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환_공간 콘텐츠 프로듀서

[뉴스프리존=조경환_공간 콘텐츠 프로듀서]군산 첫 방문은 고군산군도 탐방이었고 새만금방조제 근처의 호텔에서 숙박했다.  군산 시내에 꽤나 먼 위치에 있는 호텔이었다. 아침에 새만금방조제 근처를 산책하다보니까 방조제 스케일에 놀랐다. 군산시 시내로 들어가는 택시를 타고 가는 도로에서 본 군산산업단지에 보고는 다시 놀랐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동승한 택시운전 기사분이 가는 길목에 펼쳐지는 군산의 산하(山河)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들려줄 때, 그리고 과거 일제강점기 때 군산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군산의 근, 현대사에 대한 짧은 이해도 하게 되었다.  군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생활터전이 이곳임을 감안하더라도 그이의 군산에 대한 자부심이 인상깊었다.

그리고 향후 군산이 타 항구도시보다 근대의 모습들이 잘 간직되어 있는 만큼 많은 외지 관광객들이 꾸준히 올 것이고, 최근들어 더 꾸준히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택시기사 한 분이 이렇듯 군산시 문화관광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가 좋았다.

군산 구도심 재생은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 군산이 일제강점기을 겪으면서 남아있던 일본 적산가옥(敵産家屋)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원형에 가까운 형태로 보존, 유지하고 현존하는 군산시의 근대 건축들을 지역 정체성으로 부여하면서 차별화된 대표성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문화관광 정책을 통해 군산 구도심의 문화자산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군산 월명동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에는 지속적으로 관광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군산여행은 익산-용산으로 운행되는 테마열차 '서해금빛열차'로 인해서 군산으로가는 선택의 폭이 커졌다. / 사진=조경환

지금도 이러한 군산시 1930년대 근대화 문화 콘텐츠를 통한 관광 정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월명동 주민센터 주변으로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 배경인 초원미술관이 있다. 이곳은 많은 외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그리고 촬영 스튜디오 안에 삼삼오오기념사진을 찍는다. 대부분은 여자 분들이 더 적극적으로 추억의 사진을 남기는 듯 하다. 이 부근을 중심으로 인력거도 운영되고 있다. 근처에는 무우국으로 유명한 한일옥 등 몇 곳의 맛집들이 있으며, 제과점인 이성당은 야채빵, 앙금빵 출하 시간에는 각지에서 찾아온 이성당 애호가들로 붐빈다. 마치 '이성당'이 군산 중심지의 도시 상징처럼 보이기도 한다.

군산 제과점 '이성당'은 늘 붐빈다. 당일투어 관광객들이 줄을 서서 빵을 사고는 급히 떠난다. 주변의 상점들은 한산한 편이다. 심지어 폐점한 가게도 눈에 띤다. /사진=조경환

과거 일본 적산(敵産)가옥을 게스트하우스로 만든 '고우당'은 그 오랜 명성에 걸맞게 많은 이들이 예약으로 늘 가득하다. '고우당' 근처에 집중되어 있는 군산의 여러 관광 명소들을 숙박을 하면서 볼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그래서 '고우당'을 예약하는 것은 매번 쉽지 않다. 군산 구도심에는 신흥동 히로스 가옥과 같은 일본 적산가옥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이 살았던 근대유산인 그런 건물들을 문화 관광 상품화하고 있다. 지난 1899년 근대 항구로 개항을 한 군산 내항은 일제 강점기 근대 건축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옛 일본가옥을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고 있는 '고우당'. /사진=조경환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정부에 귀속되었다가 일반에 불하된 일본인 소유의 주택인 적산가옥(敵産家屋)들의 그 흔적들이 남아 있다.  이러한 적산가옥들이 들어선 장미동, 월명동, 신흥동 일대들은 일제 강점기 시대의 건축 유산들이 남아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군산 신흥동에서 일본식 가옥(家屋). 일본인들이 살던 그대로의 옛 일본 주택을 근대건축 유산으로 관광자원하였다. /사진=조경환

군산은 인천, 부산, 여수 등과 마찬가지로 항구도시로서 물류 및 어업 생산기지로서 경제 중심지이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 많은 일인(日人)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모여살고 상업 활동을 하면서 경제의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개항기를 거쳐 근대문화의 도시인 군산시 여행의 주제는 'Hello Modern 군산시간여행 1930' 길'이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대의 근대 유적에서 시작된다. 그것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곳이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이다. 이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일제강점기 해상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옛 군산의 모습과 근대문화의 자원을 전시하고 있다. 국제 무역항 군산의 옛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재현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사진=조경환

