 4번을 맡고 있는 2루수 최재필(18)도 타격이 괜찮다. 2학년 남지민은 좋은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내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롯데 1차 후보까지 거론될 정도로 잠재력이 있다.

 

Q. 올해 투구수에 따른 휴식제도가 도입됐는데 팀의 마운드 운용은 어떻게 할 계획인가?

- 저는 선발투수의 경우 최대 4일까지 쉬어가더라도 투구수에 맞게 마운드를 맡길 계획이다. 나머지 중간 계투진은 최대 30개를 안 넘기도록 조절할 것이다. (31개 이상 투구 시 1일 휴식) 선발부터 모두 30개씩 나눠 던지는 것은 선수들이 커 나가는 방면에서 아니라고 판단했다. 많이 던져야 하는 투수가 있고 적게 던져야 하는 선수가 있는데 그것을 구분해서 운영하려 한다.

(Q. 선발 야구를 지향하고 있는지? A. 그렇다. 선발투수가 길게 던져주는 야구를 할 생각이다.)

 

▲ 김백만 감독이 부산정보고 선수들과 미팅을 통해 팀플레이 부분을 가르치고 있다. / 사진=변옥환 기자

Q. 김백만 감독의 정보고 선수들을 관리하는 방법이 있다면?

- 예전에는 아이들한테 화도 많이 내고 많은 지적을 했다. 근데 한해 두해 지나가며 느낀 것은 지적보다 ‘같이 가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우리가 선수들에게 ‘해라’ 지시하고 고학년이 저학년에게도 똑같이 지시하는 게 아니고 코치들부터 선수들에게 “같이 하자”를 강조하고 있다.

선수들이 함께하는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저도 계속 노력하고 있는 단계고. 무엇보다 같이 어울려 가야지만 큰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누구 하나 개인만 잘해선 그 혼자 빛날 뿐이지 전체적인 게 없다 생각한다. 그래서 “해라” 말고 “하자”를 많이 생각하고 선수들을 대하고 있다.

혹자는 “팀이 어딨냐. 개인이 잘하면 팀도 이기는 거 아니가”라고 얘기하지만 서로 배려해주는 마음이 모이다 보면 그게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같이 하자”가 중요하다 믿고 있다.

 

Q. 부산 지역 6번째 신생팀으로 앞으로 어떤 색의 팀을 만들어가고 싶은지 계획이 있다면?

- 사실 우리 팀은 현재 선수층도 얇고 선수 수급도 힘든 학교다. 나머지 5개교에 비해 운동장 환경도 열악하고 동문회도 없어 힘든 부분이 많다.

그러나 여기 오는 선수들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수 있게끔 해주고 싶다. 또 구성원 모두 ‘내가 야구 선수다’라는 걸 보여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절대 쉽게 물러나지 않는 마음을 갖고 플레이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누구한테 쉽게 지지 않는 것도 참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고 싶고 저도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어느 상황에서도 늘 버틸 수 있는 지도자가 되도록 노력 많이 하겠다.

 

▲ 부산정보고 야구부 단체사진 Ⓒ부산정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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