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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이슈브리핑14회 - '미투'운동의 부작용, '펜스룰'의 부작용. 화합의 방법은 없나?

기사승인 2018.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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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프리존=방송내용정리 이규진] 미국에서 시작된 성폭력.성희롱 고발 캠페인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의 창설자인 사회운동가 타라나 버크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미투’ 운동이 성폭력 희생자들을 위해 시작됐으나 여성운동으로 변질되면서 남녀 간 대립을 불러오는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버크는 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실린 인터뷰를 통해 성폭력에 대한 고발은 신중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밝혔다.버크는 “미투 운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할 운동인데 분열을 야기하면서 여성의 세대 간 장벽과 남성과 여성 간 장벽을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그러면서 "미투 운동은 배타적 대립을 보여서는 안된다"며 "미투는 성폭력을 겪은 이들 모두를 위한 것이지 여성운동이 아니다"면서 "남자들은 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버크는 "엉덩이를 만지는 것과 강간은 다르다"는 영화배우 맷 데이먼의 발언과 관련해 "우리 모두는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권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남이 어떻게 느껴야 할지를 말하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반면, "우리는 매우 구체적이고 신중해야 한다"며 "만약 당신이 어떤 것이 폭력이라고 말한다면 이에는 법적인 의미와 파문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해 누구나 말할 자유가 있지만 성폭력 등을 고발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버크는 "어떤 이들은 힐링과 정의를 얻기 위해 학대나 가해를 가한 사람의 이름을 크게 소리치고 싶어 한다. 이를 이해한다"면서도 "다만 이보다 더 긴 연정과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미투‘의 시대에 데이트나 포옹은 어떻게 할 수 있겠냐는 일부의 냉소에 버크는 "인간은 서로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변했다.이어 "남자들은 이제 여자와 따로 비즈니스 미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데이터를 봤다“면서 ”남자들은 여성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이 성희롱의 유일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창피함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런 버크의 우려처럼 한창 확장되어 가고 있는 대한민국 ‘미투’ 운동은 뜻밖의 복병을 만났다. 남성들 사이에서 번져가고 있는 ‘펜스 룰’운동이 그것이다.‘미투’ 운동과 함께 여성들의 목소리는 높아지는 반면, 남성들은 목소리를 낮추고 여성들과의 자리나 대화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각 언론사의 ‘미투’ 뉴스 댓글에는 그동안 잠잠했던 남성들이 ‘펜스 룰’이 답이다 라는 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고, 이에 여성들은 또 다른 여성차별이라고 반박하는 등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펜스 룰’이 답이라는 남성들은 괜한 오해를 받기 싫기 때문이라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는데, 벌써부터 적지 않은 직장에서 여성 사원들과의 회식을 기피하고 사적인 대화도 나누지 않는 ‘벽’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다수 남성들은 ‘미투’ 운동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면서도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여성들과의 만남을 피한다고 말하고 있다.여성을 대면하지 않고 사내 메신저로 업무지시를 하는가 하면 저녁 회식 자리에 여성을 배제하고 남성들만 몰려가는 현상에 대해 여성들은 또 다른 차별을 느끼면서 항의한다.이에 남성들은 ‘그럼 어떻하란 말이냐?’, ‘여성들은 남성을 적으로 보고 운동을 하는 모습인데, 그중에 우리가 알 듯 꽃뱀도 있을 수 있는데. 자신이 조심할 수밖에 없다’, ‘여성들은 밤늦게 회식 참여를 꺼렸는데, 잘 된 것 아닌가?’, ‘펜스 룰 한다고 또 뭐라고 하고...도대체 어떡하란 말이냐. 머슴처럼 살라는 건가?’라는 등의 발언을 내놓고 있다.반면, 여성들은 ‘찌질하다’, ‘펜스 룰 찬성하는 남성들 자체가 문제’, ‘뭔가 캥기는 것이 있으니까 그러는 것 아니냐?’라는 등 반발하는 모습이다. 버크가 우려했던 ‘미투’가 여성운동으로의 변질로, 이로 인한 남성.여성 간 대립의 구조가 보이고 있는 것이다.‘미투’운동과 ‘펜스룰’이 확산되면서 엉뚱하게 피해를 보는 곳은 회식 장소인 주점과 노래방 등인데, 남성.여성 직원들이 어울려 회식을 즐겼던 주점과 노래방 업주들은 매상이 3~40% 급감했다고 하소연 하는 실정이다.

