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윤 지검장을 검찰총장으로 임명하라는 여론이 봇물 일 듯 일었는데, 청와대가 민심을 받아들인 셈이다.

북유럽 3개국 순방(핀란드·노르웨이·스웨덴)을 마치고 올해 첫 연가를 낸 문 대통령은 이날 관저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 총장 후보자 최종 1인의 임명을 제청하는 보고를 받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문무일 검찰총장의 임기는 다음달 24일까지로, 문 대통령의 후보 지명에 따라 18일 열리는 국무회의에는 임명 제청안이 회부되고 이후 국회에 임명동의안이 송부되는 절차가 이어진다.

문무일 현 검찰총장은 사법연수원 18기이고,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사법연수원 23기로서, 5기수 아래의 윤석열 지검장을 발탁한 것은 파격으로 여겨진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박근혜 정권 초기인 2013년 4월, 여주지청장으로 재직하고 있을 무렵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에 의해 국정원 댓글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차출된 바 있다. 국정원 댓글사건은 부정선거와 관련이 깊었던, 박근혜 정권에겐 아킬레스건이었다.

윤 지검장은 채동욱 총장이 혼외자 논란으로 낙마한 후에도 검찰 수뇌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꿋꿋이 수사를 담당했다. 당시 서슬 퍼렇던 박근혜 정권과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그는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는 동시에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바 있다.

그는 그해 10월, 수사 진행에 이견이 있던 당시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결재 없이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집행한 이유 등으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고 특별수사팀장 자리에서 경질됐다.

그는 그해 국정감사에서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과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수사 외압이 있었다는 폭로와 함께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발언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이후 대구고검·대전고검 검사로 좌천당하며 거듭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했다. 그러던 중 2016년 1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검팀에 합류해 국정농단 관련자들을 잇달아 구속시키는 데 기여, 국민들의 깊은 찬사를 받았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검찰의 핵심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되며 파격 승진했다.

윤석열 지검장은 국정농단 특검에서 맹활약했으며,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그리고 이명박 비리 등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청와대의 신뢰를 얻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윤석열 지검장 임명에 대해 “대한민국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은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수사와 공소유지"라며 "(윤석열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그 점을 확실하게 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뒤, 국정농단과 사법농단, 그리고 이명박 비리 등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청와대의 신뢰를 얻었다. 그 과정에서 이명박, 양승태 등이 전격 구속됐다. 그가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것은 청와대의 적폐청산·검찰개혁 의지를 보여준 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 간절히 바라는 민심을 수용한 거라고도 할 수 있다.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故 노회찬 전 의원을 애도하며 “서민과 약자의 편에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했던 노 위원의 뜻을 가슴에 새기고 국민을 위한 바른 검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으론 윤석열 총장 임명에 따라, 그보다 기수가 높은 검찰 수뇌부 수십명이 대거 옷을 벗을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검찰이 대폭 물갈이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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