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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형의 기업에세이] 재벌유죄론 (2)

기사승인 201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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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그룹이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데 무관심해서 그 개선에 소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세상이 자본주의를 경멸하게 만들고, 나아가 민주주의까지 의심케 만든 것은 유죄다.

재벌은 독점적 자본가 또는 일가나 친척으로 구성된 대자본가의 집단이라는 뜻이다.  재벌은 막강한 재력을 소유한 큰 부자인데 혈족이 중심이 되어 있고 엄청난 규모의 재력이 그들에게 편중돼 있는 특징이 있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는 그런 거부에 대한 인식이 일반적으로 좋지 않다.  아마도 치부를 하되 부정한 수단과 방법으로 하기 보통이고, 그런 거부를 소유하면서도 정당하게 나누려 하지 않고 가난한 이들을 위해 값지게 쓰는 데 인색하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다 정권마다 정치자금이나 부정비리 스캔들에 연루돼 온 국민이 개탄하고 그렇게 생긴 불신이 계속 쌓여 왔으니 재벌을 곱게 볼 리가 없는 것이다.

막강한 재력을 소유하고 있는 재벌기업들이 열심히 벌어 세금을 잘 내면 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 한 것이고, 그것 가지고 고루 잘 살도록 국가를 경영하는 것은 위정자와 정부의 몫이라는 것은 옳은 원리이긴 하다. 
그러나 지금 시대가 기업한테 기대하고 요구하는 패러다임은 그런 차원의 역할만으로는 부족하다.  날로 심화되고 있는 빈부격차는 기업의 좀더 적극적이고도 실제적인 분배에의 참여를 요구하며 ‘창조적 자선가 역할’을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인즉슨 그런 시대적 요구나 사회적 필요에 대한 재벌기업들의 반응이나 행보가 매우 즉흥적이고 여전히 무계획하며 굼뜨다는 것이다.

정권이 작심하고 뭔가 단죄의 철퇴를 내려치려는 위기에 직면해서야 재벌은 거금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해 쾌척 하겠다 면죄부를 구걸한다. 
자본주의의 제일가는 미덕이자 기업의 제일가는 사회적 책임은 ‘고용창출’에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가들 대부분이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운용하는데 그 대표적인 생산자가 기업이다.

박종형 칼럼니스트

기업이 책임지고 있는 으뜸가는 윤리가 바로 고용의 창출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의심하고 경멸함은 기업의 그것을 대수롭잖게 여겨 자유민주주의의 의의마저 부정적으로 깎아내리려 하는 것이다. 그게 재벌기업들이 성장과 발전을 계속함으로써 많은 일자리를 부단히 창출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면, 대기업들은 아주 중요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미덕의 경시나 상실은 경멸 받고 지탄 받아 마땅하다.

막강한 힘을 소유하고 행사할 수 있는 재벌기업은 부국강병을 위한 국가경제의 역군이 되고, 자본주의를 지키는 보루가 되어야 하며,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의 발전과 유지에 기여할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 어느 책임 한 가지라도 소홀히 하거나 이행하지 못하면 그런 재벌기업은 성문법상에 명시된 죄보다 더 무서운 죄를 이미 지은 것이다. 재벌그룹이 부단히 경영을 개선하고 혁신하여 국제우위경쟁력을 소유하지 못하고 우리나라를 아시아에서 조차도 ‘역전당한 조롱거리 토끼 신세’로 만든 것은 유죄다.

우리나라 경제력이나 기업력이 상당히 대기업들에 의해 이뤄지고 소유하며 행사되고 있기 때문에 국가경쟁력의 질과 수준은 대기업들 경쟁력의 그것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더구나 현대처럼 관주도경제가 아닌 기업중심 경제운영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국가경쟁력이 하위권이라는 평가는 곧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그렇다는 의미다.  걸핏하면 이른바 유명 대기업들은 우리나라의 경제부흥에 자신이 일등공신이라 은연중에 자처하는데, 그게 틀린 말이 아니긴 하지만 그것이 키운 자만과 안일이 그간에 고갈시킨 경쟁에너지는 지금 심각한 수위로 내려앉았다.

