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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권 대표 잉글리시 'Why?'] 체험형 영어학습이 창의력을 기른다

기사승인 2019.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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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인권 뉴스프리존 논설위원장

영어를 학습할 때는 크게 읽는 것 외에 손으로 직접 단어나 문장을 여러 번 반복해서 쓰면서 외우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아니면 컴퓨터 워드프로세서로 최소한 다섯 번 이상씩을 쳐가면서 자기 두뇌에 단단히 입력시켜두는 습관을 들인다.

간단한 문장을 컴퓨터로 타이핑하면서 외우면 뇌의 운동신경을 자극하여 훨씬 쉽게 암기된다. 율동을 하거나 손으로 쓰거나 밑줄을 쳐가는 것과 같이 육체를 움직이면서 학습을 하면 효과가 배가(倍加) 된다.

중학교 자퇴 후 독학으로 영어에 매진하여 대학에 들어가 한국 청소년 대표로 UN국제회의에 참가하고, 대한민국 인재상도 수상하고, 미 정부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정되기도 한 심현주씨가 있었다. 그는 종이사전 예찬론자로 영어를 터득한 비법에 대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던 적이 있다.

“하얀 종이 위에 덧칠해지는 형광펜의 힘은 엄청나다. 전자사전은 급할 때 유용하지만 장기적으로 영어실력을 키우기엔 약점이 많다. 단어를 마치 일회용처럼 한번 쓰고 버리는 느낌이랄까... 구식 같아도 밑줄 그으면 더 잘 각인된다.”

이것을 좀 구체적으로 얘기해 보도록 하자. 인간의 뇌는 좌뇌와 우뇌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부분을 연결해 주는 것이 뇌량이다. 뇌량은 2억 개 정도의 회선을 가진 일종의 통신망으로 구성되어 우뇌와 좌뇌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중 좌뇌는 언어적 기능을 담당하여 기억과 정보와 학습을 관장한다. 이런 좌뇌는 신체의 오른쪽 활동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영어를 배울 때 오른손으로 써가며 외우게 되면 좌뇌를 자극시켜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

이에 비해 두 손으로 타이핑하면서 영어를 외우게 되면 결국 논리력과 이해력이 강한 좌뇌와 창의력과 직감력이 특성인 우뇌를 동시에 활성화시켜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인간의 좌뇌는 언어의 리듬, 강약, 억양과 같은 운율(prosody)을 주로 처리하고, 우뇌는 내용, 의미, 느낌과 같은 감성(emotions)을 담당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 능력은 좌뇌와 우뇌를 모두 가동하는 것이 한쪽 뇌만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효과를 더 크게 낸다.

그래서일까. 뇌를 젊게 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왼손으로 차를 마시는 것을 권하고 있다. 자주 쓰지 않는 왼손을 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하면 뇌가 균형 있게 활성화 된다는 것이다. 뇌세포를 활성화시키니 젊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 사람처럼 주로 오른손만 사용하는 경우에 왼손을 자주 쓰는 노력을 기우리면 뇌의 자극이 더해지게 된다. 손가락의 미묘한 촉각을 활용하면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대뇌피질을 자극하여 두뇌회전이 빨라지게 되는 것이다. 

두 손으로 타이핑을 하게 되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의 감각이 좌뇌와 우뇌를 활성화시켜 영어 암기효과를 증대시키게 되어 있다. 따라서 두 손가락의 섬세한 감각을 최대로 활용하는 것이 아주 좋다. 실제로 학습에서 ‘체험’이 가장 큰 효과를 낸다. 손으로 만져보고 느껴본다는 것은 기억이나 저장의 강도를 세게 하여 오래 지속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래서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체험형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히 음악을 듣고 미술을 감상만 하기보다는 음악을 만들어내는 악기를 다뤄보게 한다든가, 공연에 직접 참여하여 연습을 한 후 무대에서 시연을 하게 한다든가, 전시작품을 직접 만들어 보도록 하게 하는 방식이다. 개인적으로 필리핀에 출장을 가서 국립미술관에 들른 적이 있다. 거기에서 상설 작품을 감상하는데 어떤 작품에는 ‘인터렉티브’(interactive)라는 표시가 되어 있었다. 무슨 뜻인가 했더니 관람객이 그렇게 표시된 작품들에 한해서는 직접 만져보아도 되는 체험전시회였다.

대부분 전시회에서는 작품의 안전을 위해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기는커녕 손을 대거나 만지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 고가의 미술작품을 전시하려면 제일 먼저 협의하는 것이 작품의 안전성에 대한 내용이다. 그런데 그 국립미술관에서는 관람객이 작품과 교감하면서 체험하도록 한 것이다. 미술작품을 눈으로만 보다가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했으니 그 국립미술관의 상설전시회, 특히 인터렉티브 작품에 대한 감상은 두고두고 관람객들의 뇌리에 기억이 됐을 것이다.

똑같은 이치로 영어를 배울 때 단어나 문장을 되풀이 하여 손으로 쓰거나 워드로 타이핑하는 것을 습관으로 하면 이것이 바로 체험형 영어학습이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체험학습’(hands-on learning)은 상대적으로 수동적인 역할을 하는 주입학습(rote learning)과는 달리 동기부여와 창의적 도전정신을 고취하게 된다.

미국의 교육이론가 데이비드 콜비는 체험학습은 체험이 지각, 인지, 행동을 통괄하는 전체적인 실행교육 과정이라고 말했다. 진정한 학습은 경험을 통해 실용적인 지식으로 될 수 있다. 이것은 영어에 있어서도 암기식 교육으로는 실질적인 언어교육의 효과를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좌뇌만 활용한 영어 학습은 기계적이고 도식적일 수 있다. 하지만 우뇌를 같이 사용하게 되면 영어를 입체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지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하는 영어학습은 대부분 좌뇌만 활용하는 데에 편중되어 왔다. 우리나라 교육 내용의 70% 이상이 좌뇌 기능 특성의 발달과 주로 관련이 되어 있다고들 말한다. 그렇기에 영어교육에서도 주입식이나 암기식 위주가 되어있어 창의적, 통합적 언어 역량의 발달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그 순간부터 이미 영어 외우기는 머리로만 하는 게 아니라 촉각을 통해 두뇌에 확실하게 입력시켜 나가는 과정을 밟는 것이다. 단순히 머리로만 영어를 암기하려 하면 일단 외우고 나서 쉽게 잊어버리게 된다. 그러나 손으로 글을 쓰거나 타이핑을 하면서 외우면 확실하게 기억될 수 있다. 우리 몸의 다양한 기능을 활용하여 영어 단어나 문장을 외우면 외울수록 기억의 정도가 한층 강화되는 것이다.

이인권 논설위원장 . 영어 컨설턴트 leeingw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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