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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문화시론] 대한민국 ‘의식혁명’ 시작됐다

기사승인 20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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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와‘개인’중심의 새로운 가치관으로 외형적 출세보다 내면적 성공 추구

이인권 논설위원장

요즘 한국사회는 ‘의식혁명’이 시작됐다. 세계 10대 강국에 들 정도로 최 단기간 내 산업경제혁명을 이뤄낸 한국은 이제 의식의 혁명기에 접어들어 과거와 현재의 가치체계가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 말하자면 산업혁명 시대의 ‘물질적’ 가치관이 탈산업화 사회의 ‘정신적’가치관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다양한 사회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를 달구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미투’운동이나 권력비리들이 등 돌린 최측근들에 의해 낱낱이 들춰내지는 것은 근원을 따져보면 새로운 사회가치관에서 비롯되는 사회 정화의 발로다. 산업화 시대에는 소수의 권력자들과 그들을 중심으로 한 파당적, 계파적, 봉건적 관계 속에서 순치와 맹종과 세도가 정석처럼 여겨졌었다. 과거 왜곡되고 변질된 수직적 사회 궤도 속에서 개인이 그 것으로부터 이탈한다는 것은 곧 기회와 성장의 기반을 떨쳐버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에 의식구조가 달라졌다. 요즘 나타나는 각 분야 기득권자들의 과거 성적 잘못에 대한 여성들의 당당한 외침이나 권력자 최측근들의 종실직고(從實直告)는 변화된 사회상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사회적 현상이 아니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가치관 속에서 나타나는 ‘의식의 대 각성’이라고 할 수 있다. 곧 과거로부터의 사회문화체계 변환을 의미한다.

이것은 한국보다 산업화를 통해 자본주의를 앞서 정착시켰던 미국도 일찍이 체험했던 과정이기도 하다. 자본주의가 심화되면서 사회의 전통적인 가치들은 무너지고 도덕적 타락이 시작되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산업화를 사회의식 관점에서 고찰한 예일대 교수 찰스 라이히는 1970년 ‘미국의 녹색화’(The Greening of America)라는 책을 내서 미국을 놀라게 했다. 그는 이 책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의식혁명이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서 '녹색화'란 ‘사회적 활력과 생명력을 새롭게 해 사회적 안정과 평화를 회복하겠다는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19세기 전통적인 농업과 소상공업 시대를 지나 20세기에 들어 산업화 시대를 맞아 기업적 사회 풍토에서 돈이나 출세와 같은 물질주의에 물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사회는 획일적이고 관료적인 패턴이 지배했다고 라이히는 분석했다. 이에 라이히는 문화와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가치관이 사회를 변혁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곧 출세를 추구하는 획일적 사회 분위기에서 문화와 인간의 가치를 통해 세상이 바뀐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혁은 정치적인 것이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산업화 후기 시대의 의식혁명이 지금 신진 세대들의 생활방식 변화를 통해 한국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제는 물질문명의 첨단을 향유한 현대인들은 서서히 가족과 환경, 그리고 인간 중심의 가치관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과거의 관성과 현재의 변화 욕구가 공존하면서 모든 영역에서 요즘처럼 갈등과 긴장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너무 표피적이고 외형적인 모습을 기준으로 하여 이른바 성공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출세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라이히가 지적한대로 하나 같이 외관적인 표식이나 성취를 통해 행복을 찾는 물질관이 팽배해 있었다. 이것은 한국사회가 추구하는 이른바 성공의 기준이 돈(재력)이 많아야 하고, 힘(권력)이 있어야 하고, 허울(명예)이 좋아야한다는 것에 있었다. 이것을 위해 개인의 존엄성이나 자존감은 ‘집단적 자아’ 속에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묻어두어야 했다.

이제 한국사회는 과거와 절연하면서 새로운 의식이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진정한 개인의 자아나 내면의 자존감보다는 물질주의적 사회체계가 부추기는 외형적 목표를 추구하는 데 몰입해 있었던 데서 벗어나겠다는 의식이 꿈틀대고 있는 것이다. 과거 출세지상주의는 사회를 무한경쟁의 투전장으로 만들어 개인적인 가치를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가야하는 공동체정신을 훼손하게 됐다. 사회 공동체 의식이 퇴색되고 오로지 경쟁과 서열주의에 내몰리면서 우리사회는 탈 인간화, 계층 간 불평등, 합리적 가치의 부재라는 결과를 낳았다. 

다시 말해 현대사회가 비록 물질적으로는 풍요해졌고 기능적으로 편리해 졌지만 사랑이나 배려와 나눔 같은 우리 전통사회 공동체의 소중한 가치가 희석되어 버린 것이다. 그래서 현대는 시스템화 되어버린 사회 구도 속에서 얼핏 보기에는 자유스러워 보이지만 통제되어 있는 구조적인 사회 속에서 획일화된 목표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세태를 보여줘 왔다. 이는 라이히의 분석대로 겉으로는 부유해 보이나 정신적으로는 빈곤한 나라 미국의 사회 현실과 비슷하다.

이에 대한 각성의 일환으로 한국사회에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사회에서도 그랬듯이 한국사회는 현대화 과정에서 가정이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임에도 불구하고 그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일과 생활이 갈수록 더 소진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주의적 환경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아 새로운 가치 추구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 산업경제시대에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출세주의에서 탈피하여 진정한 성공의 패러다임을 찾겠다는 것이다.

이제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보람을 느낄 때 그것이 진정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그런 참다운 성공의 기준이 정착되어야 한다. 물질문명의 정점에 다다른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적 가치관의 재설정 곧 의식의 혁신이다. 이제 한국사회에도 물질이 아닌 문화와 자기성찰을 통한 ‘한국의 녹색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인권 논설위원장 leeingw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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