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애자 단편소설〖상사〗5회

왜? 그럴까? 나는!……

덜 욕심 부리고 그저 평범하게 사는 다른 여인들과 난 왜 다른가! 징크스처럼 근무하는 학교라는 직장에서 상사와의 특별한 관계, 총을 받는 연인과 같은 분위기에 늘 젖어 있었다. 직장의 최고인 교장의 총애를 받아야만 학교생활이 행복하게 여겨졌다. 그 근본의 싹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누군가를 사랑해야만 살 수 있는 자신의 기질!

정말 특이하고 까다로운 기질이다. 그러나 모애는 자신의 그러한 기질을 사랑하였다. 외로운 <학>처럼 언제나 고매한 한 떨기의 복숭아꽃처럼 그렇게 여겨졌다. 그것이 자신이었고 모애는 그런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였다. 그러다보니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인기 맨이 되지 못하였다. 사람들은 언제나 잘나고 특이하고 돋보이는 사람을 좋아할 리가 없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고 여자들이 예민하게 자신을 얄미워하는 적들이었다. 모애 스스로‘자신이 잘난 여자’라고 그들과는 좀 다른 존재라고 여긴 것은 과대망상증만은 아니었다. 실제로 총명하고 박식하고 미모의 매력적인 여인이었다. 모든 여 부장들은 그녀의 완벽함에 질투의 화신이 되어 미워하기도 하였다.

‘저 얄미운 년, 우리들보다 돋보여서 교장을 꼬드기려고!’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분노의 시선이 늘 그들 중에 들끓고 있었다. 학교 업무에 바쁘다보니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늘 핑계를 대지만 모애는 독서의 여인으로 많은 교양서를 섭렵하여 아는 것도 많았다. 모애는 직관력이 뛰어나서 사람들의 마음의 계명을 정확하게 인지하며 무슨 감정의 멜로디를 발산하게 될 것인가에 대해서 미리 듣고 파악하고 있었다.

눈동자, 행동거지, 말투, 시선……

그것들만으로 모애는 사람들을 읽고 감각화하였다.

상사가 모애를 놀라운 표정으로, 사랑스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최고의 경영인이라는 자부심과 함께 어쨌든 학교에서는 최고의 권위자이기에 신경이 쓰였다. 풍채가 있고 큰 키였다. 얼굴분위기는 친근함과 다정다감하였다. 그는 조선시대의 학자와 같은 잔잔한 지적인 분위기로 고매한 선비의 풍모를 지녔다. 일을 진행하고 진두지휘하는 자로서 그에게 느낀 것은 자제력이 강하고 두뇌가 명석하였다. 모애는 그에게 다가가는 자신의 마음을 차갑게 냉각시키려고 시선을 떨구고 외면하였다. 군계일학처럼 자신에게 주목하는 그 시선이었다. 그러자 그도 보통교사에게 대하듯 하는 시선으로 바뀌고 있었다. 모애는 은밀한 로맨스적 사랑에 지쳐 있었다. 다시는 서로가 바라보고 그리워하는 그런 <로맨스> 사랑을 하지 않으리라. 이루지 못하는 애증의 고뇌! 그 모두 자신에게도 원인이 있다고 여겼다. <육체의 접촉>이 모두 배제된 순 정신적인 사랑을! 이제는 그 고통의 쓸데없는 허무한 게임에 빠지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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