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콜빈,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재미없을 수밖에 없다. 우리를 위대함의 길로 인도하는 활동이 쉽고 재미있다면 누가 그 길을 마다하겠는가." 영어학습도 마찬가지다.

▲ 이인권 뉴스프리존 논설위원장

영어를 배우는 것은 긴 과정 이니만큼 서두르지 말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영어를 잘 하려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영어 배우기는 컴퓨터를 금방 겼다 껐다 해서 작동되는 컴퓨터와 같은 것이 아니다.

무엇을 가지고 영어를 닦으려 하던 일단 행동으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작하다'를 영어로 표현하자면 'begin'이나 'start'가 아니라 'activate'이다. 이것은 학습자가 영어의 형식을 본격적으로 연습하는 것에 착수하는 최초 단계를 말한다.

비유하자면 자동차를 몰기 위해서는 우선 시동부터 걸어야 한다. 그렇게 한 후에 엑셀레이터를 밟아야 속도가 올라가 일정 단계에 이르면 정속을 유지하게 되어 있다. 바로 자동차의 시동을 거는 것과 영어 배우는 것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activate인 것이다. 영어 배우기 과업을 행동으로 옮기게 되면 어휘에 관심을 갖든, 문법에 초점을 맞추든, 영어 팝송을 부르든, 영어 포털 사이트에서 자료를 찾든, 영어 라디오 방송을 듣든 간에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미루지 말고 움직여라! 영어를 닦겠다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서도 움직이지 않으면 그것은 아무소용이 없다. 목표를 향해 지금은 뭘 해야 할까? 글로벌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을 해야 한다. 조금 힘들더라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를 배우다 보면 싫증이 날 때가 분명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그 시기를 어떻게 넘기느냐이다. 영어가 늘지 않는다고 초조해 하고 갈팡질팡해서는 안 된다. 그 시기를 오히려 자기 자신을 단련시키는 찬스로 활용하자. 초조해 하지 말고 느긋한 마음으로 다시 영어에 매달려 보자. 그렇게 하게 되면 대기만성의 기회가 오게 되어 있다.

제프 콜빈(Geoff Colvin)은 말하고 있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은 재미없을 수밖에 없다. 우리를 위대함의 길로 인도하는 활동이 쉽고 재미있다면 누가 그 길을 마다하겠는가. 그 길은 가장 뛰어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구분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 힘들고 지루하다는 사실은 확실히 우리에게 희소식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연습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콜빈은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deliberate practice)으로 1만 시간을 채워야 최고 수준에 도달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상당히 힘들고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하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그만큼 차별화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꿈은 늘 고통을 수반하면서 이루어지게 되어 있다. 그의 말대로 영어를 대상으로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재미도 없고 귀찮고 힘들 때가 분명이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피겨 스케이트 여왕이었던 김연아는 한 동작을 익히기 위해 만 번을 연습한다고 한다. 그 만 번을 하자면 얼마나 지겹고 힘들고 따분하겠는가? 김연아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화려한 결실을 얻기 위해 만 번의 지칠 줄 모르는 반복된 훈련을 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영어의 수재로 널리 알려졌던 심현주씨는 영어 배우기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한 적이 있다.

"시중의 책들이 말하는 방법이 대개 비슷한 것처럼 나도 별다른 건 없다. 단지 끝까지 인내 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영어공부도 다이어트와 같다. 참을성 있게 해내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이다."

그는 집안 사정으로 학원을 다니는 일은 꿈도 못 꿨기에 EBS 교육방송의 다양한 영어프로그램을 매일 하루 종일 반복하여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단어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루에 한번 씩 훑어보며 미국 시트콤을 셀 수 없을 만큼 듣고 또 들었다. 여기에 영자신문은 그의 오랜 친구였다. 그가 부단한 인내를 갖고 획득한 영어 능력은 마침내 그가 어린 시절부터 꿔왔던 미국 유학의 꿈을 현실로 이루어냈다.

영어의 결실은 그만한 인내를 필요로 한다. 영어는 100m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42.195km의 마라톤 경주와 같다. 체력과 속도를 안배하여 마라톤 경주를 완주하듯 인내와 지구력을 갖고 영어의 골인점을 향해 달려야 한다. 비단 영어뿐만 아니라 무엇인가를 이루어낸다는 것은 보통 사람에게는 없는 열정과 열심과 열의를 가져야 한다. 결국 열정이라는 것은 자신과의 인내력 싸움이기도 하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에서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자연적으로 터득되는 모국어가 아닌 다른 문화의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형설지공'(螢雪之功)이란 말이 있다.

'반딧불 빛과 눈(雪) 빛에 의지하여 배운다'는 의미다. 중국의 동진(東晋) 시대에 차윤(車胤)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부지런하고 지식이 많은 사람이었으나 집이 가난하여 밤에 책을 읽으려 해도 등잔을 밝힐 기름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여름에는 엷은 명주로 주머니를 만들어, 그 안에 반딧불을 수십 마리 잡아넣어 등불대신 책을 비쳐 독서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배워두었더니 나중에 상서랑(尙書郞)이라는 벼슬을 했다.

그 시대 또 한사람인 손강(孫康)은 밤이면 책을 읽을 수 없어서 겨울이면 창가에 쌓인 눈의 흰 빛에 비쳐 독서를 했다. 그래서 후에 어사대부(御使大夫)란 지위에 올랐다고 한다. 1500년 이전 시대에도 이렇게까지 배워 경쟁력을 쌓았건만 21세기 첨단의 글로벌 시대에 힘이 좀 들더라도 인내심을 발휘하여 영어로 형설지공에 도전하는 것은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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