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KBS

[뉴스프리존=노승현 기자] 오늘 당신이 무심코 버린 물건이 수 백 년 뒤 박물관에 놓일 문화재일 수도 있다면 어떨까?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생생히 증언하는 ‘옛 물건’들. 평범하고 고리타분해 보이는 겉모습 속에 감춰진 우리 문화재의 진정한 매력을 ‘천상의 컬렉션’에서 만나본다

■ ‘알면 다쳐’ 역사 속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어떤 일은 그냥 모르고 지나갈 때가 더 좋을 때가 있다. 괜히 진실을 알려다가 도리어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그런데 이번 주 천상의 컬렉션에서는 유독 ‘한 많은 문화재’들만 골라 건드리고 말았다.

올곧은 선비의 거문고 탁영금을 소개한 국악인이자 영화배우 오정해부터 조선 왕실의 미스터리를 품은, 그야말로 빅 픽처인 동궐도를 소개한 배우 임은경, 악마의 해역에 가라앉은 마도 3호선을 소개한 개그맨 서경석까지. 내가 더 슬프다며 통곡하는 문화재들의 곡소리에 입담 좋은 3인의 호스트가 출동했다.

1. 탁영금 X 오정해

■ 명창 오정해가 선보이는 ‘구슬픈’ 프레젠테이션 한마당

영화 ‘서편제’로 널리 알려진 인기 국악인 오정해가 천상의 컬렉션을 찾았다. 문짝으로 만든 거문고, 탁영금과 탁영금의 주인이었던 김일손의 마음 아픈 이야기를 재구성해 창으로 선보인 오정해. 가슴을 아리게 하는 구슬픈 음색이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는데… 명창의 이름을 건 프레젠테이션 한마당이 천상의 컬렉션에서 펼쳐진다.

■ 선비의 악기로 거듭난 낡은 문짝의 신데렐라 스토리

국내 현존하는 현악기 중 가장 오래된 악기, 탁영금. 백 년도 더 넘은 고목으로 만들었다는 탁영금은 만들어진 후에도 무려 520년 여년의 시간을 견뎌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당시 사대부만이 즐길 수 있는 악기로 여겨진 거문고는 사대부의 기품에 맞춰 좋은 나무를 고르고 골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탁영금의 재료가 된 나무는 어느 아무개 씨의 집 대문으로 쓰이던 낡아빠진 문짝이었다. 두 짝 중 한 짝은 이미 땔감이 되어 사라진데다가 남은 문짝 하나에는 손가락 네 개가 들어갈 만큼 큰 구멍이 난 상태였다는데. 과연 이 볼품없고 낡아빠진 나무가 어떻게 사대부의 악기로 거듭날 수 있었던 걸까?

■ 속물왕 박성광도 감탄한 보물

‘탁영금’. 거문고가 아니라 사람 같다?

탁영금의 사연을 풀어낸 오정해의 무대를 보고 넋이 나간 패널들. 특히 장난기 많은 개그맨 박성광도 평소와 다른 진중한 모습으로 감상평을 전했는데. 탁영금이 단순한 악기가 아니라 힘든 일을 털어놓고 싶은 친구처럼 느껴진다는 박성광. 속물왕 박성광의 마음을 흔든 탁영금의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2. 동궐도 X 임은경

■ 청순미에 지성미까지 다 갖춘 배우 임은경

평소 우리 역사와 문화재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생각하며 천상의 컬렉션을 지켜봤다는 배우 임은경. 청순한 미모만큼이나 높은 학구열을 보여 모두를 감탄케 했는데. 이번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동궐도에 그려진 궁의 이곳저곳을 직접 답사하는 열정을 보였다고. 제작진을 졸라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비장의 무기까지 만들어달라고까지 했다는데. 과연 임은경 그녀의 열정은 어디까지인가?

동궐도를 제작한 사람이 누구냐는 물음에 깜짝 등장한 배우 박보검. 박보검은 KBS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효명세자 역을 맡았었는데 당시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다 그려내지 못했던 효명세자의 이야기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 조선의 ‘1급 비밀 지역’이 그려진 동궐도 

가로 6미터, 세로 3미터의 압도적인 크기를 자랑하는 궁중 회화 동궐도는 총 16권의 책으로 나누어진 그림이다. 이 거대한 그림에는 조선 궁궐의 모든 것이 정교하게 그려져 있는데 놀라운 것은 마치 드론으로 촬영한 듯 그 거리까지도 실제 거리와 비슷하게 그려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언제나 왕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던 당시에는, 궐 안을 상세하게 바라볼 수 있는 동궐도와 같은 그림은 그려서도, 그릴 수도 없는 그림이었다. 그 때문에 실록 어디에서도 이 거대한 그림을 그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데…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야 할 궁궐을 그린 그림! 동궐도는 어떻게 탄생하게 된 걸까?

■ 실제 효명세자 미모, 박보검 수준이었다?

동궐도와 효명세자의 연관성을 이야기하던 중 ‘정말 효명세자 외모가 배우 박보검 씨 마냥 출중했느냐?’ 뜬금없는 주제가 화두에 올랐다. 역사 강사 이다지는 ‘실제로 효명세자의 아들 헌종의 외모가 너무나 출중해 궁궐 안 여인들이 승은을 입기 위해 아등바등했다는 정사의 기록을 인용해 효명세자의 외모가 뛰어났다 설명했는데. 과연 효명세자의 실제 모습은 어땠는지 천상의 컬렉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3. 마도 3호선 X 서경석

■ 개그맨 서경석, 미스터리 전담 수사반장으로 변신

천상의 컬렉션을 통해 꾸준히 우리 문화재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개그맨 서경석. 이번에는 으스스한 느낌이 감도는 바닷속 보물을 찾아 떠난다. 날카로운 추리력과 증거를 통해 당시 상황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까지 미스터리 전담 수사반을 떠오르게 하는 그의 추리소설 한 편이 천상의 컬렉션을 통해 완성된다.

■ 아직 바닷속에 잠겨있는 문화재, 마도 3호선

2009년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마도 3호선. 무려 750여 년 넘게 바닷속에 잠겨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시대의 배다. 마도 3호선이 발견된 마도 해역은 과거 죽음의 바다라 해도 부족하지 않을만큼 물길이 거세 난파되는 배들이 많았다. 사라진 배만 조선 초기 60년 동안 2백여 척. 이곳을 통과하려다 파도와 바람에 부서져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린 배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마도 3호선만큼은 다르다. 이 배 안에서는 선원들이 썼던 빗에서부터 젓갈이나, 곡식 등 운송 중이던 식량들의 흔적도 다수 발견되었다. 심지어는 700년이 넘게 바닷속에 가라앉아있던 나무배가 틀이 보전되어 있을 정도로 온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마치 냉동인간처럼 700여 년 전 그 시간을 그대로 품고 있는 마도 3호선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걸까?

■ 러시아 청년 일리야 “한국 바다에 150조원 상당의 러시아 배 침몰돼 있어”

침몰한 마도 3호선의 이야기를 하던 중 러시아 청년 일리야가 구미 당기는 이야기를 전했다. 동해바다에 군자금 150조 원을 싣고 가던 군함이 침몰되어 있다는 사실. 현대판 보물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 배는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장군이었던 드미트리 돈스코이의 이름을 딴 배라고 하는데. 현재 울릉도 인근 바다에 침몰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드미트리 돈스코이호. 과연 그 안에 있는 군자금의 행방은 확인되었을까?

우리 것의 진정한 매력을 알려주는 ‘천상의 컬렉션’ 20회는 3월 17일 토요일 밤 10시 2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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