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은 1980년 서울의봄 이후 옥고를 치른 뒤 mbc기자를 거쳐 민자당 후신인 신한국당에 입당, 5선의원이 된 현재까지 자유한국당 소속이다.

5선이 되며 그는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그런 그는 1988년 5공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 고문을 이기지 못해 거짓을 사실인양 진술했다는 것을 생중계로 증언했다. 그가 김대중내란음모사건 재판에서 “고문에 못 이겨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 증언을 말함이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1980년 서울의봄 이후 강제징집되었다 복학한 뒤 복학생 대표로 서울대 프락치 사건에 연루되어 옥고를 치렀으며 이후 독일유학을 마치고 정치평론 경제펑론가로 활동했다.

2002년 대선 가도에서 정치에 입문, 개혁당 열린우리당 국민참여당 통합진보당의 창당주역을 역임했고, 노무현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냈다. 친노 핵심인사로서 유튜브 구독자 70만 명이 넘는다.

지금 이 두 사람은 1980년 당시의 행적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일요신문이 1980년 당시 작성된 ‘유시민진술서’를 입수 보도하면서 곤경에 처한 유 이사장이 진술내용에 대한 변명을 하면서 심재철 의원이 그 변명을 반박, 뜬금없는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 상황은 유 이사장이 조금 불리해 보인다. 이는 그의 그간 행적이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이었다가 김 전 대통령 사후 매번 선거 때마다 김 전 대통령 지지표심의 향방 때문에 태도를 돌변한 데서 보듯 필요에 따라 처신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 되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유 이사장은 그의 저서인 ‘97대선 게임의 법칙’에서 김대중 당선 0%를 예언하며 ‘전라도 혐오증’을 노골적으로 설파했다. 그는 당시 김대중필패론과 제3후보론(제3후보는 조순 서울시장)에서 ‘김대중은 '전라도 혐오증' 때문에 질 수밖에 없다’고 확신적으로 말했다.

그러나 그의 예언(?)을 배신한 민심은 김대중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러자 그 후 유시민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자기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모르는 비정상적 인간… 고려장을 지내야 하는 고리타분한 구세대…” 등으로 저주가 섞인 것 같은 말을 했다.

특히 “김대중 대통령은 정상적인 판단력을 이미 잃어버린 사람” “내가 대통령이면 하야 한다. 무슨 부귀영화를 더 누리고 무슨 애국을 더 하겠다고 지금 청와대에 있나?” “김 대통령이 분수를 알아야 된다. 법적으로 대통령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등 유시민의 막말은 유튜브에 널렸다.

이런 유시민이 필요하면 김대중을 이용한다. 그를 더 잘 알 수 있는 것은 그의 김대중 추모시 “나의 첫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님을 떠나보내며”다. 위에 언급된 단 몇 가지 악담으로도 그가 김 전 대통령을 자신의 첫 대통령이었다고 한 말은 믿기지 않지만, 그는 추모시의 제목을 그리 달았다.

“나는 가만히 그분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눈두덩이 뜨뜻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낍니다. 김, 대, 중, 나의 첫 대통령…” 여기에 이르면 입가에 실소가 걸린다. “자기가 비정상이라는 것을 모르는 비정상적 인간… 고려장을 지내야 하는 고리타분한 구세대…”라고 악담을 했던 이가 쓴 문장인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유시민이 진술서 보도에 대한 첫 해명에서 “심재철이 붙잡힌 뒤 7월 경 작성된 것”으로 말했다가 지금은 “거짓으로 창작된 것”으로 말하는 점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유시민은 처음 변명에서 자신이 먼저 학생운동권 이름을 댄 적이 없다. 수사관들이 심재철의 진술서를 근거로 추궁하여 ‘할 수 없이’ 썼다는 골자로 말했다.

그런데 언론에 진술서 작성일이 심재철이 잡히기 한참 전인 6월 12일 이었음이 공개되자 그 진술서는 거짓을 내용으로 한 창작물이었다고 말한다. 이는 어떻든 자신은 그 당시도 정당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시도다. 저주하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선거를 앞두고 ‘나의 첫 대통령 김대중’ 운운한 것처럼…

이에 심재철은 물 만난 고기마냥 신났다. 모든 구금자들이 악다구니들의 고문에 못 이겨 자백들을 했음에도 자신만이 지금까지 배신자로 몰려 있다는 ‘억울함’을 갖고 있는 심재철로서는 정말로 좋은 숙주가 나타난 것이다. 그래서 지금 이 사태를 한껏 키운다.

앞서 언급했지만, 심재철은 지난 1988년 5공청문회에서 그 스스로 거짓을 진실로 자백을 했음을 말했다. 이 후 그는 80년 서울의봄 운동권 핵심인사로는 드물게 민자당의 후신인 신한국당에 입당, 국회의원이 되고, 지금까지 국회의원으로 자유한국당에서 정치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

현재 그의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은 지금 자유한국당의 장외투쟁을 영웅적으로 묘사하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스스로 자유한국당에 있음이 자랑스러우며 황교안의 자유한국당이 하고 있는 지금의 ‘투쟁’이 ‘잘 하고 있는 투쟁’이라는 것을 홍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그가 유시민의 진술서 문제에서 공방을 주고받으며 쓰고 있는 글이나 문체를 보면 열렬한 민주인사인 것 같다. 현재의 자유한국당 행적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는 결국 자신의 지나간 행적들에 대한 변명으로 상대를 이용하는 것이다.

유시민도 마찬가지다. 유시민은 심재철을 심재철은 유시민을 숙주로 자신들의 행위가 당시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점을 강조함이며 이는 곧 또 팬덤을 통한 일반화의 시도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친일을 해야만 했어. 그때 공무원 친일 안 한 사람 없어…” 이런 일반화의 시도가 지금 심재철과 유시민 모두에게서 보여지고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댓글로만 보면 유시민의 자기변명과 심재철의 자기변명은 팬덤의 자족으론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 네이버나 다음의 관련기사 댓글들을 보면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유시민 팬덤은 “심재철은 자유한국당에 있으므로 무조건 유시민이 옳다”로 심재철 비판일색… 심재철 옹호 유시민 비판파들은 “배신자가 가면을 쓰고 지금껏 민주화 투사인양 행동했느냐”는 유시민 규탄 일색…

이로 보면 두 사람의 ‘진실공방’ 승패의 결과는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말 없는 다수의 평가에 이들의 승패가 달려 있다. 그래도 조금 불리해 보이는 쪽은 유시민 이사장이다. 그래서 심재철은 이 싸움을 더 키우고 싶어 한다. 그러나 내게는 둘 다 죽는 게임으로 보인다. 배신자 결론은 두 사람 모두로 나와 있음에 그렇다. 심재철은 지금 유시민과 함께 죽는 동귀어진(同歸於盡) 무공을 시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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