대기업들, 특히 재벌기업들이 과거 반세기에 걸쳐 전근대적인 혈족경영을 고수하면서, 시대변화에 맞춰 이렇다 할 경영혁신 한 번을 하지 않은 채, 정경유착으로 차입경영을 일삼고 부정하게 치부나 하느라, 독선적이고 방만한 경영을 하는 동안, 과거에 뒤쳐졌든 거북이들은 다 따라잡아 앞서 가고 우리만 쳐지게 되었다. 우리네 재벌기업들은 마치 화수분 오지랖이라도 두른 양 돈 인심이 분수 넘치게 푼푼한 정부한테 ‘캥거루 새끼’처럼 양육된 탓인가 당최 ‘빠른 변화의 날개를 단 치열한 경쟁’을 무서워할 줄을 모른다.
그런 자만과 태만이 기업경쟁력의 적임은 여러 가지 양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의 국제경쟁력에 관한 한 보고서에 드러난 기록을 보면, 세계 1위 수출품목수에 있어 한국이 80년대 12개에서 2003년 9개로 감소한데 비해 자본주의경제에 익숙하지 못한 중국은 전무에서 116개로 폭발적으로 증가, 우리보다 무려 10배나 더 보유하고 있다.
수출총액에서는 92년도에 우리와 비슷했던 중국이 12년이 지난 2004년도에는 6천억 달러로 우리의 2배 규모로 증가했다.  물론 그런 비교는 일본과도 마찬가지로 모든 면에서 우리가 한참 열세다.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공통되게 결여된 것은 책임정신이다. 경영진이나 간부나 사원의 책임의식이 별로 강하지 못하다. 특히 노사 간에 예사로 벌어지는 한심한 장기 투쟁적 대립을 보면 과연 그들에게 책임정신이란 게 있는지 의심케 한다. 그러니 웬만히 심각한 부실경영이 드러나지 않고서는 죄의식을 느끼지 못한다.

경영혁신에 게을리 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지 못해 성장을 둔화 시키고 성과를 떨어뜨려 결국에 경영의 부실화를 초래했다면 경영혁신에 소홀한 것부터가 죄를 지은 것이다.
부정하게 치부하고 탐욕스럽게 소유하면서 정당하게 나누지도 않고 가난한 이들에게 자선을 베푸는데 인색함으로써 반(反)부자 정서나 반(反)기업 정서를 일으키고 만연되게 방치한 것은 아주 큰 죄다.

역사적으로 비극적인 혁명은 부자에 대한 실망과 증오가 그 불씨였든 경우가 많다. 지금 지구상에는 과거처럼 그런 유의 투쟁대상이 될 정권이나 이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에 빈부의 문제는 세계 공통적인 국가적 중대과제로 심각한 대립과 충돌을 담고 있는 시한폭탄 같다. 
어찌 보면 만성화된 굶주림이나 깊게 뿌리박힌 빈곤은 그 어느 이념적 대립이나 사회적 저항보다도 훨씬 무섭고 불행한 도발의 칼을 품고 있는지 모른다.

만일 빈곤한 이들이 참다못해 이판사판으로 들고 일어나 돌을 던지고 불을 지른다면 과연 그 대상은 누구일 것인가. 그 대상이 기업, 특히 재벌기업들이리라는 것은 너무나 분명하다. 거기에 돈이 있고 한이 맺혔으며 질시와 성토의 화살이 무수히 꽂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회사 돈을 훔치고, 세금을 작살냈으며, 뇌물로 돌아가며 정치인과 관리를 부패시킨 죄인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과연 그런 불상사가 일어날 것인가 반문할 지도 모른다.

그런 반문의 여지가 없는 것은 제 일터에 불을 지르고 한 식구한테 돌을 던지며 기업주를 원수처럼 욕하고 저주하는 일이 이미 오래 전에 벌어졌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사회의 평화적 공존을 위해서는 진정한 빈부간의 화해와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과거 반세기 동안에 재벌기업들이 얼마나 가난한 이들을 혹사했고 방치했으며, 얼마나 박탈감과 불공평함에 치를 떨며 원망하고 증오하게 만들었든가 속죄하는 심정으로 화해방법 모색에 나서야 한다. 뭔가 감동시킬 화해의 제물을 내 놓아야 한다.

반부자정서나 반 기업정서의 진원지가 재벌기업임이 사실일진데 그러한 비생산적 정서의 확산과 고착화를 서둘러 막고 해소시킬 책임은 전적으로 재벌기업들한테 있다.
달리 유죄라는 게 아니므로 속죄를 서둘러야 한다. 빈부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과 분열은 곧 국가적 재앙의 도화선이기 때문이다.

박종형 칼럼니스프 johnypark@empas.com

<저작권자 © 뉴스프리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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