바로 이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중심으로 구(舊) 군산세관 본점이 있다.바로 이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을 중심으로 구(舊) 군산세관 본점(전라북도 기념물 제 87호, 1908년 준공, 서울역사, 한국은행본점건물과 더불어 국내 현존하는 서양 고전주의 3대 건축물 중에 하나이다),

근대미술관(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 372호 구(舊) 일본 제 18은행 군산지점, 일본 나가사키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은행으로 숫자 18은 은행 설립 인가 순서를 의미한다), 근대건축관(국가등록문화재 제 374호, 구(舊) 조선은행 군산지점, 1922년 신축한 은행건물로 일제강점기 침략적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은행이었다. 2008년 보수 복원 과정을 거쳐 군산 근대건축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장미공연장 및 장미갤러리(1930년대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에서 쌀 창고로 사용하던 근대건축물이다), 부잔교 등이 이 군산 구도심에 집중되어 있다.

구(舊) 일본 18은행 군산지점(군산 근대미술관) 외관과 진포행양공원  주변의 모습./ 사진=조경환

군산시는 이러한 근대유산을 바탕으로 외지인들의 관광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근대의 유산을 지역의 문화관광의 정체성을 통해 그 문화자산으로 삼은 것이다.

군산시 문화관광지도 / 자료=군산시청

이곳 해안로 주변의 건축 유산 중에 가장 보존이 잘된 곳이 군산세관 건물이다. 1990년대까지 실제로 세관 건물로 활용되었다고 한다. 화강암의 기초 위에 지어진 이 건물은 중앙홀을 중심으로 각 방이 대칭으로 배열되었다. 또한 건물 한쪽으로 긴 복도가 설지되어 있다. 해안로 주변에는 다수의 일제 강점기 시대 건물들이 복원, 보존되고 있다. 이러한 군산지역의 문화자산인 근대건축들을 군산시에서는 복원 및 원형의 보존을 통해 군산 원도심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다.

군산근대건축관(舊 조선은행 군산지점) 전시된 근대건축물의 모형들. /사진=조경환
군산근대건축관 1층 로비에서는 군산시 전체의 지도를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 /사진=조경환

군산근대건축관(舊 조선은행 군산지점, 등록문화재 제 374호)은 조선은행 군산지점으로 1922년 지어졌다. 붉은 벽돌을 쌓아 올려 만든 2층 건물로 지붕과 함석판을 이은 모임지붕으로 처리하였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濁流)에서는 고태수가 다니던 은행으로 소개되었던, 舊 조선은행은 1909년 대한제국의 국책은행으로 설립된 한국은행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을사녹약 이후 조선총독부에 의해 조선은행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광복이후에는 한일은행 군산지점으로 사용되었다.

채만식 소설 ‘탁류’(濁流)의 줄거리를 가지고 스토리텔링 길인 구불 6- 1길을 만들고 이를 통해 1930년대 군산 옛 길을 탐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조경환

옛 조선은행 건물은 복원되기 전에는 유흥업소가 들어선 건물이었다고 한다. 그 때 옛 원형 보존이 잘 되어있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었고, 여러차례의 화재로 인해 흉물스러운 건물이었다. 한편 군산시는 여러 자문을 거쳐 이 건축물을 철거가 아닌 원형을 최대한 살려서 건축물의 복원 정책을 통해 지금의 위치로 옛 모습을 되살려 근대 유산으로 보존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점 때문에 군산의 근대 건축물들이 있는 원향 그대로의 근대 건축물로서 유지, 보수되지 못한 점은 아쉬운 점이다. 지역의 문화관광 유산으로서 이점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군산 18은행은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본사를 두고 있던 은행으로, 숫자18은 은행 설립인가 순서를 의미한다. 군산지점은 7번째 지점으로 1907년에 설립되었다. 군산의 18은행은 주 업무가 무역에 따른 대부업이 주종을 이루었다. 광복후 대한통운 지점 건물로 사용되었으며 2008년 2월 28일 등록문화재 지정 이후 보수·복원을 통하여 군산 근대미술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근대미술관 부근의 '장미(藏米) 공연장'은 1930년대 조선미곡창고주식회사에서 쌀을 보관했던 곳으로, 일제강점기 쌀 수탈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건축물이다. 군산시에서 2012년에 이곳을 다목적 공연장으로 보수하여 활용을 하고 있다. 주변 근대 건축유산을 중심으로 관광객들에게 스탬프 랠리를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군산에 오래 체류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장미 공연장의 가동율이 다소 미흡해서 볼거리가 부족한 느낌이 있다는 것이다. 공간 배치에서 매우 주목성이 높은 위치에 있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활용도의 제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군산 장미(藏米) 공연장, 그 옆 군산투어 스탬프 찍은 곳, 코스별 지정된 스탬프를 찍어 안내소에 가지고 가면 작지만 의미가 있는 선물도 준다. /사진=조경환

