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서울대 학생들이 28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사퇴 촉구’ 2차 촛불집회를 열었다고 한다. 정확히 1년 반 전 평창올림픽의 데자뷰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구성을 놓고 남한 젊은 선수들의 출전 기회를 뺏는 불공정 처사라고 청춘들(을 앞세운 언론들)이 난리를 쳤었지.

북한으로부터의 잠재적 위협을 제거하고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만들자는 대의(大義)가 소리(小利) 앞에 무너질 뻔 했다. 그때도 ‘불공정’과 ‘박탈감’이 화두였다.

소리(小利)가 작은 정의이며, 작은 정의 없이 큰 정의를 이룰 수 없다는 공자님들의 아우성이 조중동(종편)을 타고 온 천지를 압도했었지. 대사(大事)를 이루지 않고는 소리(小利) 자체가 없다는 합리적 이성의 소리는 거의 설 자리가 없었다. 그때도 조중동이 앞장서고 이른바 진보 언론, 진보 지식인들이 맞장구치며 쫄래쫄래 따라갔었지.

그러고 보니 학교 간 차별도 신입사원 뽑는 대기업 임원보다 좋은 학교 학생들이 더 심하게 난리를 친다는 소리도 들었다. 인서울 대학생들은 지방대 다니는 학생들 무시하고,스카이 대학생들은 다른 대학 학생들 무시하고, 서울대생들은 연대 고대생들 무시하고...심지어 같은 대학에서도 서울캠퍼스와 지방캠퍼스 커뮤니티가 다르다는 말도 들었다.

지방 캠퍼스 애들이 끼면 서울 캠퍼스 격이 떨어진다는 거다. 이거 진짜 실화냐? 좋은 대학, 좋은 학과일수록 대학 이름, 학과명을 등판에 대문짝만하게 써 붙인 잠바를 교복처럼 입고 다닌다고도 한다.

그래서 나는 서울대 고려대의 집회가 극히 일부 정치권에 연이 닿아있는 학생들이 주도한다기 보다는 젊은이들의 ‘박탈감’을 자극하며 선동하는 언론과 이들 학교 학생들의 선민의식이 작동하는 결과라고 본다.

정의를 갈구하는 집회가 아니라 오히려 (좋은 대학 다닌다는) 선민의식을 공공연하게 과시하는 집회로만 여겨진다는 얘기다. 집회 참석자들이 정의의 사도는커녕 이기주의의 화신으로 보인다. “어딜 실력도 없는 애가 감히 내(우리) 영역을 넘겨 봐?” (조 아무개씨의 진짜 실력은 고려대 합격을 채우고도 넘친다는구만)

이 학생들에게 거악, 구조적 악과 싸워 본 적이 있느냐는 상투적인 비난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지금 자신들에게 “불공정과 싸워 정의를 세우라”고 선동하고 있는 자들, 세력들이야말로 대한민국 모든 불공정의 근원이라는 것을. 부정 부패 분단 매국의 핵심 세력들이라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그것만은 꼭 묻고 싶다.

청문회를 앞둔 지금은 ‘개와 늑대의 시간’이다. 젊은 학생들이 조국 비난의 촛불을 들 때가 아니라 아베 규탄의 횃불을 들 때라는 말이다.
(28일 오후 늦게 은평구 숭실중고 학생들이 아베의 반성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뉴스를 접했다. 형 보다 아우들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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