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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자 단편소설〖상사〗(최종회)

기사승인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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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교장이 자신을 사모하듯 그 모델을 사랑하고 있을 것 같았다. 그가 서아진에게 새로운 모던 패션을 입히며 그녀의 몸을 밀착하여 사랑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획기적인 현대 여성의 매력을 간직한 모델이라며 잘 적응되는 모델이라고 언뜻 흘러들었던 남편의 말이 갑자기 겹쳐온다. 세상에 한 여자에게만 사랑을 느끼는 맞춤형이 아니듯 하다. 어쩌면 남편은 아내인 자신을 껴안고 애무를 하며 서아진을 생각했는지 모른다. 우리는 서로가 마음에서는 다른 연인을 품고서 지내는 사이가 되어버린다.

그러다가 모애는 문득 세상 남자와 여자들이 자신이 사랑을 느끼는 이성에게 그때마다 달려가고, 사랑을 이루려는 부적절함에 빠진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해 보았다. 모애 자신이 사랑을 느꼈던 그들과 행함으로 부적절함에 빠졌다면? 남편 역시 그 모델에게 향하고 자신에게 돌아섰다면? 그러면 이 세상엔 <가정>이라는 제도가 존재하지 않으리라. 그야말로 카오스로 인류의 재앙이 시작되리라. 질서가 파괴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모애는 이런 위험한 장난을 저지르기 쉬운 인간의 약점을 방지하기 위해 조물주는 결혼과 가정을 규정해 놓았다는 윈리를 깨닫는다. 참으로 높고도 깊은 지혜다. 그래서 조물주는 인간과 역시 다르다.

뒤 늦은 시간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모애는 깊은 한숨이 쏟아졌다.

‘나에게 예쁜 자식이라도 있다면 이렇게 방황하진 않을 텐데………’

만약 장미원의 상사처럼 그가 갑자기 다른 곳으로 발령 받아 떠나게 되면 난 어쩌란 말인가! 사랑하는 사람을 또 만들어야 하는가! 그건 쉽지 않다. 남녀가 끌리고 사랑을 느끼는 것은 아무에게나 느끼는 감정이 아니다. 특별하게 끌리고 여러 가지 기질이나 스타일과 분위기에서 서로가 매력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상당히 환상적이기도 하다.

남편의 출장 중에도 집에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 없이 모애는 고독하였다. 상사가 만일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온다면 자신은 그를 맞이할 용기도 없다. 역시 아닌 척 쌀쌀해지는 배우로 돌변한다. 그런데 왜 이 환상 속에서 헤매고 괴로워하고 있는 것일까!

창가에는 가을비가 내리고 있었다. 스산한 가을비는 모애의 마음을 더욱 슬프게 우짖는 듯하다. 그와의 이별의 생각도 어느 덧 온데간데없고 모애는 그 자신만의 사랑의 뮤즈곡을 반주한다. 자신을 충분히 유혹하고 있는 그의 매력적인 모습을 또 떠올려 본다. 자신을 사랑스럽게 여기는 그의 표정! 그의 뜨거운 시선!

‘우리는 정말 서로 사랑하고 있어’

모애는 이 시간에 상사가 마누라를 껴안으며 자신을 생각하고 있다는 몽상에 잠긴다. 그에게 안겨 키스하는 자신의 모습이 클로즈업 된다. 아마 이 밤에 남편은 서아진과 함께 할지도 모른다. 자신 역시 전혀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뭐 이혼하지도 않을 텐데’……

모든 것은 제 자리에 있는데 뭘!……

오히려 평안마저 느끼며 쾌감과 함께 당연시 하였다. 어쩌면 이런 달콤한 사랑의 뮤즈 때문에 자신은 그나마 견디며 살고 있다고, 오히려 그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뭐 큰 죄를 범하는 것도 아닌데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야. 내 놓고 용감하게 자신의 사랑을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정도는 죄도 아니고 어느 누구나 자연스러운 감정일 뿐이야!’

외로움이 밀려온다. 잠시 그를 상상 속에서 또 맞이하였다. 즐거운 뮤즈가 가슴에서 울린다. 역시 매일 밤 계속되는 그 환상 속의 유희! 모애는 그것을 메마른 가슴을 잠시라도 적셔주는 단비라고 여겼다. 그것은 우울증에서 해방하는 탈출구이고 구원이었다.

‘나는 그래도 순진하고 착한여자야!’

밤은 점점 깊어가고 모애는 어느덧 잠이 들었다.<끝>.

한애자 haj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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