군산과 함께 개항지로서 인천도 근대건축물들이 많이 남아있는 곳은 인천이다. 특히 인천 중구 일대는 1883년 개항 당시의 역사적 건물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개항 당시 각국의 조계에서는 각국의 건축 양식에 따라 건축물들을 축조하였기에 이국적 풍모를 지닌 건축물들이 매우 흥미로운 경관을 이룬다.

과거 일본의 우선주식회사를 비롯하여 총 27개의 건물 중, 건축적 중요도를 감안하여 14개동을 철거하고 현재의 13개동을 유기적인 공간으로 구성하여 리모델링하여 구도심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인천아트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은 인천의 지역 문화자본이 이루고 있다.

█ 중구청(등록문화재 제249호, 舊 일본영사관)

1883년 일본 조계지 내 거류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일본영사관은 이사청, 인천부청사로 사용되다 1933년 지상 2층으로 신축되었고, 1964년 현재의 모습인 3층으로 증축되었다.

█ 舊 일본 제 1 은행(시 유형문화재 제 7호)

1883년 일본 제 1은행 부산지점의 인천 출장소로 개설되었다가 1988년 인천지점으로 승격되었다. 현재는 인천개항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전체적인 외관은 주출입구를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구성한 절충주의 양식의 건축물이다.

█ 舊 일본 제 18 은행(시 유형문화재 제50호)

나가사키(長崎)에 본점을 둔 일본 제18은행은 나가사키의 상인들이 상해에 수입되었던 영국 면직물을 수입하여 한국시장에 다시 수출하는 중개무역으로 큰 이익을 거두자 1890년 인천지점을 개설하였다. 현재는 인천개항장근대건축전시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 舊 일본 제 58 은행(시 유형문화재 제 19호)

일본 오사카(大阪)에 본점을 둔 일본 제58은행은 인천전환국에서 주조되는 신화폐와 구화폐의 교환을 목적으로 1892년 인천에 지점을 설치하였다. 프랑스풍 벽돌조 2층 건축물로 오르내림식 창문을 비롯하여 벽체와 기둥은 아직가지 원형으로 유지하고 있으나 현재는 인천광역시 요식업조합이 사용하고 있다.

█ 舊 일본우선주식회사(등록문화재 제 248호)

인천항의 물류수송을 담당하였던 일본우선주식회사는 1883년 인천에 지점을 개설하였다. 일본과 러시아간의 제물포해전이 있었던 1904년 당시에는 일본병참사령부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광복후에는 항만관련 회사의 업무용 건물로 사용되었다. 현재는 인천아트플랫폼의 자료실로 사용되고 있다.

인천광역시 중구 차이나타운 인근을 중심으로 근대 개항지 근대건축물들이 산재되어 있다. 군산과 인천은 이렇듯 근대건축물들을 원형의 유지, 관리를 하면서 적합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사진=조경환

군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 중에 시내에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사찰인 동국사(東國寺)가 있다.

동국사는 1910년 8월29일 한일합방 1년 전인 1909년 일본인 승려 우치다[內田佛觀]에 의해 금강사라는 포교소가 개설되었다. 그리고 1913년 지금의 위치에 사찰을 지었다. 현재의 대웅전 건물은 1932년에 지어졌다. 1955년 승려 남곡이 동국사라고 개칭하였고, 1970년 대한불교 조계종 선운사의 말사가 되었다. 2003년 7월 15일 국가등록문화재 제64호로 지정되었다

군산 동국사(東國寺) /사진=조경환
군산시에서는 ‘여름밤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걷다!’ 라는 주제를 가지고 군산야행을 개최하였다. 1930년대를 재현하여 음악 공연도 하고, 각 코스별 스탬프랠리로 진행했다. 대표적인 군산시 축제가 없는 현재 이러한 스프트웨어 공연 콘텐츠 및 스토리텔링을 통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사진=조경환

‘군산야행’, 군산시에서는 근대문화유산의 지역 자본화에 대한 활성화의 일환으로 군산 근대역사박물관 및 월명동 일원에서 있는, ‘여름밤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걷다!’ 7야(夜)을 테마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또한 ‘군산야행’ 기간 중, 금강야행콘서트, 시립예술단 음악회, 동국사 산사음악회, 신흥동 달빛공연, 근대마당수탈전, 버스킹 및 거리테마 공연, 축구의 거인 오토바이 채금석 인형극, 8월의 크리스마스 연극공연, 마술쇼 등의 문화공연이 개최되었다.

