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프리존= 김은경 기자]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단체들은 17일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11개 여성·시민단체가 경찰의 버닝썬 수사 결과를 비판하며, 재수사와 책임자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버닝썬 수사 결과에 대해 "지금 이 상황이 '명운'을 걸고 한 결과라면 경찰의 명운은 다한 것"이라며 경찰에 대해 사망선고를 내렸다.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지는 자세와 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하고, 수사의 책임자인 민갑룡 경찰청장,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경찰 152명이 매달려 3개월 넘게 진행한 수사에서 핵심 내용은 하나도 밝혀지지 않았다. '조직의 명운을 걸겠다'는 포부가 무색하게 그 결과는 초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지난 3월14일 민갑룡 경찰청장은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에 참석해, 버닝썬 수사와 관련해 "경찰의 명운이 걸렸다는 자세로 전 경찰 역량을 투입해 범죄 조장 풍토의 뿌리를 뽑아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은 "과거 이경백 사건부터 되짚을 수 있는 경찰과 유흥산업의 일상적 유착, 클럽 아레나와 버닝썬의 '강간' 판매 방식, 정준영 등 강간 촬영물 공유 단톡방까지 사실이 쏟아져 나왔다"며 "모든 것이 밝혀진 마당에 이런 결과를 내보낸다는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민갑룡 경찰청장은 경찰의 명운을 걸었으니 사퇴하고, 원경환 서울지방경찰청장 역시 버닝썬 수사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수희 한국여성단체연합 정책부장은 명백한 인권 침해 사건임에도 경찰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했다"고 언급하며 "대통령과 장관 등이 나서서 철저한 수사를 공언하고 경찰 명운을 걸겠다며 100일 넘게 수사해온 결과에 허탈함을 느낀다"며 "버닝썬에서 벌어진 범죄가 여성의 인권을 얼마나 침해했는지, 얼마나 무거운 범죄인지 공권력의 경고가 있어야 했지만 이번 수사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날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은 "경찰이 보여주고 있는 태도는 한마디로 무능력에 부패"라며 "명운을 걸겠다고 한 경찰은 끝끝내 여성들의 말보다 본인들의 조직과 안위를 지키는 데 급급한 것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핵심 권력자들은 모두 빠져나가고 결국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 2명만 폭행죄로 징역을 살았던 고 장자연 사건이 있었던 10년 전에도 똑같았다"고 개탄하기도 했다.

정미례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 전국연대 대표는 "강력한 공권력 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경찰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경찰청은 명운을 다하지 못한 수사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경찰 수뇌부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은 '용두사미 빈손 수사 경찰 규탄한다',또 버닝썬과 역삼지구대 간 유착 의혹은 ‘정황 없음’으로 마무리했다. '버닝썬 감싸기 경찰청장 사퇴하라', '버닝썬은 절대 이렇게 끝나지 않는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핵심은 경찰유착이다. 버닝썬 수사 다시 하라", "자격없는 경찰조직 특검 실시 수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특검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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