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사과했지만, 땅에 떨어진 신뢰  

[뉴스프리존=김태훈 기자] 상업광고를 매개로 한 JTBC와 기아자동차 간의 DMZ 내 불륜 로맨스가 언론의 신뢰도를 한없이 추락시키고 있다.

뉴스영상 갈무리

JTBC가 비무장지대(DMZ)에서 다큐멘터리를 찍는 과정에 국방부 허가 없이 협찬사의 기아자동차의 새 자동차 광고를 무단 촬영해 광고를 하기 시작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SBS는 지난 16일 '[단독] JTBC, 협찬금 받고 DMZ서 기아차 광고 무단 촬영'이라는 제목으로 "JTBC가 지난 3월 ‘DMZ의 자연환경을 다큐멘터리로 만들겠다"며 "국방부에 협조 공문을 보내 허가를 받고 다음 달 촬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내용에 의하면 국방부는 "JTBC의 기아차 광고를 찍는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5월 들어 동부 전선 곳곳에서 이상한 장면들이 목격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확인한 결과에 SBS에 따르면, 다큐멘터리를 찍으면서 협찬사의 광고까지 함께 찍은 것. PPL, 즉 간접광고라는 것이 JTBC의 현장설명이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광고 자체를 찍는 것 같다는 전방 부대의 보고가 잇따르자 국방부는 부랴부랴 JTBC의 촬영을 일시 중단시켰다.

국방부는 "광고 제작은 사전에 협의도, 승인도 없었던 일"이라며 "그래서 지난 5월 30일 'DMZ 영상을 기아자동차 광고에 이용하지 않겠다'는 JTBC 측의 서약서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6월 초쯤 JTBC 측은 “우리 땅이지만 들어가려면 유엔군 사령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곳. 바로 DMZ입니다” DMZ 영상이 버젓이 포함된 기아자동차의 DMZ 광고를 국방부에 내밀었다.

기아자동차는 JTBC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약 12억원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JTBC 측이 군 허락 없이 최고의 군사 보안 시설을 배경 삼아 상업용 광고를 만든 것.

국방부는 광고 장면 중 민통선 이북에서 찍은 주행 장면은 보안훈령 위반이며 특히 고성 GP를 비롯한 철책 장면은 군사시설보호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국방부는 JTBC 측에 "후속 다큐멘터리 촬영을 불허하겠다"는 공문 한 장만 보냈을 뿐 광고 제작과 방영 관련 법적 조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휴전 이후 지난 66년 동안 아무나 갈 수 없었던 곳에 새 길을 연다'는 주제로 만든 해당 광고는 극장에서 이미 방영됐고 각 방송사에도 전달돼 광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이와 관련해 "JTBC가 국방부로부터 광고 제작 허가를 받은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 . JTBC 측에도 입장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SBS는 전했다.

이후 JTBC는 "이 프로그램은 기아자동차의 협찬을 받아 제작됐다"고 밝혔으며 "국방부는 DMZ 내에서 촬영된 다큐멘터리 영상이 별도의 상업광고로 쓰이는 것을 허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작진이 국방부와 의견조율을 지속했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JTBC와 기아자동차와의 DMZ 내 상업광고 촬영이 연일 도마에 오르는 가운데, '언론 윤리 강령'은 휴지통에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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