이 ‘여름밤 근대문화유산 거리를 걷다!’ 7야(夜)을 테마 프로그램으로 하고 있다.

#야로(夜路)

밤에 걷는 아름다운 문화유산의 거리 스탬프투어, 문화유산 해설프로그램, 한 여름밤 문화유산 등불거리를 거닐다. 거리마다 이야기가 피어난다.

#야사(夜史)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역사 이야기, 우리는 대한광복회 회원이다, 근대복장체험,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포토타임, 공예체험, 호롱불·문화재 손수건 만들기, 근대문화유산 엽서쓰기

#야화(夜畵)

한 여름밤에 보는 문화유산의 정취, 문화시설 야간개방, 나라사랑무궁화전시회, 독도 특별전시전, 근대 문화유산 사진 전시회, 군산신문기사 전시회, 하반영 화백 특별전시회

#야설(夜說)

밤에 펼쳐지는 문화공연, 금강야행콘서트, 시립예술단 음악회, 동국사 산사음악회, 신흥동 달빛공연, 근대마당수탈전, 버스킹 및 거리테마 공연, 축구의 거인 오토바이 채금석 인형극, 8월의 크리스마스 연극공연, 마술쇼

#야경(夜景)

밤에 비춰보는 아름다운 군산의 문화유산, 수시탑 천년의 빛을 발하다

신흥동 일본식 가옥 내부 특별관람

영화속 군산이야기

#야식(夜食)

밤에 즐기는 맛의 거리, 먹거리체험코너, 플리마켓, 개항장터, 맛의거리 투어

#야숙(夜宿)

군산 역사이야기 속 하룻밤, 고우당, 월명동 게스트하우스

대표적인 군산시 축제가 아직은 눈에 띠지 않지만,  이러한 스프트웨어 공연 콘텐츠 및 스토리텔링을 통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통해 '명소(名所)' 브랜드 마케팅을 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군산 스탬프랠리의 대표적인 공간 및 시설. /사진=조경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인 군산 '초원사진관' /사진=조경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배경인 군산 '초원사진관'은 가장 않은 인파들로 붐비는 곳이다. 과거의 촬영 장소가 이렇게 꾸준하게 외지인들의 관심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경이롭다.

지난 1998년 개봉한 영화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군산의 대표 관광명소이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사진을 찍고 그들의 젊은 시절의 추억을 나누는 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년 여성들을 포함해 여성들이 이곳을 많이 찾고 있다. 이들은 친구들과 삼삼오오 사진관 스튜디오에서 추억의 사진을 찍은 옛 학창시절을 회상하고 있는 듯 하다.

또 다른 기억과 추억을 판다,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사진=조경환

집 마당으로 기차가 지나갔던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은, 총 길이 2.5km로 1944년 4월 4일 신문용지 제조업체인 페이퍼코리아주식회사가 생산품과 원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5~ 10량의 컨테이너와 박스 차량이 연결된 화물열차가 오전 8시 30분~ 9시 30분, 오전 10시 30분~ 12시 사이에 마을을 지나갔다. 마을 중간 차단기가 있는 것과 없는 곳 모드 합쳐 건널목이 열한 개나 되었고, 사람 사는 동네를 지나야했기 때문에 속도가 느렸다고 한다.

기차가 지나갈 때에는 역무원 세 명이 기차 앞에 타서 호루라기를 불고 고함을 쳐 사람들의 통행을 막았으며 그 사이에 주민들은 밖에 널어놓았던 고추 등 세간을 들여놓고 강아지도 집으로 불러들였다. 시속 10km 정도의 느린 열차는 2008년 7월 1일 통행을 완전히 멈추었다.

그러나 기차는 멈추었으나 철길은 그대로 남아서 이를 통해 추억의 공간으로 재탄생되었다. 구도심의 재생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고, 어릴 때 철길의 추억을 가지고 있는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군산시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이 경암동 철길마을은 애니메이션 ‘소중한 날의 꿈’ 무대,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렇듯 군산은 문화 관광 콘텐츠를 첨단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추억'의 창고를 통해 그 지역의 정체성과 대표성을 이어가고 있는것이다.

 

관련기사
SNS 기사보내기
뉴스프리존을 응원해주세요.

이념과 진영에서 벗어나 우리의 문제들에 대해 사실에 입각한 해법을 찾겠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요.

정기후원 하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