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부회장.

지방자치시대가 어언 20여년이 훌쩍 넘어서고 있다. ‘자치’란 말 그대로 ‘스스로 다스린다’는 뜻이다. 즉 다스림의 주체와 객체가 따로 있지 않다는 말이다.

그 지방 자치 단체장 자리가 특정인의 정치적 야망의 징검다리 역할로 이용되거나 지위를 남용해 자신의 자산영득을 꾀할 목적으로 오용되어 온 것도 주지할 대목이다.

자치단체장의 궤적을 낱낱이 적시할 필요는 없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민들은 그들의 얄팍한 지방정치놀음에 기망당해 온 것도 부인 못할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특정 단위 단체장의 자격은 무슨 명문대 출신도 아닐 것이고, 고시 패스했다고 월등한 행정방식우위를 지향해 탁월한 시정을 전개할 것이란 기대역시 제천시민들에겐 이미 산산 조각나 버렸다.

단체장과 공무원사이 형평성은, 수평은 아예 없고 수직적이면서 단체장 말이 곧 규정이 되어 버리는 현실 속에 시민들은 지역 단체장 머릿속에 든 막연한 숫자놀음 놀이에 의존해오다 보니 낭패를 보고 있다.

예컨대 국가대표 수영선수를 제천시장에 당선시켰다고 가정하자. 그 수영선수 눈에는 넓은 대지만 보면 수영장을 만들고 싶어 할 것이고, 또 국가대표 야구선수를 제천시장 자리에 앉혔다고 하자. 그 선수 눈에는 넓은 대지만 보면 야구장을 만들고 싶어 할 것은 두말 할 나위없지 싶다.

이와 마찬가지로 바둑판과 장기판이 서로 다르듯이 시민들은 이점을 잘 살펴야 제천시에 아주 적절한 단체장을 선택할 수 있다.

지금까지 다수 시민들은 이상하게 명문대, 고시 출신이면 이유 불문 무조건 선호하는 아주 이상한 심리를 지니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명문대나 고시패스 출신이 아닌 것은 잘 알고 있지 않나? 제천시는 제천시 성격에 아주 적절한 ‘신토불이’단체장이 절실하다고 본다.

그런 사람들은 제천시의 미래지향적인 문제요소를 전부 간파하고 있다고 보면 별 무리가 없지 싶다. ‘신토불이’의 사전적 의미는 몸과 땅은 둘이 아니라는 뜻으로, 자신이 사는 땅에서 나는 것을 먹어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뜻이다.

제천시에서 30여년 살아온 필자도 상호를 지적하면 아직 모르는 곳이 있다. 지역 행정은 하버드대 졸업했다고 능력 있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분야에 오래도록 전수해온 그 지방 행정달인이 필요하다.

지방정치는 중앙 정치 무대와 그 성격자체가 상이하다. 지방 선거가 그 지역의 명운을 거는 중요한 행사인데 자칫 오판하고 중앙정치 프레임에 갇혀 지역 인물을 발굴하지 못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지방정치와 중앙정치를 혼돈하지 말아야 한다. 지방선거는 중앙정치 대리전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지역 발전을 견인할 일꾼을 선택할 뿐이지 중앙 정치할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천시민들은 20여 년 동안 숱한 경험을 했으리라 사료된다. 제천시는 지금 저녁 8시만 되면 길거리에 인적마저 드물다. 각 상가는 개점휴업 상태에 직면해 있고,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상가임대’란 붉은 글씨가 거리마다 산재해 있는 암울한 지역경제 상황 속에 시민들은 힘든 나날을 영위해 나가고 있다.

이 지경이 되어버린 현실을 보고도 명문대 운운할 텐가? 시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공동화’되어버린 제천시 운명을 견인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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