남성들의 ‘펜스 룰’ 운동은 자기들만 피해 보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일부 남성의 이기심으로 보여질 수 있다.‘펜스 룰’이 사회에 퍼진다면 성폭력 피해는 줄어들 수 있겠으나 여성들은 그에 따른 공식적 비공식적 교류에서 배제되고 경력을 쌓을 수 없게 되는 또 다른 피해로 다가 올 수 있다.
‘미투’ 운동이 태평양을 넘어 오면서 여성운동인양 변질되어 가는 모습을 보이듯이 ‘펜스룰’도 창시자인(?) 미 펜스 부통령의 의도와는 달리 변질되는 모습이다.펜스 부통령이 인터뷰를 통해 “나는 아내가 아닌 여성과 단둘이 저녁을 먹지 않는다”고 말한 뒤 “남성과의 술자리에서도 몸가짐을 조심하겠다”고 얘기한 것은 언행에 대해 신중하겠다는 뜻이지 여성을 사회적 관계에서 배제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미투’ 운동이 지속적으로 사회 구조를 바꾸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창시자인 버크가 우려하는 것처럼 ‘여성운동’으로 변질된다면 이에 따라 변질된 ‘펜스 룰’ 같은 반작용은 반드시 나올 수 있다. 이런 갈등의 소지를 없애야 하는 것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인식 변화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아쉽게도 아직 그런 인식의 변화는 멀어보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당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미투 운동이 나와 최교일 의원을 겨냥하고 시작한 운동처럼 느꼈다. 그런데 그게 자기들한테 갔다"고 말했다.

또, 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사이 오찬에 참석해,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안희정 사건이 탁 터지니까 제일 첫 번째는 임종석이가 기획했다고 소문이 이미 쫙 퍼졌다"고 말하는 등 마치 ‘미투’운동을 격하시키는 발언을 했다.

더불어 자신은 “다른 여자 손도 잡지 않는다”면서 ‘펜스룰’을 철저히 지킨다는 듯한 발언까지 하면서 남성.여성의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여기에 박순자 자유한국당 성폭력근절대책위원장(안산 단원을)도 8일, 국회에서 열린 첫 대책위 회의를 통해 "자유한국당도 (성폭력 문제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공감한다"라고 말한 뒤 "그래도 보수 진영인 자유한국당은 성도덕에서도 보수적이다.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거슬러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들은 거의 터치, 술자리 합석에서 있었던 일들이었지, 딸을 키우는 엄마들이 '이 세상에서 딸을 어떻게 키울까' 걱정 들게 하는 일은 우리 당에서 없었다고 말씀 드린다."라며 "성폭력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최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비서 성폭행 사건과 견주어 '우리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크고 작은 것과 상관없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 성폭력 문제의 본질을 알고나 이야기하는 거냐는 지적이 나올만한 발언이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 앞으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없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같은 당 곽상도 의원도 "옛날에 (우리 당에서) 조그마하게 나온 것은 처벌이 제기될 때마다 곧바로 처리가 이뤄졌다"면서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런 부분은 오래 감춰져 있다가 한꺼번에 나오는 것인데, 그래서 한국당보다 좌파 쪽이 더 많은 게 그런 이유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소위 성폭력근절대책위원장이란 사람의 이런 인식과 달리, 자유한국당은 당 윤리강령 제21조(성희롱 등 금지)에 "경위를 불문하고"라는 문장을 넣어 성폭력은 경중과 상관없이 징계 대상이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당원은 경위를 불문하고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해서는 아니 된다") 이 조항은 "간담회, 토론회 또는 회식 모임 등에서 성 비하 발언 또는 부적절한 신체적 접촉으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는 등 박 의원이 언급한 '터치'에 대한 경고도 있다. "한국당에서 딸 키우는 엄마를 걱정하게 하는 성폭력은 없었다"는 박순자 의원의 말은 팩크가 잘못됐다.

자유한국당 이전 한나라당, 새누리당에서 발생했던 일들을 보면 골프장 캐디 직원을 강제 추행했던 박희태 전 국회의장, 박 전 의장은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어 항소심 최후 진술에서 "부끄러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 말했다.또 최근, 이만우 전 새누리당 의원(19대)이 성폭행을 시도하다 상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됐다.  이외에도 성폭행 혐의로 2015년 8월 탈당한 심학봉 전 새누리당 의원,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방미 수행 당시 주미대사관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질된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출입기자를 상대로 수백만 원 대의 성적 접대를 한 사실로 2002년 의원직을 상실한 정인봉 전 한나라당 의원도 있다. 다시 말해 박 의원이 "우리 당은 성도덕에서 보수적이다"라는 말을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적지 않다.
[2004년 7월 21일] 여성부 "이경재 의원 발언은 성희롱" 결론 [2006년 2월 27일]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기자 성추행'[2006년 7월 9일] 한나라당, '성 접대' 전력 정인봉 공천 취소 [2007년 9월 18일] 이명박 '마사지걸' 발언, 갈수록 꼬이는 해명[2008년 4월 4일] "인정 못해"→"아주 잘못"... 정몽준의 조변석개 [2010년 12월 22일] 안상수 "요즘 룸에선 자연산이 인기" [2012년 4월 9일] 새누리당 김형태 후보 성추행 의혹 일파만파 [2013년 5월 10일] "윤창중이 불러서 호텔방 갔더니, 팬티만..." [2014년 9월 12일] '성추행 의혹' 박희태 "귀엽다는 수준의 '터치'" [2015년 8월 3일] '성폭행 혐의' 새누리당 의원, 징계 없이 탈당 처리

결국, 지도층 인사들의 생각없이 하는 말들이 오히려 갈등을 야기하거나 혐오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미투’ 운동과 ‘펜스 룰’ 운동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여성과 남성 서로간 존중하는 문화와 함께 새로운 사회적 규범이 이제는 만들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규진 기자 juwon5@hanmail.net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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