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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세월과 육체의 고통이 뒤엉킨 영화 <좋은 여자>

기사승인 201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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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0희 전주국제영화제 뉴트로 전주부문

<좋은 여자> 스틸사진_김경숙(안민영)  /(제공=전주국제영화제)

[뉴스프리존=권애진 기자] <애니멀 타운(2009)>으로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었던 전규환 감독이 오랜만에 본연의 스타일을 아낌없이 드러낸 신작 <좋은 여자>가 지난 11일 성황리에 막을 내린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뉴트로전주 부문에서 관객들과 눈인사를 마쳤다. 이번에 선보인 <좋은 여자>는 감독의 이전 영화들보다는 한결 누그러진 톤으로 인물의 일상을 따라간다. 가족 간의 상처와 용서받지 못한 자들의 분노와 응어리가 서려 있지만 전작들보다 한결 여유로워진 태도로 인물들의 뒷모습을 집어냈다.

<좋은 여자> 스틸사진_김경숙(안민영), 은지엄마(조은주) /(제공=전주국제영화제)
<좋은 여자> 스틸사진_은지엄마(조은주), 김경숙(안민영) /(제공=전주국제영화제)
<좋은 여자> 스틸사진_유병호(정의욱), 김경숙(안민영) /(제공=전주국제영화제)

마사지 업소에서 일하는 경숙은 병원으로부터 갑상선 암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는다. 업소는 경고를 받은 후 몰래 손님을 받으며 운영 중인데, 새로 들어온 신입에게는 은근히 마음이 쓰인다. 복잡한 일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딸로부터 결혼을 한다는 전화가 걸려온다. 딸은 도박으로 가정을 망친 아빠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오래 전 자신을 버리고 도망친 경숙을 원망하며 살아왔다. 그런 경숙에게 딸은 들러리가 필요하다는 부탁을 하게 되고, 이를 고맙게 여긴 경숙은 딸의 혼수를 사는 데에 자신의 병원비를 써 버린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환한 웃음을 보이고 있는 김경숙 역 안민영 배우는 전규환 감독이 이전 영화들에서 연기력에 비해 작은 역할만을 맡기게 되었음에도 항상 흔쾌히 허락해줘서 감사한 마음이 있었기에 글을 쓰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배우였다. /ⓒ전보성
관객과의 대화에서 열심히 대답중인 은지엄마 역 조은주 배우는 시나리오 작업 때는 사실 물망에 오른 다른 배우도 있었지만, 본인이 먼저 강하게 배역을 원하였고 감독 본인이 갈망이 있는 욕구 충만한 배우를 원했기에 함께 하게 되었다. /ⓒ전보성
유병호 역 정의욱 배우는 대학로에서 많은 뮤지컬에서 다양한 연기를 보여준 다재다능한 배우로 영화 초반의 서사가 여성 중심이고 극 중 많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전사를 철저히 구축하는 데 공을 들였다 전하였다. /ⓒ전보성
삶의 무게에 짓눌리는 애달픔을 가슴저미는 연기로 표현한 두 사람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해 환하게 웃고 있다_김경숙(안민영), 은지엄마(조은주) /ⓒ전보성
<좋은 여자>에서 모녀가 함께 출연하려던 계획은 다음으로 미뤄졌지만 전규환 감독의 배려로 친딸과 함께 레드카펫에 오른_아리 배우와 안민영 배우 /ⓒ권애진

고단한 삶의 풍경과 그 가운데 이를 악물고 감내하는 인물의 의지는 안민영 배우의 열연과 함께 농익은 삶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가족간의 아픔과 슬픔, 분노를 비관적이고 비참한 상황들 속에서 보여주지만 고통의 세월과 육체의 고통을 뒤엉킨 영화의 전개는 그 속에 놓인 인간의 삶이 무엇인지 응시하게 만든다.

관객과의 대화에서 영화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전규환 감독 /ⓒ전보성

영화 <좋은 여자>를 연출한 전규환 감독은 <모차르트 타운(2008)>, <애니멀 타운(2009)>, <댄스 타운(2010)>이라는 이른바 ‘타운’ 3부작을 선보이며 고통받는 현실의 인물들을 응시하는 특유의 스타일로 국제적인 주목을 받아 왔다. 이후 주제를 확장하여 <불륜의 시대(2011)>, <무게(2012)>, <성난 화가(2014)>, <숲속의 부부(2017)>와 같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부부의 농밀한 생활과 그 속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과 공포를 다양하게 표현해내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전규환 감독은 “관습의 호흡, 문법을 벗어내고 배우에게서 자연스레 연기가 나오게 하는 것, 그리고 그런 리얼함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연출의 몫이라 여긴다”며 배우들이 일상에서 말하고 행동하듯 ‘과한 호흡’과 ‘자신의 연기’를 감추는 게 오히려 작품 속에서 배우가 오롯이 보인다는 자신의 소견을 전하기도 하였다.

지난 20년간 전주국제영화제를 기념하는 ‘뉴트로 전주’는 우리와 비전을 공유해왔던 동시대 작가들을 조명하는 특별 기획 프로그램으로 첫째, 전주국제영화제의 역사와 비전, 정체성에 동의하고 이를 작품에 구현해왔던 작가 둘째, 2018년 이후 한 편 이상의 신작을 발표한 작가 셋째,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를 방문하여 그들의 과거와 미래 전망을 관객과 교감할 수 있는 작가 이상 세 가지에 준거하여 20명의 작가들의 신작을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했다. ‘뉴(new)’와 ‘레트로(retro)’를 합성한 ‘뉴트로(Newtro)’는 영예로운 과거를 회고하고 추억하는 후일담이 되기보다 작가의 미래, 전주의 미래, 영화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를 바라는 기대를 함축한 작명(作名)이다.

권애진 기자 marianne70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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