舌禍는 스스로를 베는 자해의 칼이다.

공인의 언행은 항상 대중의 관심 대상이다. 역대 정권에서 잘 나가던 정치인도 말 한 마디 실수로 수십년간 쌓아놓은 명예를 한 순간에 잃는 사례를 우리는 수없이 경험했다. 이른바 ‘설화(舌禍)’는 스스로를 베는 자해의 칼이다.

윤동한 전 한국콜마 회장도 결국 자해의 칼을 피하지 못했다. 스스로 놓은 덫에 빠져 불명예 퇴진이라는 흑역사를 남겼다. 윤동한 전 회장은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 월례조회에서 최근 일본과의 무역전쟁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대일(對日) 정책 등을 도마에 올려 논란을 자초했다.

이날 윤 전 회장이 튼 유튜브 동영상에는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며 국민 정서와 전혀 동떨어진 발언이 담겨져 있어 큰 충격을 줬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파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여성 비하 발언도 포함돼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 동영상은 곧바로 확산됐고, 한국 콜마는 “감정적 대응 대신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일파만파 더욱 확산됐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사퇴

결국 윤동한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한국콜마사옥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일어난 일이기에 모든 책임을 지고 이 시간 이후 회사 경영에서 물러나갔다”며 퇴진 의사를 밝혔다.

윤 회장은 특히 여성의 공분을 산 내용에 대해서 “특히 여성분들에게 진심을다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윤 회장의 뒤늦은 사과는 이미 엎지러진 물잔과 같다.

노자는 ‘신행희언(愼行希言)’이라는 교훈을 남겼다. 이는 “행동은 신중히 하고 말은 적게 한다”라는 가르침이 담겨있다. 도덕경에도 “말이 너무 많으면 자주 곤경에 몰리니, 말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것만 못하다”고 경고했다.

윤동한 회장이 ‘신행희언’을 실천하지 못해 불명예 퇴진한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윤 회장이 평소 이순신 장군을 향한 남다른 존경심과 사랑으로 ‘서울여해재단’을 설립했던 보기드문 기업가였기 때문이다.

윤동한 회장이 존경하던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제대로 읽었다면 이번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여생을 ‘신행희언(愼行希言)’의 정신을 잊지 않고, 이순신 장군의 참 뜻을 새기며 자숙하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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